“그나저나 좀 출출하지 않아?”
“두목! 밥 좀 먹고 와도 될까요?”
“아아… 여자들한테 들키지 않게 조심해.”

보통 산적들은 대부분이 남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여자는 산적질 도중에 생포하게 되는 여자를 쓰게 된다.
하지만 이 녀석들은 조금 특이한 것이 가정을 이루고 살던 농민들이 모여서 산적이 된 경우라 조강지처가 다 따로 있다.
그런 이유로 보통 같으면 쉘이나 엘리스나 가릴 것 없이 닥치는 대로 강간 쳐버리고 끝낼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빙빙 돌아가며 이런 결론까지 도달한 것이다.
물론 그런데에는 두목의 독특한 취향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동료 맞추기 게임은 이제 다섯명째가 쑤시고 있다.
‘뿌직…. 뿌직…’
완전히 떡이 되어 쑤시는 소리까지 달라진 그녀는 이제 슬슬 갈때가 됐는지 이를 악물고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다리로 사내를 미친듯이 졸라댄다.

“자… 그럼 친구의 감상은 어떨까?”
“푸하!”
“어이 아가씨. 아가씨 대신 친구가 당하고 있어. 감상은?”
“이 개자식! 쉘을 풀어줘!”
“그럼 네가 대신 당할텐가?”
“그래! 대신 해주지! 이거 당장 풀어! 쉘! 쉐에엘!”
“닥쳐! 으윽! 닥치란 말야! 으흑… 그게… 얼마나 큰지 알아? 그 딜도가… 단숨에 지궁벽까지 찌른다고! 넌 무사해도… 젠장! 잠깐 좀 멈춰요!”
“우우웃! 싼다!”
“아윽!”

‘울컥… 울컥… 울컥…’
총 15번째 사정.
이미 버릴대로 버린 몸이라 진작부터 떡이 되어 있던 쉘이 안대를 지긋이 누르며 울음을 삼킨다.

“부탁이니까 좀 가만히 있어.”
“라는데? 참 좋은 친구를 뒀군. 그럼 정답을 확인해볼까?”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쉘의 안대를 푸는 두목.
다시 앞을 볼 수 있게 되자 그녀는 제일 먼저 이 남자가 누구인지 확인한다.

‘제발… 로렌이 아니길…’
“아… 이 친구 이름이 로렌이었나?”
“………”

입술이 찢어지도록 깨물고 고개를 돌리는 쉘.
적어도 로렌 만큼은 다른 방법으로 구해주고 싶었다.

“친구의 남편을 구해주게 됐군. 축하해.”
“다음… 다음을 계속하도록 하죠.”

모든걸 포기한 목소리.
두목의 입가가 위험스럽게 말려 올라간다.

“그래… 다음을 하도록 하지. 하지만 우리도 슬슬 자야 하거든? 슬슬 빨리 하는게 좋겠어. 한번에 두 명씩은 어때?”
“그런게 가능 할 리…”
“왜 있잖아? 여자는 구멍이 두 개씩 있으니까.”
“노… 농담 하지 말아요! 그런 짓 가능할리가… 없… 히익!”
“가능해. 이만큼 적셔놨는데 대충 발라도 잘 들어갈거야.”

위험스런 웃음을 지으며 산적들이 그녀의 다리를 한짝씩 잡아 벌렸다.

“시… 싫어!”
“차라리 나를 범해요! 그러면 되잖아요! 쉘! 쉐엘!”
“자… 그럼 들어간다!”
“흑!”

‘푸슈우우우우우우!’
그녀의 항문에 물건을 맞추고 허리를 밀려는 순간 뭔가가 분수처럼 튀어 올랐다.
그것은… 뭔가가 뜨뜻하고… 붉은색의 액체.
그것이 튀어 올랐다고 느끼는 순간 사내의 무릎이 맥없이 풀썩 꺽였다.

“여자 목소리가 들리길래 와봤더니 이 동네 산적은 무장해제하고 사람을 잡는 모양이군.”
“누… 누구냐!”
“알아서 뭐할건데?”

‘서걱! 퍼걱! 서걱!’
한치의 감정도 없이 닥치는 대로 썰어버리는 백색의 칼날.
아무리 용병으로 굴러먹었다 해도 사람을 죽일 때면 필살의 각오라도 보이기 마련인데 이 인간은 요만큼의 감정의 찌꺼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사과를 깍거나 수박을 쪼개듯이 덤덤하게 벌거벗은 사내들을 썩둑썩둑 썰어낸다.
물론 당한 당사자들은 맥없이 붉은 피를 뿌리며 연달아 사망.
누군가가 달아나려 했지만 그 순간 루이의 왼팔이 올라가며 녀석의 등 뒤를 조준했다.

-Lock on.-
“Fire!”

‘투캉!’
뭐가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강철의 비명과 함께 달아나던 산적이 잠시 공중에 붕 떴다가 추락했다.
산산이 으깨진 두개골과 허연 뇌수를 여기 저기 뿌리며…

“으힉!”
“이건 시끄러워서 웬만하면 쓰고 싶지 않았는데 말야.”

서서히 본래의 색으로 돌아오는 그의 눈동자.
아직 살아남은 산적의 입이 어눌하게 벌어지며 진실을 토해낸다.

“사이오닉…”

‘쯔컥!’

“후… 정말 장난이 아니군.”

일곱이나 되는 산적을 단숨에 썰어버린 루이가 쉘이 널브러져 있는 탁자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이거라도 좀 걸치는게 어때?”
“지금 제 꼴이 우습다고 생각하시죠?”

열 다섯명이나 밟고 지나간 그녀의 몸은 정말 눈뜨고 못 봐줄 정도다.
남녀를 떠나서 그렇게 떡이 된 모습을 본다면 누구나 불쌍하다고 생각할 정도.
본인도 어지간히 씻고 싶을테지만 전혀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아니… 움직이지 못한다는게 정확할 것이다.

“일단 나가지. 그만큼 당해줘가며 이 녀석들을 살려놨는데 탈출시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잖아? 일어설 수 있겠어?”
“네… 어떻게든… 아흑!”

일어서려다 그만 털썩 주저앉아버린 쉘.
아무래도 다리가 완전히 풀려버린 모양이다.

“정말 꼴사납네요. 저…”
“전혀 꼴사납지 않아. 넌 이 친구들을 분명히 구한거야. 보통 산적은 이런 전투인원 따위 살려두지 않아.”

‘펄럭!’
어깨에 메고 있던 두꺼운 망토를 풀어 그녀의 어깨를 덮어준 루이가 제일 덩치가 좋아 보이는 사내 앞에 섰다.
‘스슷!’

“솔직히 말해 여기까지 들어오는게 한계였습니다. 하지만 그녀 만큼은 나가게 해주고 싶군요. 할 수 있겠습니까?”
“아아… 물론. 신세를 졌네 친구!”

마비된 손을 애써 움직이며 감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내.
묶여 있을 때는 몰랐지만 막상 풀고나니 사내의 덩치는 진짜 보통이 아니다.

“내 이름은 발자크. 녀석들의 독에 당해 잠시 잡혀있었지만 이제 풀려났으니 자네가 걱정할 이유는 없네. 무기를 빌릴 수 있겠나?”
“이 정도면 될까요?”

마법 공간을 열어젖히자 오면서 쓰러뜨린 산적에게서 빼앗은 무기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아주 좋아! 보아하니 그대는 마법사인 듯 하군. 메인 화력을 맡겨도 되겠나?”
“좋죠. 에어리얼! 포격모드!”
-Yes My Master!-

‘철컥! 철컥! 키이이이이이이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