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를 다니는데 전공은 적지 않았더군. 전공은?”

헤리오스 프라이드.
그라센 길드의 제 2인자인 그는 마치 루이 프리드리히라는 인간의 내면 깊은곳까지 해부하겠다는 듯이 안광을 빛내며 루이의 눈빛을 헤아리고 있다.

“인챈트먼트입니다.”
“그럼 마법 부여나 마법 아이템 제작이 특기인데 왜 우리 길드에 들어왔나?”
“아직 마법부여 보다는 공격 마법이 더 낫다고 판단되어 학파를 적지 않고 이렇게 그라센 길드에 지원했습니다.”
“그래?”

서류에 뭔가를 적는 헤리오스.
다시 안경을 고쳐 쓴 그는 한번 더 루이가 들으면 곤란할 질문을 던졌다.

“3서클이라고 적혀있는데 파이어 볼은 가능한가?”
“아직…”
“그래? 그럼 2서클이나 다를게 별로 없군.”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리며 서류에 몇가지를 더 기입하는 헤리오스.
그리고는 사람 민망하게 루이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저어…”
“뭔가 하고 있는 운동은 있나?”
“네?”
“운동 말일세. 운동.”
“권법을 조금…”
“그렇군. 죤! 한번 붙어봐라.”
“아니 보스! 이런 애랑 싸우라고?”
“적당히 상대만 해주라고.”
“나참… 이런 애는 그냥 한방감이야.”
“그러니까 한방에 얼마나 멀리 나가떨어지나 볼 테니까 한번 해봐.”
“나참…”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검을 들고 마주선 사내.
전체적으로 말라보이지만 루이는 알 수 있다.
이 사내가 가진 전투력을…
‘슈우우웃!’
아직 안전권이라고 생각하며 거리를 좁히던 루이의 눈동자가 극도로 커지며 거의 무조건적으로 허리를 젖혀 피하는 동시에 재빨리 뒤 덤블링을 시도하며 거리를 벌리려 했다.
하지만 루이가 뒤로 덤블링 해서 피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접근한 상대는 루이가 멈추기가 무섭게 바로 코 앞에서 검을 멈췄다.

“됐지?”
“아아… 나름대로 운동신경은 괜찮군. 네 몸값은 1개월당 7골드다.”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인피니티의 학생이었던 그는 학기의 종료와 함께 파산하고 말았다.
뭐, 그건 그가 돈 관리를 잘못해서가 아니라 인피니티의 수업료가 워낙 비쌌기 때문.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1년 정도 수업을 받으면 2년 정도는 일을 해서 다음해에 등록을 하곤 한다.
그래서 루이는 지금 이곳에 서 있다.

“7골드요?”

결국 허리띠 졸라 모아도 2년을 모아야 다시 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말.
사실 루이의 나이에 이만한 돈을 받는것도 힘든 일이다.

“하겠나?”
“네.”
“그럼 좋아. 유키!”
“네, 마스터!”
“앞으로 네가 담당이다.”

그걸로 루이의 부서가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