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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05 370회 0건
-----------------------------128부-------------------------------
만다왕은 뭔가 큰 확인을 했다는 듯이 내일 보자는 말과 함께 자리를 물렸다.
난 굳이 더 있을 이유가 없지만 일국의 왕이 그렇게 정중히 말하는데 거절하진 못했다.
또 하릴 없이 혜선과 혜미와 시간을 보내야 하나하고 있을 때 낮에 봤던 여자가 떠 올랐다.
숙소로 여인들을 보내고 다시금 아침의 그 장소를 찾았다.
역시나 그곳은 그녀의 구역이 확실한지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어이. 제법인데. 그런데서 숨어서 나올줄도 알고.”
사실 그녀의 은잠술은 그리 나쁜편은 아니다.
내가 너무 뛰어난... 그러니까... 아무튼 괜찮은 실력이다.
“여긴 왜 왔죠?”
“너무 까칠하게 하지 말라고. 나도 알고보면 좋은 사람이야.”
“당연하겠죠. 제갈천 백작님.”
“오호. 내 신분까지 알고 있단 말야?”
“만다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두 알고 있다고 보시면 되요.”
한껏 뽐을 내듯이 턱을 치켜들고 혼자 신나게 웃고 있었다.
이거 어디 만화에서나 봤을 법한 그런 동작이 눈앞에서 펼쳐지니 황당했다.
“그건 그렇고 그럼 그쪽 이름도 알려줘야지.”
“뭐 이쁜 구석은 없지만 알려드리죠. 캐서린이라고 해요.”
“흠 캐서린이라 이름은 이쁘군. 그래 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거지?”
“아무리 백작님이라고 하지만 초면에 하대라니 너무 하시는거 아닌가요?”
저놈의 까칠한 성격.
요즘엔 먹고사는게 편해지면 다들 저렇게 까칠하게 변하는건가?
백작에다가 천하제일의 미남 앞에서 주눅들기는 커녕 오히려 대든단 말인가?
난 잠시 내가 나이가 들어 얼굴이 변했나 해서 거울을 봤다.
‘흠 아직 변한게 없는데. 왜 저년은 날 보면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지?’
그녀가 답을 기다리던 말던 혼자 고민에 빠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마교의 환락소
내가 그것을 극성으로 익힘과 동시에 혜선의 부탁으로 드러나지 않게 해버린 탓이었다.
‘환락소를 3성만 내비쳐도 저런 여자들쯤이야 단숨에 먹고도 남지...ㅋㅋ’
이유를 알았지만 굳이 그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아. 그건 됐고 그럼 레이디 무슨 일을 하시는지요?”
내가 말을 하고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언제부터 내가 여인들에게 이렇게 정중하게 대했다고...
“이곳은 제가 관리해요. 여기 자유 상인들은 모두 제 관할이라구요.”
“여기를 관리하면 꽤나 돈이 나오나요?”
“당연하죠. 오만제국은 물론 왕국들도 모두 상인들이 즐비하죠. 그렇다고 모든 상인들이 상단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또 상단에 들기를 원하지 않는 상인들도 있죠. 그런 상인들은 상단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같이 힘이 있는 곳에 의탁을 하죠. 이제 대답이 됐나요?”
캐서린의 말에 따른다면 이것 역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다.
난 내가 모든 상단을 흡수하는 것만을 생각했는데 상단에 흡수되어 있지 않는 상인들은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
상단만 흡수한다고 내가 모든 상권을 쥐었다고는 말 못한다는 소리다.
“그럼 캐서린양 같은 세력이 각국에도 꽤나 있겠네요?”
“당연하죠. 하지만 그들도 나름 귀족들과 결탁을 하고 있죠. 제가 백작님에게 하대를 당할 이유가 없는 것이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구요.”
그렇다면 저 여자도 어느 가문의 여식이라는 소린데 성을 말해주지 않으니 알 길이 없었다.
그래도 아침에 레드문에게 들은 단편적인 정보보다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론 상단을 접수하는 것과 함께 저런 뜨내기 상인들의 흡수도 고려해야 했다.
내가 보는 시장의 모습이 일반적인 것이라면 저들 중 50%는 상단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고 그들이 움직이는 돈은 못해도 전체 거래금의 40%는 차지할 것이다.
게다가 아주 제대로 상권을 장악한다면 중간 마진까지 내가 챙긴다고 했을 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재물을 모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내가 재물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을 수록 좋은게 돈이 아닌가?
할 일이 없어서 시작한 것이 장사인데 최고가 되야한다는 것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캐서린양은 무척 아름다우시면서 똑똑하시군요. 그럼 앞으로도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호호호. 별말씀을. 그럼 백작님도 일 보고 돌아가세요.”
마지막 인사는 그래도 까칠함이 없어졌다.
캐서린은 다시 어둠 속으로 은잠했고 난 아무렇지 않게 시장을 다시 둘러봤다.
역시 장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놀이터요 전쟁터였다.
그들의 그런 흥정과 싸움을 보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잘 시간이 다가왔다.

다음날 아침 만다왕을 만나러 다시 왕궁으로 갔다.
도대체 무슨 꿍꿍인지는 몰라도 다시 보고 돌아가라고 했으니 꼼짝없는 노릇이다.
“폐하 제갈천입니다.”
“들어오시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만다왕은 왕후와 함께 어떤 여인과 차를 마시고 있었다.
“여기 앉으시오.”
만다왕이 지정한 자리에 앉으면서 왕후에게 인사를 하고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야 이거. 얘가 왜 여기 있는거야.’
“백작 인사하시오. 내 여식이오.”
“캐서린 만다입니다. 백작님 안녕하세요?”
“너... 아니 캐서린 공주님을 뵙습니다.”
여기서는 내가 예를 차릴 수 밖에 없다.
황당했지만 무슨 꿍꿍인지 알 수 없으니 그저 만다왕만 쳐다봤다.
“백작 다시 한번 묻겠소.”
“말씀하십시오. 폐하.”
“그대는 그대의 것 중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하오?”
“어제도 말씀 드렸다 시피 제 여인입니다.”
“됐소. 부인 이렇다는데 내가 한 말을 믿지 못하겠소?”
왕후는 내가 한 대답에 흡족한 것인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사실 내 정도 직위에 재산이라면 여자가 중요하진 않다.
널린게 여자고 1골드만 해도 목숨 걸려서 달려들 여자들은 지천에 널렸다.
그런 내가 돈도 직위도 명예도 아닌 여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니...
그런데 이쯤이면 이런 대사가 나와야 하겠지?
“짐은 그대에게 내 딸을 맡길 생각이오. 부디 거절하지 마시오.”
역시나 이놈의 레퍼토리는 변함이 없구만.
“폐하 황공하옵니다. 하지만 제가 아직 뜻을 이루지 못해서 일가를 이루기는 힘듭니다.”
이렇게 어려운 문장으로 거절을 하려니 속이 비틀렸다.
원래 내 방식대로 ‘미쳤냐. 내가 저런걸 데려가게?’란 소리가 안나온게 신기했다.
“허허. 아니오. 지금 결혼하기가 힘들다면 식이야 나중에 올리면 되는 것. 그러니 그대가 내 여식을 거두어 주기 바라오.”
순간 만다왕의 눈빛은 거절하면 이때까지의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돌리겠단 의지가 다분했다.
국가간의 동맹을 하는데 왜 백작인 내게 지 딸을 준다고 한단 말인가?
차라리 멜론에게 바친다면 몰라도.
하긴 멜론이 한 짓이 있으니 황태자나 그런놈에게 지 딸을 다시 주기도 아깝겠지.
뭐도 제대로 지키지 못할 것은 당연하고 말야.
난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대의 입으로 다짐을 받고 싶소.”
“말씀하십시오.”
“우리 만다가 곤란에 처해지면 꼭 그대가 우리를 도와주길 바라오.”
“이왕 장인어른으로 모셔야 하는데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만다왕은 내 손을 꼭 잡으며 신뢰의 눈빛을 보냈다.
까짓 지키는거야 어려울 일이 없지.
내가 바쁘면 질리언만 보내도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인데.
“그럼 전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그러게. 허허 내가 너무 훌륭한 사위를 얻은 것 같군 그래.”
‘대신 저에 대한 모든 것은 함구해 주셔야 합니다.’
난 전음으로 만다왕에게 다시 주의를 줬고 만다왕은 흠칫 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혹시 모르니 제 수하를 폐하의 근처에 붙여 두겠습니다. 곤란한 일이 생기면 그냥 레드1(원)이라고 하시면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자리를 물리고 나면 불러보시기 바랍니다.’
난 전음을 마치고 그곳에서 나왔다.
마차가 준비되고 혜선과 혜미가 마차에 올랐다.
저기서 뛰어오는 것을 보니 캐서린이 틀림없었지만 별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나도 마차에 올랐다.
“이 마차는 마부가 필요 없나 봐요?”
캐서린은 헉헉대면서 마차에 올랐다.
어쩔까 하다가 일단 혜미에게 마차를 몰라고 하고 출발 시켰다.
질리언에게 좀 속도를 높이라고 하고 혜선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
캐서린은 자신보다 훨씬 아름다운 두 여인에 기가 죽었음에도 자신의 신분이 공주인 것을 상기하고는 내게 말을 걸었다.
“백작님. 아무리 그래도 제 앞에서 어떻게 그런...”
내가 감은 눈을 뜨면서 전에 없던 삭막한 표정으로 캐서린을 보자 그녀는 흠칫 떨었다.
아무리 공주고 한 조직의 수장이었다고 해도 내 눈빛을 담담히 받기엔 아직 어렸다.
“너 지금 뭔가 착각을 하고 있다면 빨리 깨기 바란다.”
“그게 무슨...”
“니 애비가 날 이용하려고 널 내게 맡겼지만 그렇다고 내가 널 이뻐해 줄 이유는 없어.”
순간 띵해졌는지 말도 못하고 입만 뻥긋 거렸다.
“왜? 만다왕이 니 애비가 아닌가 보지?”
“어떻게... 그런 말을...”
떠듬거리며 말을 하려고 하지만 분위기를 잡았을 때 몰아쳐야 한다.
“잘 들어 이 여자야. 니 애비는 제국과 전쟁을 하고 싶겠지만 내가 있는 이상 절대로 이길 수 없어. 그러니 차라리 제국이 만다를 공격할 때 그 방패막이로 날 쓰려고 널 내게 맡긴거야. 그러니 넌 그저 만다왕이 내게 주는 예물에 불과하다는 소리야. 별로 이쁘지도 않은 것이 까칠하게 굴려고 그래.”
말을 마치고 다시 눈을 감았다.
뭔가 분해서 씩씩대는 것 같았지만 이어지는 혜선의 말에 숨도 쉬지 못했다.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마차는 드래곤이 주인님에게 만들어 바친 것이고 이 마차를 몰고 있는 말은 레드드래곤이에요.”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할까?
다른 존재도 아니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드래곤이 선물을 바치고 직접 말로 변신하여 마차를 끈다는데...
중간에 잠시 쉬는 사이 마부가 캐서린으로 바뀌었고 그 뒤로 제국으로 들어갈 때까지 캐서린은 마차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고삐만 잡았을 뿐 감히 채찍질도 못했고 마차에서 들려오는 야릇한 신음소리에도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자신이 왜 이런 길에 동행해야 했는지 왜 마냥 따라나섰는지 눈물만 흐를 뿐이었다.

마차가 제국의 국경을 넘을 때 혜미가 다시 마부석에 올랐다.
그래도 일국의 공주인데 제국에 들어가서도 캐서린을 계속 마부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 바꾸었는데 다만 질리언의 등가죽에서 피만 좀 튀었을 뿐 별 다른 문제는 없었다.
나와 혜선이 관계하는 동안 자신이 동참할 수 없다는 짜증 때문인지 말없이 채찍질만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난 혜미의 심정을 이해하고 궁으로 도착할 때까지 딱 세 번만 했다.
그걸 쳐다보는 캐서린이야 고역이었겠지만 내가 나름 참는 모습을 보여주자 혜미의 채찍질은 그 강도가 조금 약해졌다.
난 여자들을 바로 상단으로 가라고 지시하고 혼자 황성으로 들어갔다.
자칫 멜론황제가 뭔 짓을 할지 몰라 불안했기 때문이다.
“폐하 신 제갈천 폐하의 명을 이행하고 왔습니다.”
날 쳐다보는 멜론의 눈빛은 아쉬워하는 듯 했다.
만약 임무를 실패했다면 갖은 이유를 붙여서 날 처리하려 했을 것이고 내 소유의 모든 재산과 여자들을 차지했을 것인데 이렇게 멀쩡하게 그것도 성공에다 보너스로 여자까지 달고 왔으니 배가 아플 것이다.
하지만 황제란 자리가 그렇게 가볍지는 않은지 이내 표정을 지우고 명을 내렸다.
“수고했소. 짐은 제갈천 백작에게 약속한바 후작의 직위를 내리고 영지를 내릴 것이오.”
주위의 신료들은 다들 한마디씩 했지만 결국엔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아니라 자신들이 갔다면 당장 죽었거나 살아온다고 해도 황제의 장난에 버티기 힘들었을 것인데 그저 내게 내려지는 하사품을 아까워 할 뿐이었다.
난 후작의 직위와 함께 만다왕국 근처의 영지를 하사 받고 곧바로 영지로 이동하라는 명을 받았다.
‘섞을 넘의 새끼. 작위를 주자마자 변방으로 내?기나 하고. 호의를 제대로 보였으면 도왔을 텐데 니 복을 니가 찬거다.’
난 속으로만 욕을 하고 다시 웃으며 인사를 하고 나왔다.
어짜피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졌는데 더 머물 이유도 없었다.
난 서둘러 상단으로 돌아왔고 작위를 받은 사실과 영지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현재 교모하게 세력의 다툼이 없는 곳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젠 영지가 생겼으니 상단 본부는 당연히 영지로 옮겨야 했다.
게다가 그간 지어놓은 시설을 매각하거나 일부는 없애기까지 해야 해서 할 일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인은 내게 배시시 웃으며 내 목에 팔을 걸쳐왔다.
얘가 원래는 안 그랬는데 갈수록 대범해지고 화끈해지고 있었다.
“주인님. 그 문제 제가 해결해 드리면 상 주실 거예요?”
난 엉덩이를 조금 뒤로 빼며 어떻게 할건지 말해보라고 했다.
하지만 아인은 내 볼을 만지던 손을 가슴에서 허리고 내리더니 엉덩이를 잡고 확 끌어 안았다.
“일단 상을 주신다고 말씀을 하셔야 제가 대답을 하죠.”
한쪽 눈을 찡긋거리기까지 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갑자기 내 자지가 불뚝 발기되어 버렸다.
“헤헤. 얘는 정직한데 주인님은 아직이세요?”
“알았으니까 말해봐 어떻게 하려고?”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저쪽에도 건물이 필요하니 이쪽에 있는 모든 건물을 그쪽으로 옮긴다는 것이었다.
말이 쉽지 비록 내가 9써클을 익혔다고는 하지만 건물을 옮기려면 전력을 다해야 겨우 하나 옮길까 말까이다.
하지만 아인이 생각한 방법은 아공간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크게 옮겨야 할 건물은 총 10개이고 따라서 필요한 아공간도 10개였다.
그 정도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와 아인, 질리언인데 세명이서 죽을힘을 다해서 3번은 넘게 움직여야 하는데 내가 과연 그 짓을 할 수 있을까?
아인은 죽을상을 하는 내게 윙크를 한방 날리더니 뭔가 연락을 하는 듯 했다.
“변신 후 집합.”
순식간에 각양각색의 머리색을 가진 놈들이 허공으로 모여들었다.
“주인님 저 잘했죠?”



추천도 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없는 글이지만 계속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
열심히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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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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