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와 로봇기술의 발전은 다수의 인간 일자리를 빼앗았다. 그나마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일자리는 매춘이랄까? 국회는 젊은이들을 위한 은행빚 상환대책 겸 세금 징수 목적으로 매춘의 합법화 길을 열었다. 옥션에서는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의 처녀 개통권이 비싼 가격으로 거래된다. 부잣집에서는 아들 대학 입학 기념으로 이런 처녀 개통권을 사주기도 한다.

너무 앞서나가면 반동도 세지기 마련이다. 섹스가 패스트푸드처럼 손쉽게 구입해서 버릴 수 있는 상품이 되자, 이에 반대하는 사회흐름도 생겨났다. 부잣집에서는 딸들을 여자아이들만을 위한 학교에 보내고, 순결교육을 시키고, 결혼할 때까지 성관계를 못하도록 감시했다. 특정 종교집단의 여자학교들은 이런 부잣집에게 인기브랜드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섹스마켓에서도 이런 순결교육을 시키는 여자고등학교, 여자대학교 브랜드의 처녀개통권이 나오면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을 보게된다. 리리안 학원은 이 분야에서 최고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매춘이 합법화되었다고 해서 막장 사회가 된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까지는 무상교육이고, 이제 사회 구성원 다수가 사교육을 포기하였기에 양육비가 대폭 줄어들어 아이를 기르는데 어려움이 없어졌다. 군대는 모병제로 바뀌었고, 월급도 괜찮아졌다. 국가에서 매춘을 통한 세금으로 그 월급 상당부분을 앗아간다는 것이 문제지만, 마음만 먹으면 군대월급을 저축해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러려면 군대 5년을 채워야 하지만....

이 시대는, 중세시대 귀족처럼 사회 꼭대기에서는 재벌이 시스템을 움직이고 있고, 그 밑은 복만씨 같은 임대사업자가 채우고 있다. 부동산은 변함이 없다. 거주지는 더욱 신분판별이 수단이 되어, 주소만 보면 대략 그 사람의 계급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대도시의 주변부는 경찰들이 상주하기를 거부하는 슬럼화가 되어 그곳 출신이라면 천민취급을 받는 곳도 있다.

복만씨는 이 시대의 양반계급이다. 신촌에 모 대학캠퍼스를 고급 주택지로 개발하는 사업에서 자수성가하여 큰 돈을 벌었다. 복만씨는 한 집에서 두 명의 아내를 두고 살고 있다. 두 명의 아내도 복만씨보다 한참 어린 아내들이다.

이제 결혼은 의미가 없는 세상이다. 비정규직 남자가 결혼한다고 해서 수당이 생기겠는가, 일일이 처자식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겠는가. 동거도 하고 애도 낳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 세상이다. 화려한 결혼식따위는 연예인이나 부잣집에서나 하는 것이 되었다. 나아가 결혼식은 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 사람도 생겼다.

그래서 국회는 결혼율과 출산율 상승을 위해 중혼을 합법화했다. 상당수 여자들도 가난한 남편을 두고 사느니 부잣집 첩으로 들어가길 원했고 여론조사에서 오히려 법안을 지지했다. 중혼 합법화는 한 여자가 두 남자와 더불어 사는 중혼도 포함하는 것인데, 이런 라이프스타일도 꽤 흔해졌다. 모 드라마에서는 바이 스타일인 남자와 게이인 남자, 그리고 평범 여자의 결혼이야기가 인기였다.
중혼 합법화 과정보다 더 시끄러웠던 것은 근친 재정의이다. 과학근본주의자들은 DNA 분석을 바탕으로 서로 DNA가 유사하지 않으면 근친이 아니므로 결혼 내지 동거 내지 섹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아무리 서류상으로는 남남이라고 해도 DNA가 유사하면 결혼 내지 동거내지 섹스를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야설 분류코드로 이야기하자면, 처제와의 섹스, 장모와의 섹스는 근친야설이 아니다라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중혼합법화와 근친 재정의를 결합하면 자매 모두와 결혼하거나 모녀 모두와 결혼하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데, 이에 대한 반대세력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사실 이런 근친 재정의나 중혼 합법화를 강력하게 밀어붙이 곳은 바로 사회 최상층 재벌집단이다. 이런저런 기업결합과 상속승계 과정에서 결혼은 좋은 비즈니스 도구였고, 이 도구를 최고 효율로 쓰기 위해서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이 결혼이어서는 아니되었다.

고려시대 이자연이 첫째딸은 예종에게, 그리고 둘째, 셋째딸은 예종의 아들, 인종에게 시집보내서 자신의 권력강화를 꾀한 것처럼 시대와 역사는 한 바퀴 돌면서 익숙했던 장면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 강조하여, 이 시대에서 결혼은 사치다. 한 자매가 있어 언니와 동거를 하다가 동생과 눈이 맞아 동생과 동거를 하더라도, 그 어떤 무뢰배가 동거를 하면서 동거녀와 그 동거녀 딸들 모두와 몸을 섞으면서 지낸다고 하여도 국가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런 시시콜콜한 법안은 이른바 정규직 인생들이나 관심 갖는 세상이 된 것이다.

정규직.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대호는 아직도 대학 도서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취업 휴학생이다. 대호는 복만씨 소유의 고시원에서 잠을 자고 있다. 복만씨의 고시원 1층은 식당이다. 그리고 지하는 러브샵이다. 밥과 섹스를 한 빌딩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대호는 등록금 대출빚에 눌린 가난한 대학생이기에 러브샵을 이용한 적이 없지만, 같은 고시원에 묵는 회사원들은 대개 구멍동서들이다. 어떻게 보면, 부자들은 일부다처제를, 빈자들은 일처다부제를 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복만의 막내아들 상민은 대호의 동기이다. 취미가 여자후배 따먹기인 녀석이다. 예쁜 여자후배만 보면 술을 먹여서든지 간에 발정제를 먹여서든지 간에 기어코 따먹는다. 대부분은 여자후배들 스스로가 보지를 받친 경우가 많지만... 그는 자신의 취미활동을 위해 졸업도 미루고 있다.

대호에게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여자친구다. 대호는 중학교때부터 여자친구와 섹스를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도 그 여자친구와 섹스를 했고, 대학교도 같은 학교에 입학해서 계속 섹스를 했다. 항문성교를 제외하고는 웬만한 것은 다 받아들여준 여자친구였다. 정액도 잘 먹었고, 데이트할 때 노팬티로 나온 적도 많았다. 돈이 없는 커플이기에 모텔보다는 은밀한 곳에서 잠깐 해결볼 때가 많았는데 그런 상황에 대해 불평불만이 없는 착한 여친이었다.

그런 여친을 복만의 막내아들 상민이 따먹고 버렸다. 어느날 흔하지않게 대호는 상민과 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는데, 상민은 대호 커플이 중학생때부터 시작된 첫사랑 커플임에 흥미를 보였다. 그리고 술자리가 흔히 그렇듯 대호는 술기운에 아날 섹스빼고는 못해본 섹스가 없다는 식으로 자랑좀 해 보았는데...그날 이후 상민은 작업을 시작했고, 어느날 일베에서 모자이크된 남자 둘과 노모 상태인 여자 한 명이 섹스를 하는 동영상이 떴다.

훗날 대호는 이렇게 말했다. ‘만일 내 여자친구가 진작에 항문을 나에게 줬다면 그처럼 화나지는 않았을거야. ’

상민은 대호도 맛보지 못한 대호 여자친구의 항문 개통식을 하더니, 그걸 카메라에 담고, 또 항문에 담갔던 자지를 대호 여자친구 입에다 대고 빨게했다.

모자이크 되었지만 대호는 남자 둘 중 하나가 상민임을 알아 볼 수 있었다. 왜냐하면 상민이 캠퍼스에서 어쩌다 마주친 대호에게 동영상의 남자와 똑같은 일베 사인을 취했기 때문이다. 동영상에서 대호 여자친구는 자지 하나는 항문에다, 또 다른 자지는 보지에다 담고 샌드위치 상태에서도 열심히 섹기운을 발산했다.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섹스할 때만은 참 예뻐보이는 얼굴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 유출 동영상은 꽤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대호는 드디어 여자친구도 없는 루저가 되어버리고 말야. 캠퍼스 내에서는 유출 동영상에 모자이크된 남자 둘 중 하나는 대호라는 소문도 돌았기에 여학생들 사이에서 대호의 평판은 첫사랑 커플의 지고지순남에서 양아치로 급적직하 떨어지고 말았다.

그에 반해 상민은 승승장구했다. 바람둥이로 그렇게 유명하지만 예쁜 여자후배를 따 먹는데는 별 지장이 없었고 따먹힌 여자후배들이 오히려 휴학을 하거나 잠적하곤 했다. 그리고 어느 가을날에는 한 살 연상인 캠퍼스 퀸인 여자선배와 약혼식을 올렸다. 약혼녀가 생기자 이상하게도 상민의 인기는 더 치솟았고 상민에게 따먹히고 휴학하는 여자후배들은 더 많아졌다.

대호는 그 날의 풍경을 잊지 못한다. 대호는 호텔에서 청소 알바를 하던 날이다. 상민은 식사를 마치고 걸어나오던 복만네 가족들과 마주쳤다. 복만의 딸로 밖에 보이지 않는 두 명의 젊고 단아한 와이프. 미니멀한 정장 차림의 두명의 참한 며느리와 캠퍼스의 꽃 중 꽃인 한 명의 예비 며느리. 그리고 복만의 생김새와 달리 어여쁜 외모의 딸들. 돈에 의한 DNA 업그레이드를 느껴진다고 할 까?

대호는 그 중, 복만의 전처 딸 중 한 명인 지민과는 잘 아는 사이다. 대호는 방송국 PD가 희망사항이고 그래서 방송국 관련 알바나 스터디를 닥치는 대로 했다. 첫 만남일 때는 지민은 아나운서 지망생이었고, 두 번째 만남일 때는 신입 아나운서였고 세 번째 만날 때는 지민은 방송국의 차세대 에이스로 낙점받아 막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집도 없고 절도 없고 부모도 없는 대호에게, 그리고 여자친구와도 헤어진 대호에게 상민이 가장 부러운 점은 지민과 같은 예쁜 누나가 있다는 점이다. 지민과 상민은 동복 남매라서 다른 형제자매들 중에서도 유달리 친했고, 지민은 캠퍼스에도 자주 나타나 상민을 챙겼기에 지민은 학교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아주 유명인사였다.

대호가 없는 돈에도 딱 한 번 지하 러브샵에 가보고 싶었던 때에도 지민과 아주 닮은 업소 에이스가 일하고 있었을 때였다. 알바하다 비품 도둑으로 몰려, 저축한 돈을 몽땅 털렸기에 기회를 놓쳤고 그리고 업소 에이스녀는 반짝 목돈을 벌고 떠나버렸기에 한 여름밤의 꿈으로 끝나버렸지만.

이런 좌절남 대호에게 유일한 취미는 야설쓰기다. 대호는 MC물과 하렘물을 결합한 장르를 좋아했다. 상민이 좋은 카메라와 몰카 장비를 들고 다니면서 자신이 따먹은 여자후배 사진들을 소라넷에 올린다면, 좌절남은 성적 환타지를 글로 풀어냄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승화시킨다고 볼 수 있다.

대호의 야설에서, 복만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무력화시키는 능력을 누군가에게 선물로 받은 것으로 나온다. 이 능력으로 많은 여자들을 따먹을 수 있지만, 복만의 성적취향이라 갓 입학한 여대생과 술을 마시다가 잔뜩 취하게 만들고는 허름한 여관방에서 처녀를 따먹는 것이라는 복고적인 스타일이라 몸을 범하는 여자들이 제한적이었다.

게다가 이 능력을 수여받은 자에게는 이런저런 제한이 생기는데, 1. 자식은 딸만 낳게 된다. 다행히 복만은 이 능력을 얻기 전에 조강지처에게 아들 둘을, 두 번째 결혼에서 상민을 얻었다. 2. 자신과 유사한 DNA를 가진 여성을 범하면 죽는다. 3. 발기부전이 되면 죽는다.

3번. 발기부전이 되면 죽는다.

이 능력이란 사실 특정 미토콘드리아를 찾기 위한 미래에서 온 유전자 기생충 프로그램인데, 섹스를 해서 체내에 정액이 들어가야 특정 미토콘드리아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발기부전이 되면 숙주를 죽이는 것이다.

이 3번 때문에 복만은 요새 고민이 크다. 주기적으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지만 죽을 날이 가까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사실 이 능력을 선물해준 이도, 호의가 아닌 악의로 이 선물을 준 것이지만 그 외로 복만은 오래 버틴 것이다.

이 능력을 받은 사람들은 대개 365일 매일을 쉬지 않고 섹스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성욕이 급감퇴하여 발기부전으로 죽기마련인 것이다. 다만 복만은 섹스에 대한 욕망보다 돈에 대한 욕망이 더 크기에 자제력이 강했다. 그리고 갓 입학한 신입생을 따먹는다는 복만의 성적취향도 한 몫했다. 신입 처녀 여대생이란 하우스 딸기처럼 사시사철 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복만에게 누군가가 접근했다. 고스트 트랜스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부모도 없고 친지도 없는 어느 몸 튼튼한 고아를 물색한다. 어느 정도 배경을 갖추기 위해 대학생이면 좋다. 그리고 그 대학생의 머리에다가, 공각기동대의 표현을 빌자면 자신의 고스트를 이전한다. 즉, 대학생의 육체를 빼앗아 복만이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구? 복만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사람의 자유의지를 무력화 시키는 능력도 말도 안되는 소리 아닌가?

복만에게 접근한 누군가는 그래도 조심스러운 복만에게 두 번의 테스트를 참관하게 하였다. 결과는 두 번 모두 성공! 드디어 복만은 고스트 트랜스를 하기로 마음 먹는다. 하지만 주도면밀한 복만은 이전 대상 몸 튼튼한 고아를 자신이 고르기로 마음먹고 어쩌다 상민을 통해 알게된 대호를 점찍는다.

한달치 급료 선불이라는 소리에 한달음에 모 주상복합아파트 89층에 달려온 대호, 물 한컵 마셨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깨어나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