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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56 706회 0건
낭만을 꿈꾸는 늑대 39부

아침에 민지와 헤어지고 체육관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한명도 없었다. 혹시나 싶어 밑에 층 아이들의 숙소로 가보니 모두 꿈속을 헤매고 있었다. 어제 얼마나 마신건지 방안에 술 냄새가 진동한다. 답답한 체육관에만 있다가 오랜만의 외출이라 녀석들도 신나게 논 모양이다. 젊은 나이에 단체생활, 그것도 조직이란 틀에 억매여 있는 녀석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녀석들은 무엇을 보고 자신에게 매달리는 것일까? 어쩌면 호식이란 존재를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럼 호식은 무엇을 보고 자신에게 매달리는 것인가? 자신이 직면한 문제들도 고민되지만 이들을 보고 있으면 한편으로는 한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낀다. 최소한 이들을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수혼은 다시 체육관으로 올라와 막 도복으로 갈아입으려 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지나아.......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오후에 시간 있어. 지선이가 만나자고 해서........지선이 알지 저번에 라이트클럽에서 만났잖아.”
“그 친구가 왜~”
“영은이에 대한 조사를 그 친구에게 부탁했었어. 지선이 오빠가 검찰청에 있거든........그년이 수혼씨 직접 만나야 알려 주겠대.”
“알았어. 언제 만나지.”
“정확한 약속시간하고 장소 잡히면 다시 전화할게. 딴 약속 잡지 마. 알았지.”
“그래. 전화해~”

수혼은 도복을 갈아입으려다가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잠든 호식을 깨우니 호식은 힘들게 일어난다.
“아~함, 누구야........아~~ 머리아파”
“다들 몇 시에 들어 온 거야.”
“아~ 천랑이구나. 새벽에 들어왔어. 그 아줌마들 잘 놀대. 아~ 정신없어. 근데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집에 가봐야겠어. 오늘 체육관에 못 올 것 같아. 특별한 일 있으면 핸드폰으로 연락해”
“알았어. 피곤해 죽겠다. 나 다시 잔다.”

호식은 어제 마신 술이 덜 깬 모양인지 입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 수혼은 체육관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청량리 일을 처리하느라 영은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잠시 잊고 있었는데 지나의 전화를 받고 다시금 생각난다. 영은은 왜 자살을 한 것일까? 자신에게 남긴 편지에는 그 이유가 명시되지 않았고, 영경의 말을 들어도 강간당한 흔적이 있다는 것뿐 다른 단서를 잡을 수가 없었다. 맨 처음 영은의 죽음을 확인한 경찰조사를 보면 사건의 실마리가 잡힐 것이다.

집안에 들어오니 엉망이다. 요즘은 일하는 아줌마도 오지 않는다. 영은이가 자신이 하겠다면 아줌마를 그만두게 했는데........영은이가 죽고 나서 정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이 모양이다. 그녀의 빈자리가 크게만 느껴진다.
수혼은 집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잔소리가 귀가에 들리는 것 같다.
(오빠~ 정리 좀 하면서 살아. 이게 뭐야. 어머~ 양발 빨래 통에 넣어 두라고 했지.)
그녀는 집을 정리하며 참새처럼 재잘거리면 잔소리를 하곤 했다.

책이며 옷가지를 정리하고 세탁기를 돌려고, 청소를 하고..........집안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나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막 음식을 준비하려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세요.”
“수지야. 문 열어봐”
문을 열어보니 수지가 작은 상자를 들고 입구에 서 있었다.
“체육관에 가보니 집에 갔다고 해서...........점심 먹었다.”
“지금 준비하는 중이야.”
“잘 됐네. 들어가도 돼.”
“들어와~”

수지는 집안을 두려보더니 식탁에서 상자를 펼친다. 상자에는 초밥이 들어있었다.
“오는 길에 사왔어. 같이 먹자.”
수혼은 앞치마를 벗어 버리고 식탁에 앉았다. 향상 바지만 입던 수지가 오늘따라 치마를 입고 있었다. 하얀 남방에 청치마를 입은 수지가 색다르게 보인다.
“어제 바쁜 일 있었어. 그냥 가서 아이들이 섭섭해 하던데”
“수혼씨는 아무렇지 않고.........휴~ 내가 무슨 말을 듣겠다고.........밥이나 먹자.”
수지는 초밥을 하나 들고 입속에 넣었다. 평소 밝고 명랑하던 수지는 온데간데없고 얼굴에 그늘이 졌다. 생기 넘치던 눈동자는 우수에 젖어 촉촉한 물기를 머금고 있고, 밝은 미소 대신 씁쓸한 미소만 보인다. 그녀는 입속에 들어간 초밥을 씹지도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수혼은 그런 수지의 모습에 가슴 찡한 아픔을 느낀다.

그녀는 자신에게 대답을 듣기 위해 찾아온 것 같았다. 자신을 좋아한다는 힘든 고백을 한 수지에게 수혼은 대답할 말이 없었다. 누굴 사랑할 만한 여유도 없을뿐더러 수지에게는 사랑의 감정이 안 든다. 수혼에게 두 명의 여자, 수지와 지나는 이상하게도 이성으로 다가오지 않고 한명은 동생 같다는 느낌, 한명은 동료 같다는 느낌 외에 이성적인 감정이 들지 않는다.
수혼은 수지의 사랑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다. 영은이도 처음부터 사랑하기 보다는 화선에 대한 추억을 잊기 위해, 약간의 동정심에서 출발했고, 결과는 이런 처참한 결과로 나타났다.
자신의 곁에 있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불행해 지는 것이다. 그런 이유들 때문이라도 수혼은 수지의 사랑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다.

“수지아........포기.......하면 안돼.”
수지가 고개를 들어 수혼을 바라본다. 수지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곧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매달려 있다. 수지는 자신이 한심했다. 어쩌다 이런 매정한 남자에게 빠져서 이 꼴이란 말인가? 남자를 발가락의 때만큼도 생각하지 않던 자기가 남자에게 딱지나 맞는 꼴이라니.........
수혼의 입에서 힘들게 흘려 나온 말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을 할퀴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했는데.........상대방은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든 모양이다. 수지는 억지로 슬픔을 억누른다. 강하고 냉철했던 자신이 이런 모습이라니.........

(그래 나에게 사랑은 사치야~ 바보 같이~ 다시 강해 져야 해~ 정신 차려)
수지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눈물을 닦았다. 수혼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자식~~ 잊어버려, 우리 그냥 편하게 지내자.........뭐해 어서 먹자.”

수지는 고개를 숙이고 초밥을 억지로 먹고 있었다. 수혼은 자신도 초밥을 먹는데 무슨 맛인지 느낄 수도 없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초밥을 모두 먹어치웠다. 수혼이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수지에게 따라주자 수지는 음료수까지 모두 마시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만 가봐야겠다. 수혼씨 오늘 체육관 안온다고 했지............개강도 얼마 남지 않고, 앞으로 지금처럼 체육관에 매일 오지는 못할 것 같다.”
“저기...........애들이 보고 싶어 할 텐데”
“애들이(?)..........가끔 올게...............점심 잘 먹었어.”
수지는 현관으로 나가 신발을 신더니 손을 흔들어 주고는 나가 버린다.
수혼은 그녀를 잡을 수 없었다. 그녀가 처음 의도적으로 접근 했다하더라도 지금의 태도를 보면 자신에게 향하는 마음이 진실인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그녀의 사랑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수지가 가고, 수혼은 멍하니 초점 없는 눈으로 깊은 상념에 잠겨 있었다. 영은이에 대한 생각, 수지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했다. 아무리 고민한들 수학 문제처럼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민들을 털어버리기 위해 책을 핀다. 책의 글자들 흐려지며 자기들끼리 논다. 역시나 집중이 되지 않으니 머릿속에 글도 들어오지 않는다. 억지로 책을 읽고 있으니 핸드폰이 울린다.
“나야. 수혼씨 명동으로 나올 수 있어. 그 가시나가 명동에서 만나자고 하네.”
“몇 시에, 어디로 가면돼.”
“음~ 수혼씨 명동지리 잘 모르잖아. 그냥 내가 6시쯤에 집으로 찾아갈게. 같이 가자.”
“알았어. 그때 보자.”

6시 못돼서 지나에게 밑에 있으니 나오라는 연락이 왔다. 지나는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나 아슬아슬한 미니스커트에 몸매가 다 드려나는 달라붙은 상의를 입고 있었다. 수혼은 지나의 그런 차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몇 번 돌려서 이야기 했는데도 들어먹지 않는다. 연녹색 치마에 스타킹도 녹색이 있는지 화려한 꽃무늬가 수놓인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야~ 옷 좀 단정히 입어라. 뭐니~ 몸매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그렇게 입고 다니면 좋아”
“왜~ 보기 싫어. 이정도 몸매면 볼만 할 텐데........얼굴도 받쳐주지 수혼씨, 나 예쁘지.”
“하하하. 그래~ 너 때문에 웃는다. 예뻐........우리 조카님이야 당근 최고의 미녀지.”
“정말~ 오예! 근데~ 조카님(?)........앙~ 지나씨~ 하고 불려주며 안돼~ 자나씨라고 하면 뽀뽀해 준다.”
“돼내 이사람~ ”
“아이~ 수혼씨..........한번만~ 응~”
지나는 소녀처럼 수혼의 팔에 매달려 아양을 떨었다. 지나는 수혼의 말마따나 화사하고 아름답다. 168정도의 큰 키에 쭉쭉 빵빵한 몸매, 시원한 이목구비는 서양미녀를 보는 것 같았다. 처음 말썽꾸러기에 사고뭉치였던 때는 자신을 꾸미지 않아 몰랐는데.........나이를 먹을수록 온순해지고 성숙해지면서 꽃망울을 터트릴 장미처럼 화사하기 그지없었다. 단순히 미모로만 본다면 지나는 수혼이 지금까지 만난 여자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지나의 긴 생머리가 나풀거리면 과일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온다. 수혼은 지나의 이마에 꿀밤을 한대 먹인다. 지나는 억울하다는 듯이 수혼을 흘겨 보았다.

“왜 때려~ 지나씨 하고 한번 불려주는 게 힘들어~.”
“허~참, 아파~ 살살 때린 건대. 그리고 간지럽게 지나씨가 뭐야~......,,지나씨~~ 야 닭살이다.”
“좋다~ 또 해봐. 빨리”
“아휴~ 이런~ 좋아. 지....자나씨~”
지나는 수혼의 목에 매달리더니 입술에 살짝 키스를 한다. 짧은 입맞춤이지만 입술에 뜨겁고 달콤한 맛이 느껴진다. 지나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얼른 수혼에게 떨어져 고개를 숙인다. 수혼은 지나의 당돌한 행동........그리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지금 모습에서 옛날 자기만 알고 고집불통에 말썽꾸러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혼은 지나가 귀엽게 느껴져 지나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얻으니 지나는 더욱 얼굴이 불거지며 수혼의 가슴으로 파고든다.

“야~ 야~ 안 그래도 더운데 좀 떨어져~”
“치이~ 알았다, 알았어. 대게 비싸게 구내. 하여튼 분위기 깨는 대는 선수라니까?”
“그만하고.......약속장소가 어디야.”
“명동 ○○카페. 7시에 만나기로 했으니까 천천히 가도 돼.........음 그년이 자료만 주면되지 굳이 수혼씨를 보자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
“만나보면 알겠지. 차 가져왔어.”
“아냐~ 혼자 왔어. 택시타고 가자.”

둘은 택시를 타고 명동으로 출발했다.
“요즘 형님은 어때.”
“아직 병원에 계시지. 요즘 병원에 지부장아저씨들이 연일 병원에 찾아와 회의한다고 바쁘셔. 성철파와 본격적으로 붙은 모양이야.”
“강성민 소식은 없어.”
“잘 모르겠어. 아저씨들에게 들으니 찾고는 있는데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대. 습격사건 이후로 종로가 박살나고 있어도 코배기도 안 보인다고 하더라고.”
“음~~ 영은이 사건하고도 그놈이 연관된 느낌인데........이 지식 어디 간 거야.”
“수혼씨가 나서지 않아도 강성민은 편히 살기 힘들 거야. 아저씨들이 찾기만 하면 죽인다고 혈안이 된 상태니........발견만 되면 아저씨들이 가만있겠어.”
“하긴 그래~~”

택시가 명동에 도착하자 수혼과 지나는 택시에서 내려 카페로 올라갔다. 카페에는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깔끔한 인테리어로 들어서면 포근함을 느끼게 했다.
지나가 둘려보니 아직 지선이가 오지 않은 모양이다. 지나는 한쪽 자리에 수혼과 같이 앉았다. 퇴근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카페에는 연인인 듯한 커플들이 많이 보였다.
“수혼씨. 이렇게 둘이 앉아 있으니까 데이트하는 기분이다. 그치~”
“글쎄~~~ 근데 지나는 남자친구 없어. 지나같은 미인이면 남자들이 가만두지 않을 텐데”
“남자들이 눈들이 삔 건가 내게 접근하는 바지들이 없네.”
“직접 꼬셔보지 그래.”
“미쳤어~~. 사실 쓸만한 바지들도 안보여. 첫눈에 뽕~ 가는 놈 있으면 한번 해볼 텐데. 눈에 보여야지.”
“야~ 야~ 눈이 너무 높은 거 아냐. 눈높이를 낮추면 돼지.”
“수혼씨는 내가 남자친구 있었으면 좋겠어?”
“........요즘 여자들 대부분 애인 있잖아. 그리고 자나 같은 미인을 차지하는 놈은 어떤 놈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흠~~ 수혼씨 같은 남자면 딱 인데. 그런 남자만 있어봐 내가 죽어라 매달리지.”
“하하하.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지. 언제는 못 죽여서 안달하더니............”
“씨~ 옛날이야기는 왜해. 자꾸 놀리면 울어버린다.”
“울어~ 천하의 민 지나가 울어~ 지나가는 개도 웃겠다.”
“바보~ 나도 여자야~ ”

“민지나 작업하니, 계집애~ 옷도 야하게 입고, 평소에 청바지만 입던 년이 수혼씨 앞이라고 별짓을 다하는 구나”
한잠 둘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수혼의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왔어. 오자마자 험담이냐. 친구들이라고 도움이 안돼. 이년들은 친구가 아니라 웬수야~ 웬수~”
“한잠 기분 내고 있는데 내가 방해한 건가........안녕하세요. 기억하시죠. 김지선 이예요.”
“아예~ 다시 만나니 반갑네요.”

들어온 여자는 지나의 친구인 김지선 이였다. 그녀는 수혼과 인사를 나누고 지나 옆에 앉았다. 지선은 검은색 원피스에 긴 생머리를 기르고 있었다. 지나가 큰 키에 시원한 마스크를 가진 미인이라면, 지선은 160정도의 평균(?) 키에 약간은 통통한 동양미인 같은 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지나와 같이 앉아 있어 지나의 미모에 가려서 그러지 그녀도 상당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수혼씨 머리 잘랐네요. 지나에게 대충 들었는데.........자른 모습도 멋지다. 지나 년이 빠질 만도 하다니까?”
“야~ 무슨 말이야.”
“내숭은..........카~ 옛날 불같은 성질은 어디다 팔아먹고........너~ 너무 변한다. 역시 사랑의 힘은 대단해.”
“그만~해라~~.”
“터질라. 옛날 지랄 맞은 성질 나오면 곤란하지. 근데 차도 주문 안했어.”
“오면 시키려고 안했어.”
“나 배고파~ 수혼씨 수고비는 주시겠죠.”

“예~ 무슨 수고비(?)”
“참내~ 제가 이 자료 빼내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세요. 흑흑흑~ 오빠에게 조르다 안돼서 협박하고........아빠에게 부탁하고, 겨우겨우 빼낸 거란 말이 예요.......그래서 하는 말인데, 수혼씨가 오늘 저녁 사세요.”
“저........저녁이요. 그러죠.”
“비싼 거 먹어도 되죠. 요즘 롯데호텔에서 하는 랍스타(바다가재) 코스가 맛있다고 하던데.........그거 먹어도 돼요.”
“이년이.........벗겨먹으려 드네. 그게 얼마 하는지 알기나 해.”
“너한테 안 물어 봤다. 수혼씨 어쩌실래요.”
“가죠. 지가 얼마나 하겠어요.”
“수혼씨. 잠깐만 이야기 좀 해”

지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혼의 팔목을 잡고 한쪽구석으로 갔다.
“바보아~ 얼마나 비싼지 알아, 아휴~ 이 순진하기만 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남자를 어떻게 한다.”
“얼마나 하는데 그래. 지가 비싸야 몇 만원 하겠지.”
“어휴~ 답답해. 몇 만원 가지고는 턱도 없네요!!!! 저년이 벗겨먹을 작정을 한 것 같은데. 자~ 이때 이걸로 계산해”
지나는 가방에서 지갑을 빼더니 신용카드 한 장을 수혼에게 내밀었다.
“나도 돈 있어.”
“얼마나~ 몇 백 만원 있어. 랍스타 코스 3인분에 와인까지 하면 최소한 백만 원 이상이야. 거기에 저년이 어떤 와인을 주문할지도 모르고.......비싼 와인은 한 병에 백만 원이 넘는 것도 있어.”
“아니~ 무슨 한 끼 식사가 그렇게 비싸~”
“수혼씨는 이런 방면으로는 아직 멀었어. 하여튼 이걸로 계산하고 서명은 대충 해도 돼. 그리고 난 테이블로 돌아가니까 수혼씨는 화장실이라도 다녀와!”

지나가 테이블로 돌아오자 지선은 실실 웃으며 지나를 보았다.
“너~~ 돈 주고 왔지.”
“무슨 소리야.”
“내가 눈치 구단이야.........호호호~ 수혼씨 순진한 구석 있다.”
“네가 랍스타를 먹든, 뭘 먹던 상관없는데.........제발 수혼씨 앞에서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 수혼씨는 날 동생같이 생각한단 말이야.”
“호호호. 사랑에 빠지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변하나. 누가 상상이나 하겠어. 천하의 민지나가 이렇게 얌전하고 섬세한 숙녀가 될지 말이야. 남자를 챙겨줄지도 알고, 이해심도 많고.......사랑의 힘은 대단해.”
“자꾸 그럴 거야. 정말 화낸다.”
“알았다~~~ 근데 그 야한 차림은 뭐야. 평소에 청바지만 입고 다니더니 수혼씨 만난다고 그런 거야.”
“치~ 이러면 뭐해~ 목석같은 인간(?)..........휴~ 자료는 빼낸 거야.”
“말도 마라. 오빠가 안 된다는 걸 억지로 빼낸 거야. 불쌍한 영은이~ 참 인생 허망해, 영은이가 그렇게 죽을지 누가 알았어.”
“어떻게 죽은 거야. 자살이라고 하던데.”
“자살은 자살인데.......참~ 남자새끼들 잔인하더라. 어떻게 여자를 그렇게 만들 수 있니”
“왜~ 강간당했다고 하더니..........”
“직접 사진 봤는데.........끔찍해. 아휴~ 생각하기도 싫다.”
“그 정도야.”
“안보는 게 좋아. 나도 사진보고 밥도 못 먹었어.........저기 수혼씨 온다.”

수혼이 돌아오자, 지나와 지선이 일어났다.
“랍스타는 그냥 해본 말이고, 가까운 곳에 가서 맥주나 한잔 사 주세요.”
“드셔도 되는데..........지선씨가 그리 말씀하시면........술집으로 이동하죠.”

세 명은 카페에서 나와 가까운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밥이 될만한 안주와 맥주를 주문하고 세 명이서 술을 먹기 시작했다. 지선은 술이 고픈지 많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수혼이 슬며시 영은이 이야기를 꺼냈다.
“영은이에 대한 자료는 언제 주실 거죠.”
“좋은 분위기 깨고 싶지 않아요. 이따 헤어질 때 들이도록 하죠. 아~ 근데 화장실이 어디지”
지선은 술을 많이 마셨는지 몸을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걸어갔다.

“많이 마신 모양인데.......저 친구 따라가 봐야 하는 거 아냐.”
“괜찮을 거야. 술 먹고 실수하는 애는 아냐.”
“그럼 다행이고.........벌써 11시네. 집에 가야하는 거 아닌가?”
“가야지~ 이거 우리가 다 먹은 건가? 많이도 먹었다.”
“무슨 여자들이 말술을 먹니.”
“수혼씨가 안 마시는 거지. 이 정도는 보통이야.”
“참~ 대단한 여자들이야. 근데 화장실 간 친구가 여태 안 온다.”
“정말 이상하네.”

지나는 화장실로 지선을 찾아갔다. 조금 지나지 않아 핸드폰이 울린다.
“왜~”
“수혼씨. 화장실로 좀 와~ 어휴~ 이 계집에 취해서 잠든 모양이야.”
수혼이 화장실로 가보니 지선이 변기에 앉아 눔을 감고 벽에 기대어 있었다. 지나가 부축하려해도 지선의 몸은 축 늘어져 버린다.
“일단 업어야겠다.”
“어휴~ 애가 왜이래~ 하이 정말~...........미안해 수혼씨~”
“빨리 업히기나 해~”
수혼은 지선을 업고 화장실을 나왔다. 지나는 테이블로 가서 소지품을 챙기고 술값을 계산했다. 3명이 밖으로 나오니 늦은 시간이라 택시 잡기가 만만치 않았다.

“지나야~ 이 친구 집 어디야. 시간도 늦었는데 친구 집이나 알려주고 먼저 들어가”
“같이 가자. 나도 지선이 집 몰라~ 지선이가 정신 차려야 하는데.........”
“친구 집도 몰라~ 너 친구 맞아”
“그게 아니라~ 지선이 얼마 전에 독립했단 말이야. 살던 집은 아는데, 새로 이사 간 집을 모르겠어. 아이 속상해~ 이 가시나 깨어나기만 해봐~~”
“할 수 없지. 먼저 들어가라. 난 자료도 받아야 되고. 술 취한 친구 버리고 갈수도 없고 말이야. 아~ 저기 빈 택시 온다.”
“수혼씨. 같이 가자.”
“이게~ 지금 12가 다 됐어~ 늦기 전에 들어가?”

택시의 창문이 열리고 기사가 지나와 수혼을 쳐다본다.
“안타요. 그냥 갑니다.”
“야~ 빨리 타고 가~”
“정말~ 수혼씨~ 전화해~ 알았지.”
지나는 할 수없이 택시를 타고 갔다. 지나가 택시타고 떠나고 나니, 등에 업힌 지선이의 존재가 느껴진다. 통통한 몸매에 술 먹고 쳐진 몸이란 보기보다 무겁다. 수혼은 길가에 있는 화단에 지선이를 기대게 하고 어깨를 잡아 부축하니 지선이가 조금 정신이 든 모양이다.

“정신 들어. 집 어디야~”
“음~~ 머리아파~”
“정신 좀 차리고, 집 어디야.”
“신사동 ○○오피스텔 805호.”
지선은 힘들게 말하고 다시 눈을 감아 버린다. 수혼은 할 수 없이 지선을 다시 업었다. 지선의 탄탄한 엉덩이 감촉과 등에서 느껴지는 뭉클한 젖가슴의 감촉에 은근히 흥분된다.
수혼은 택시를 잡아 신사동으로 이동했다. 지선은 택시 안에서 아예 수혼의 무릎을 베고 잠들어 버렸다.
택시 기사가 자꾸 힐긋힐긋 쳐다보는 것 같아 쪼그리고 누운 지선을 보니 치마가 올라가 다리가 모두 드려나 있었다. 수혼은 지선의 치마를 밑으로 내려주려고 움직이니 지선의 고개가 흔들리며 하필이면 지선의 입 근처에 자지가 위치하게 되었다.

이미 흥분해서 텐트를 치고 있던 자지에 지선의 뜨거운 입김이 느껴지니 야한 생각이 가득 차고 땀이 난다. 지선의 치마를 내려주고 지선의 머리를 조금 움직여 주니 조금은 살 것 같다. 하지만 한번 불붙기 시작한 열기는 쉽게 꺼지지 않는 법.......수혼은 지선의 몸에서 시선을 때지 못하고 있었다.

택시는 어느덧 오피스텔 앞에 도착했다. 수혼은 택시비를 계산하고 지선을 흔들어보았지만 역시나 깨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할 수 없이 다시 지선을 업고 오피스텔 엘리베이터를 탔다. 8층으로 올라가 805호 문 앞에 왔는데 열쇄가 없으니 들어가지도 못하고 난감했다.
“이봐~~ 정신 좀 차려. 집이야~ 정신 차리라고”
“음~ 가방에 열쇄 있어요.”
수혼은 한숨을 쉬고는 지선을 내려두고 가방을 열어보니 열쇄가 있었다. 문을 열고 지선을 부축해 오피스텔로 들어가 보니, 자신의 오피스텔처럼 원룸 이였다. 침대에 지선을 눕히고 막 일어나려는데 지선의 팔이 수혼의 목을 감더니 끌어당긴다.

수혼은 갑자기 당한 일이라 지선의 몸에 쓰려지니 지선의 뜨거운 입술이 수혼의 입술을 덮는다. 그녀의 도톰한 입술이 열리고 부드러운 혀가 수혼의 입술을 빨아준다. 수혼은 지선의 입술이 부담스러워 가만히 있으니 지선의 혀가 입술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잇몸을 핥다준다. 수혼의 입술이 열리지 않고 자꾸만 고개를 돌려 피하자 지선은 수혼의 귀를 살짝 깨물어 버린다. 달콤한 신음소리와 뜨거운 입김이 귀를 자극하니 수혼은 짜릿한 흥분을 느끼고....
“하이~~ 하이~~ 수혼씨..........안아줘요.”

지선의 속삭임에 수혼의 이성이 마비되기 시작했다. 수혼이 지선의 원피스 위로 솟아오른 젖가슴을 만져보니 탄탄한 느낌이다. 수혼이 손가락에 조금 힘을 주자 물컹한 느낌과 더불어 약간의 흥분이 밀려온다.
“하이......하이.......아~ 답답해”
지선은 자신의 원피스 단추를 푸르고 스스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지선의 검은 원피스가 벗겨지며 하얀 속살이 드려난다. 어두운 실내에 드려난 그녀의 하얀 속살은 수혼을 유혹하기 충분했고 자연스럽게 지선의 입술을 찾는다.
지선은 수혼의 입술이 접근하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더운 숨결을 토해내며 수혼의 입술을 맞이하고 그녀의 달콤한 혀가 다시 수혼의 입속에 들어왔다. 그녀의 혀는 수혼의 입속에 들어와 수줍은 듯이 움직이지 않았고, 수혼은 그녀의 혀를 희롱하듯 이빨로 살짝 물어주고 혀로 감아주니 지선의 손이 수혼의 남방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하이........하이.......읍.....?........쪼오옥”
정열적으로 지선의 입술을 탐하던 수혼은 그녀의 허리에 말 타듯이 앉아서 반쯤 벗겨진 원피스를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검은색 레이스달린 부라자가 나타나는데.........그녀는 통통한 체구와 더불어 가슴도 무척이 컸다. 그녀의 몸에서 일어나며 원피스를 밑으로 내리니 그녀는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들어준다. 원피스가 그녀의 몸에서 떠나고 어두운 불빛에 풍만한 엉덩이에 걸린 앙증맞은 작은 팬티와 허벅지까지 오는 검은 스타킹이 보이고, 그녀는 창피한지 눈을 꼭 감고 고개를 살짝 돌리고 있었다.
수혼은 자신의 옷도 모두 벗어버리고 침대 옆에 있는 스탠드 전등 불빛을 밝히니 방안에 환해지며 그녀의 모습이 모두 들려났다.

그녀는 실내가 갑자기 밝아지자 창피하지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얼굴을 묻어버린다.
“하이.......창피해요. 부.......불 좀 커주세요.”
수혼도 이불속으로 들어가니 지선이 수혼의 가슴으로 파고든다. 수혼은 지선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장난치듯 쓸어주다, 부라자 후크를 풀고 그녀를 반듯하게 눕히니 부라자가 스스로 그녀의 몸에서 떨어진다.
지선의 가슴은 무척이나 크지만 누워있음에도 옆으로 쳐지지 않고 봉긋하게 솟아있었고, 큰 젖가슴과는 대조적은 작은 핑크빛 젖꼭지가 매달려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 처음 수혼을 유혹하던 용기는 어디가고, 마치 첫날밤 새색시처럼 얌전하다. 수혼은 그녀의 큰 젖가슴에 매달린 작은 유두를 손가락으로 비틀어 보았다.
“아이~ 아퍼........아퍼요........살살........앙”
수혼이 젖꼭지를 가지고 장난하니 젖가슴이 점점 탄탄해지고 젖꼭지가 부풀어 오른다.
“지선씨~ 술 안취했죠. 날 유혹한 거 맞죠.”
“아잉~ 몰라요. 장난치지 말고 빨리 안아죠.....학.....학......아퍼”

수혼은 지선의 젖가슴을 주무르고 있는데 그녀의 젖가슴은 고무공처럼 탄력적이다. 수혼은 그녀의 젖꼭지를 다시금 살짝 비틀자 그녀의 상체가 들리며 신음한다.
“아퍼........살살........수혼씨.......아퍼요.”
“대답해요. 왜 유혹한 거죠.”
“하이......하이.......그냥.........첨 보았을 때부터 좋아했어요.......또 지해년이 하도 자랑해서.........궁금해서........하이.....하이”
“지해(?) 그녀가 다 말했어요. 그........그럼 지나도 알아요.”
“하이.......지나는 몰라요. 수혼씨 사랑하는데 그 말 들었으면 지해년 벌써 지나한테 죽었죠. 지나 빼고는 다 알아요.”
“허~참!!!!! 지선씨도 이 밤이 지나면 바로 딴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겠네요.”
“자꾸 묻지 말고.........어떻게 좀........미치겠어.......하이....하이”

지선은 다리를 비비꼬고 있었다. 수혼은 가슴을 계속 주무르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를 만지다가 작은 팬티 속으로 들어가니 까실한 느낌과 더불어 척척한 느낌이 전해온다. 수혼의 손이 작은 팬티 속으로 들어가자 그녀의 다리가 벌어지고 수혼의 손이 깊이 들어가니 흥건하게 젖은 그녀의 부드러운 조개가 만져진다. 수혼은 뜨거운 보지 살을 젖히고 손가락을 집어넣어 질벽을 자극하자 손가락이 질퍽해지기 시작한다.

“지나가 날 사랑한다고........어떻게 알아”
“하이.......하이.....아아앙.......못됐어. 하이......하이.......지나가 변한......아....아.......모습 보고도 몰라요.........하이....아아앙.....못 참겠어........수혼씨......제발....하이”
지선의 보지에서는 보지물이 넘쳐 흘려 질퍽거리는 음탕한 소리가 나고 지선의 허리가 휘어지며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지선의 입에서는 연신 비음 섞인 신음소리가 홀려 나오고 수혼은 덥고 있던 이불을 치워버렸다.

밝은 조명에 그녀의 풍만한 육체가 꿈틀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수혼은 엉덩이에 위태롭게 걸린 팬티를 벗기자 검은 수풀과 붉은 계곡이 드려났다. 수혼은 그녀의 다리를 좌우로 벌려본다.
그녀의 보지 털은 무성하게 자라 보지를 가리고 있었다. 수혼이 보지 털을 정리하며 보지를 벌려보니 보지가 살아있는 듯 벌렁거리며 뜨거운 물을 토하고 있었다.
수혼은 지선의 클레스토스를 찾아 혀로 핥다주며 입술로 물어주니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리며 허리가 활처럼 휘어진다.
“하이.......하이.......넣죠..........미치겠어........아....하아아앙......제발”

수혼도 이제 참을 수 없어, 그녀의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자지를 보지 살을 살살 문지르니 미끌미끌하고 짜릿한 흥분을 느껴진다. 귀두가 보지 물로 척척해지고, 자지가 보지 속으로 들어가니 보지가 자지를 먹기 시작한다. 엉덩이에 조금 힘을 주자 자지가 “푹”하고 뿌리까지 박히고,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니 보지가 자지를 물기 시작한다.

“아....앙.....하악.....앙.......음......헉.....수.....수혼씨.....더......더”
지선의 풍만한 엉덩이를 잡고 속도를 높이니 그녀의 큰 가슴이 춤추듯 움직이는 모습에 수혼은 젖가슴을 쥐여 짜듯이 거치게 주무르고........그녀의 숨넘어가는 고성이 방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아...아~.....아아아앙...........좋아.........아아아앙.....학......학”
“헉......헉.........지선씨......좋아.........헉.....헉”
“아아아앙.....몰라..........죽을 것 같아......엄마~~~”
수혼은 그녀의 한쪽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자지를 밀어붙이니 자지가 더욱 깊이 들어간다.
“수혼씨..........아아아아......아....아......아.....학~~~”
“질퍽....질퍽.....푹.....푹.....푹....푹..푹”

지선은 섹스에 관해서는 수동적 이였다. 수혼은 지선을 상체를 들어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젖가슴을 빨아주어도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수혼은 지선을 엎드리게 하니, 지선은 풍만한 엉덩이를 치켜들고 엎드린다. 풍만한 엉덩이 밑으로 붉은 계곡이 보이고 수혼은 다시 자지를 보지 속에 힘차게 박아준다.
“수겅........수겅......퍽.....퍽......짝......짝”
“아.....하~~~......아아앙.......학.......아앙앙”

수혼은 흔들리는 지선의 젖가슴을 뒤에서 안아 주무르고, 지선도 흥분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헉......헉.......싸건 같아.”
“아아아앙.........수혼씨.........아아아~.......아흑~~~”
“울컥......울컥”
수혼의 자지가 보지 속에 뜨거운 정액을 토하자 보지는 오물거리며 수혼의 자지를 씹어주고, 두 사람은 침대에 쓰려지며 절정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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