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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도시 - 2부5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2:49 523회 0건
15. 조직의 큰누님

간밤의 폭격을 가려 주기라도 하려는듯 하늘에서 밤새 눈이 내렸다.
오전 10시가 넘었는데도 하늘은 온통 찌푸렸고 거리는 어둑컴컴하다.
천상지궁을 포함해 12개나 되던 아편굴은 모두 습격에 부서져 내렸다.
사실 삼합회 본부에선 타운 보스 장저민에게 중국 주민들외에 아편을 유통시키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지만 장저민이 욕심을 채우려 중국주민들 외에도 아편을 유통시킨 것이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장저민은 중국노동자 숙소에 몸을 숨기고 밤새 분함에 뜬눈으로 지샜다.
아침이 되어 다시 전열을 가다듬으려 했지만 살아남은 120명의 부하 중 20명이 도망쳐 이제 남은 부하는 100여명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인원이면 정민준의 세력의 1/5도 되지 않는다.
타 세력에 비해 막강한 화력을 지닌 정민준을 치려면 그들보다 배는 많은 인원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100명의 부하로 정민준을 상대하는건 차라리 계란의 바위를 치는격이다.
밤새 보드카를 마시며 절치부심하던 장저민은 부하들의 도망소식에 분통이 터진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조직중의 하나인 삼합회가 시베리아 땅에서 이런 수모를 당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보스..어떻게 해야 할지..지시를…”

부하들도 패닉상태에 빠져있다.
한두명 이탈자가 생기기 시작하면 조직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것이다.
홍콩에서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원로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절망적이다.
진자방에게 밀려 산선리아로 오는 길에 이를 악물고 재기하려고 다짐했지만 단 한번의 공격으로 아편굴을 모두 잃어버린 장저민은 이 사태를 수습할 길이 막연하다.
아직은 클럽 5개가 남아있지만 클럽의 지분은 화교일맥이 대부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저민이 클럽을 이용해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는 없다.

“오늘부터 화교일맥 상점들에게 연락해서 모든 제품 가격을 100% 올리게 해라..그 수익금으로 일단 아편굴에서 벌어 들이던 자금을 대체해야겠다.”

“보스..하지만..이런 상황에서 화교일맥이 동의 할까요?”

“붉은용…붉은용을 발동해라..”

“보스..붉은용을 말입니까?”

“그래..”

진자방과 천피랍이 산선리아에 진출 할 당시 조직의 몰락에 비견되는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투력을 갖춘 삼합회에서 붉은용이란 첩지를 발동하게 되면 화교일맥은 천피랍 종주를 대하듯 붉은용을 발동한 삼합회 인물에게 이유를 불문하고 따르도록 협의 했었다.
지금 장저민은 자신의 실추된 명예와 이익을 위해 붉은 용을 발동하려 한다.

“회주..붉은 용이 발동되었습니다..”

“붉은 용이?”

화교일맥의 타운의 회주 피천화는 둥기령의 보고를 받는다.
간밤에 삼합회의 아편굴이 모두 파괴되었다는건 아침일찍 보고를 받은 터였다.
예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피천화에게 붉은 용의 발동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는 일이었다.

“붉은용이 요구사항이 무엇이냐?”

“우리 상점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의 가격을 현재보다 두배 올려 받으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 차익을 붉은용의 주인에게 전달해달라고 요청이 왔습니다..”

“음…이건 아닌데…지금 상황에서 가격을 올린다면 다른 세력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은 자명한일…”

“하지만 회주…붉은용의 요청을 거절할 수 는 없지 않습니까?”

“난제로다..난제…”

한참을 심사숙고 한 피천화는 붉은용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결정하고 화교일맥의 상점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상품가격을 두배씩 올리라고..

“뭐야? 이거 어제는 반값도 안되던건데..하룻밤 사이에 두배나 올랐단 말이냐?”

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장씨는 오전에 상점에 물건을 사러 왔다가 가격이 두배나 오른 것을 보고 상점 종업원에게 어찌된일인지 묻는다.
하지만 종업원은 주인의 지시라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이런 못된 뙤놈들….이럴 때 일수록 서로 도와야지 이런 틈을 타서 니들 배만 불릴려고 한단말이냐?”

장씨는 길길이 날 뛰었지만 할수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어제보다 두배의 가격을 지불하고 물건을 차에 싣고 오면서도 분이 풀리지 않은 그는 계속 중국 사람들 욕을 하며 식당으로 향한다.

“아니 분유 가격이 왜 이래요? 며칠 사이에 이렇게 오를수가 있어요?”

타운의 상점에 아이 분유를 사러 온 김미정은 두배가량 오른 분유가격을 보며 아연실색한다.
김미정뿐만이 아니라 지금 상점에 도착해서 물건을 사려던 사람들이 모두 난리가 났다.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이야 그렇다지만 매일 먹고 써야 하는 물건이 하룻밤 사이에 두배로 가격이 뛰어 버린것에 항의를 하지만 상점 종업원들과 주인들은 아무말이 없다.

“단장님..중국놈들 상점에서 가격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는데요..”

“음…정민준이가 예상했던 대로구나….중국인 외의 상점은 상황이 어떤가?”

“그곳은 미리 지시를 내려 놓아서 예전가격을 그대로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90%의 상점을 화교일맥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 물건들이 부족할텐데…”

유단장과 대걸이 건설단 본부에서 상점 가격이 올라버린 것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시베리아 전역에 내리는 눈은 3~4일이나 지나야 잦아 들 예정이다.
도로와 철도가 정상운행 되기 위해선 일주일이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대로 간다면 주민들의 상황이 심각해 질 것이다.

장저민이 화교일맥에 붉은용 배첩을 돌린지 만 하루가 지나자 타운의 상점에서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생필품을 사야 하는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물건을 구입해 갔지만 상점문을 나서면서 더 이상 중국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말과 점원과 주인에게 욕을 하고 나간다.
값을 두배 이상 올려 받은 물건의 이익금은 삼합회가 회수해 가기 시작했고 화교일맥도 점점 주민들의 반발에 속이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형님…삼합회와 화교일맥을 이대로 두실겁니까?”

순철이 타운의 상황을 점검하고 돌아와 민준에게 말을 한다.
타운의 상황은 민준이 예상대로 돌아가고 있다.
잠시 말없이 생각에 잠겼던 민준이 순철을 돌아보며 입을 연다.

“순철아..타운을 비롯해서 곧 완성되는 산선시티는 한국을 비롯해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각국의 세력들이 각각의 대리인을 내세워 대리전을 치르는 양상이다. 지금 삼합회와 화교일맥이 눈앞에 이익을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는걸 보면 중국측 세력을 일시에 쳐 없애야 하겠지만 한쪽 세력이 약화되면 다른 세력이 득세하게 되고 그럼 힘의 균형이 무너진다. 어느정도 삼합회와 화교일맥의 중국세력도 산선리아에 필요한 존재들이다. 오늘밤이 지나면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내일쯤 폭동이 일어날거야..폭동이 일어나면 우린 타운과 시티만 경계를 하고 주민들의 폭동이 잠잠해지길 기다린다. 이번 폭동을 겪으면서 중국에서도 산선에 대한 정책을 달리 할것이다.”

“음..형님 그럼 계속 지켜 보실 생각이십니까?”

“아마도 이번 눈이 그치고 폭동이 가라 앉으면 삼합회의 장저민은 본국으로 송환될수 밖에 없을꺼다.. 그리고 나면 누군가 다시 그 자리로 오겠지..그 사람과 협상을 하게 될거다.”

산선리아을 주변으로 시베리아에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은 아직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민준의 예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중국 상점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사건은 전혁상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시작되었다.

박미화는 아침일찍 집은 나서 전혁상이 운영하는 상점에 도착했다.
물건을 이리 저리 보며 두배나 오른 가격에 짜증이 난 미화는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뺏다를 반복했다.
전혁상의 상점 종업원인 국진태는 사람들의 항의에 짜증이 있는대로 난 상태였다.
주인의 지시에 의해 가격을 올리고 진태는 그저 물건을 파는 종업원에 불과 하지만 화가난 손님들이 모두 진태에게 한마디씩 거친말을 하고 갔다.
진이 빠지고 짜증이 나 폭발하기 일보직전인 진태가 진열대를 지나는데 미화가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비닐에 싸인 무엇인가가 미화의 가방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자 도둑질을 하는줄 알고 진태를 미화의 팔을 거칠게 잡아 갔다.

“뭐야? 어디서 도둑질이야?”

미화는 가방에 넣어 두었던 비닐봉지에 쌓인 아이들 간식을 꺼냈다 다시 집어 넣는데 상점 점원인 진태가 자신의 팔을 거칠게 잡더니 도둑으로 몰아 어이가 없었다.

“뭐예요? 누구한테 그따위소리를..”

하지만 폭발 일보직전에 머리가 돌아 버리려던 진태는 미화의 말이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잡았던 미화의 팔을 거칠게 밀치자 미화는 중심을 잃고 진열대 옆으로 넘어진다.

“아악~~”

미화가 넘어지며 진열대에 쌓여있던 물건들이 쏟아지고 미화는 그 밑에 깔리게 되자 비명을 질렀고 상점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왔다.
진태가 씩씩거리며 서있고 미화는 물건 더미에 깔려 있다.
이 모습을 본 손님중 하나가 소리친다.

“이놈들이 이젠 손님을 때린다~~”

그러자 상점입구와 밖에 서있던 사람들이 상점 안으로 몰려 들어와 진태와 미화를 쳐다보더니 미화를 일으켜 세우고 진태에게 덤벼든다.
진태는 뒷걸음치며 몸을 피해 보려 하지만 사람들에게 가로막혀 뒤로 물러 날 곳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진태는 상점 구석으로 몰리게 되고 모여든 사람들이 진태를 덮쳐간다.

전혁상의 상점에서 시작된 사람들의 행동이 다른 상점으로 번지게 되며 타운 곳곳의 상점에는 가뜩이나 교통이 마비된 상황에 생필품가격을 두배로 올려 자기들 배만 채우려던 중국 상점에 대한 분노가 폭동으로 이어져 갔다.
타운의 거리에는 중국 상점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유리창을 깨고 상점으로 난입해 물건을 집어 가기도 하고 점원과 상점 주인을 폭행해대기 시작했다.

한번 불붙은 사람들의 폭동은 들불처럼 번져가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수많은 주민들이 가세해 중국 상점에 불을 지르고 기물을 부수며 상품을 마구 집어 나른다.
뒤 늦게 출동한 산선 건설단의 경비대가 폭동을 진압하려 했지만 엄청난 인파에 손을 쓰지 못하고 그저 타운에서 시티로 넘어오지 못하게 바리케이트를 치고 사태가 진정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회주..주민들 폭동이 일어났습니다..지금 우리 상점에 폭도들이 난입해서 건물을 부수고 태우고 물건들을 빼가고있습니다..”

둥기령은 피천화에게 타운의 상황을 보고한다.
천화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듯 급박한 상황임에도 움직임이 없다.

“회주…대체 어쩌시려고…”

“예상했던 일이다….붉은용의 요구에 어쩔수없이 따르면서 이런 일이 생길줄 알았다. 기령..지금부터 화교일맥의 모든 상점은 문을 닫게 하고 사람들을 대피시켜라..그리고 장저민과 연락을 취해라..만나야 겠다.”

“알겠습니다..회주..”

기령이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가자 천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 본다.
하얀 눈송이가 탐스럽게 쏟아지는 산선타운의 정경은 폭동과는 무관한것처럼 평온하게 보인다.

“단장님...폭동은 오늘 밤이 지나면 그칠것입니다. 네..저희 부하들은 물론이고 다른 세력들에게도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네....내일 오전이면 안정될것입니다. 알겠습니다..그럼..”

민준은 유단장과 전화통화를 마치고 순철을 돌아본다.

“북한 장사장과 마르첸코에게 연락해라..이번 폭동이 오래 가지 못하게 협조를 요청했으니까 내일까지 정상이 될 수 있게 각 조직에서 수습을 하게 해야 한다.”

“네 형님..그럼 부하들에게 지시를 하고 오겠습니다.”

순철이 방에서 나가자 해동이 들어온다.
밖에서 돌아 온듯 방한모에 문이 잔뜩 묻어있다.

“형님…이번 기회에 중국놈들을 뿌리 뽑아 버려야 하는거 아닙니까?”

해동이 민준에게 바짝 다가와 말을 한다.
민준은 해동에 말에 대답없이 장부만 보고있다.
머쓱해진 해동이 소파에 등을 붙이자 민준이 장부를 내려놓고 입을 연다.

“중국 삼합회와 화교일맥의 뒤에는 중국정부가 있다. 그놈들 뿌리를 뽑으려면 중국중부와 상대해야 하는것이다. 지금 산선의 입장은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야..”

“그래도..그놈들을 보면 언젠가는 또 이런짓을 할텐데요..”

“글쎄다…하지만 한번 뜨거움을 경험했으니까 다음번에 오는 책임자는 섣부르게 행동하지 못할게다..”

“음…하지만 형님 장저민은 찾아서 제거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놈 이번일로 우리에게 원한이 많을 텐데요..”

“나둬라..그놈은 아마도 자신의 조직에 의해 사라질거야..”

다시 장부에 눈을 돌인 민준을 보며 입맛을 다신 해동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는다.
창밖으로 쏟아지던 눈발이 점점 약해 지고 있다.

“장사장님…”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장저민의 은신처로 찾아온 피천화는 눈이 붉게 충혈된 장저민의 앞자리에 앉는다.

“어서오십시오..피회주..”

둘은 인사를 나누고 잠시 말이 없이 앉아있다.
이윽고 침묵을 깬 천화가 입을 연다.

“장사장님..지금 사태가 심각합니다..이 상태로 방치 했다가는 우리 화교일맥이나 삼합회가 쌓아놓은 기반이 모조리 붕괴될것입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피회주..나도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는건 알고 있습니다..지금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십시오..”

“음…”

피천화는 장저민의 표정과 모습에서 더 이상의 대안이 없다고 느낀다.
등기령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천화는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장저민을 바라보고 무엇인가 말을 하려다가 그저 고개를 숙여 인사만 하고 몸을 돌려 나간다.
장저민은 피천화가 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말도 못한다.
한동안 생각에 잠겼던 장저민은 국방혁을 부른다.

“보스 부르셨습니까?”

“방혁..어제까지 화교일맥에서 수금된 돈이 얼마지?”

“오늘 아침에 입금된게 60만달러입니다.”

“좋다..지금 황기찬에게 연락해라..내가 만나야겠다.”

“네? 아..알겠습니다.”

국방혁은 무거운 얼굴로 문을 나선다.
황기찬은 현재 하바로스크에 머물고 있는 삼합회의 의뢰를 받는 전문 암살자의 이름이다.
장저민은 3년 전 마카오에서 삼합회 소속 카지노를 노리던 마카오 토종 조직의 보스인 예진하를 처리 해달라고 황기찬에게 의뢰를 맡긴일이 있었다.
그는 장저민의 의뢰를 받고 일주일 후 예진하의 정부가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예진하의 미간에 정확히 총알을 박아 낸 특급 살수다.
시베리아 전역의 교통이 마비되있지만 황기찬은 장저민의 부름에 오늘 저녁이면 타운의 장저민 앞에 나타날 것이다.

산선리아 타운의 주민폭동과 함께 전운이 감돌고 있는 시점에 모스크바 북한 해외무역사업소에는 장해동과 장경희가 마주보고 앉아있다.

“경희야..만약에 말이다..내게 무슨일이 생긴다면..넌…”

“아버지..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장해동은 침통한 표정으로 경희에게 바라본다.
김전일이 북한을 통치 해 온지 20여년….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중에 하나가 되버린 북한은 내부적으로 심각한 반발에 부딪치며 개방을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해동을 비롯한 개혁파와 더욱더 주민을 통제하고 내부결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파의 갈등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장해동이 모스크바로 부임할 당시만 해도 개혁파가 주도하는 북조선 개방정책이 보수파에 의해 차단되며 지금 해동의 위치가 점점 흔들리고 있다.
김전일은 군부와 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있지만 보수파에 의해 진행되는 개혁파의 숙청에 묵묵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중이다.
장해동은 북조선 내부의 상황을 계속 전해 듣고 있었고 자신에게 다가올 운명의 시간이 멀지 않았다는걸 감지하고 경희에게 자신이 잘못됐을 경우를 얘기하려고 한다.

“지금 공화국 내부 상황이 아주 안좋다..경희 너도 알거 아니냐..이대로 가다가는 아비를 비롯한 개혁파가 모두 숙청당할 위기에 놓여있다.”

“하지만 그건 보수파의 잘못도 있지 않나요? 지도자동지께서도 아시는부분이고요..”

“음..지도자 동지께서 지금 무척 고민스러우실게다..강경한 군부와 보수파의 입김을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다..”

“아버지..그렇다면 무슨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글쎄다….지금으로는 어떤 대책도 다 소용이 없을꺼야..”

침울한 분위기의 두 부녀는 밤이 늦도록 사업소에 앉아 사태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장해동과 경희 둘의 힘만으로는 현재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북한의 외화벌이의 가장 큰 몫은 마약과 위조지폐였다.
북한산 마약은 콜럼비아나 남미의 마약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양질의 마약이며 전세계 마약중독자들중 상류층 사람들이 즐겨 찾는 달러를 벌어들이기가 비교적 손쉬운 일이다.
그리고 슈퍼노트라고 불리는 미국 달러 위조지폐는 전문가가 확인해도 쉽게 진위를 구분할 수 없는 상당히 정교한 위폐라 북한의 위조지폐는 홍콩, 마카오 등의 환락도시에서 유통되며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긴장 시키는 대단한 물건이다.
하지만 개혁파는 북한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마약과 위폐의 유통을 줄여야 한다고 건의했고 그 건의를 받아 들인 김전일은 각국의 대표소에 공문을 전달해 지침을 통보했다.
그 후 북한의 경제상황은 점점 악회되어갔고 오랜 가뭄과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인해 내외적으로 북한 경제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실정이며 이 모든일을 보수파는 개혁파의 잘못된 판단으로 돌려 버리며 개혁파를 숙청하려고 작정하고 나섰다.

“경희야..너 먼저 숙소로 들어가라..”

“아버지는요?”

“난 남아서 좀 정리해야 할 일이 있단다..”

장해동의 말에 경희는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숙소로 향한다.
경희가 나가고 난 텅 빈 사무실에서 장해동은 캐비닛을 열고 북한산 백두산 술을 꺼내 잔에 따라 한모금씩 마셔간다.
술병을 반쯤 비웠을까..고민과 술기운에 어느새 장해동은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잠이 들었다.
해동의 고개가 기울어져 어깨가 소파 밑으로 쳐지고 있는 새벽 1시가 넘어가는 시간….장해동이 잠든 사업소 사무실 문이 소리없이 열린다.
검은 그림자는 소리없이 장해동의 사무실로 숨어들어와 해동이 잠든 소파앞에 선다.

장해동의 오늘 기운없는 모습을 본 경희는 마음이 편치 않다
마녀보다 더 차갑고 지독한 년이란 소리를 듣는 경희였지만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 속에 컸으며 누구보다 아버지의 사랑을 깊이 느껴 알고있기에 다른 사람에겐 몰라도 해동에겐 언제나 착한 딸이었다
장해동의 조국과 인민 사랑을 잘알던 경희였지만 오늘 해동의 말에 영 기분이 개운치가 않다
시계는 어느덧 1시를 가리켰고 해동이 아직 돌아온 기척이 들리지 않는다

“서원~~”

“네 아가씨..”

정서원 그는 고아인 자신을 친 자식처럼 길러준 해동을 모시는 집사 같은 사람이다 당연히 경희에겐 계급보단 어릴적부터 부르던 아가씨란 호칭을 사용한다.

“아버지께 가봐야겠다 아무래도 불안해 어서 가자…”

장경희의 말에 서원은 두꺼운 외투를 경희의 어깨에 걸쳐주며 서둘러 차에 시동을 건다
하얗게 눈발이 나부끼는 어두운 길목을 달려가는 경희는 창밖을 바라보며 입을 굳게 다문다

“아새끼래 세상모르고 쳐 자빠져있구만..”

장해동곁에 소리없이 접근한 검은 물체의 입에서 말 소리가 새어나온다
그가 입을 열자 어둠속에서 두개의 그림자가 더 보인다
그들의 손에는 권총의 끝자락만이 번들거리고 아무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다

“자..이제 해치우고 이 종간나 새끼 숙소로 가서 에미나이도 해치우자우..”

그의 말에 뒤에 서있던 검은 그림자는 장해동의 곁으로 묵묵히 다가와 권총을 해동의 머리에 겨눈다.
비록 술에 취해 잠이 들었지만 죽음이 목전에 도달한걸 감지한걸까 장해동은 힘겹게 눈을 뜨는데..
그의 이마 한가운데 권총부리가 조준돼있자 그는 순간 흠칫 하더니 이내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꺼낸다.

“누구냐..조대좌가 보냈나?”

조대좌 조영철 북한 군부 보수파의 수장중 한명이며 해동과 그의 개혁파를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사람중에 하나다.

“닥치라우 개종자야..넌 오늘 조용히 가면 되는기야..”

“허허 결국 그놈들이 조국을 망치는구나..그래..맘대로 해라…하지만 역사는 너희 보수파놈들을 분명히 심판할것이다..”

장해동의 굳은 목소리 그리고 서서히 눈을 감는다
하지만 감긴 두눈커플이 파르르 떨리는건 어쩔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리라..

“개 쌍놈의 종자 닥쳐 자 어서 해치우라우..”

두 사내는 장해동에게 권총을 겨누며 서서히 방아쇠를 당긴다.

[퍽퍽~~]

두발의 소음기의 총성이 들리고 해동의 머리는 서서히 소파 옆으로 쓰러진다.
장해동의 죽음을 확인한 세 사내는 서둘러 해동의 사무실을 소리없이 빠져나간다.

“아버지…”

경희가 서원과 함께 해동의 사무실로 들어온건 검은 그림자들이 떠난지 채 5분도 안된 시간이다
경희는 장해동의 모습이 이상하다 여기며 서둘러 소파로 다가가는데
경희가 다가가자 장해동의 이마 한가운데 구멍이 뚫려있고 그의 얼굴과 상체는 온통 그곳에서 흐른 핏물로 흥건하다.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장경희는 아버지 장해동의 죽음을 확인하고 오열한다
경희의 뒤에서 장해동의 죽음을 확인한 서원은 혹시 하는 마음에 권총을 꺼내들고 주변을 살피다 이상이 없는걸 확인하고 서둘러 경희를 채촉한다

“아가씨..어서 피하셔야 합니다..이놈들 아가씨도 해치우려 할겁니다 어서요..”

“안돼 아버지를 두고 어떻게…”

“아가씨 제발 어르신의 주검은 꼭 제가 모셔오겠습니다 어서 피하세요..”

서원은 경희의 팔을 잡고 해동의 사무실을 빠져나간다

“아버지~~~~~~~~~~~”

그들이 나간 뒤 장경희의 흐느끼는 목소리만 사무실에 공허하게 메아리친다.
모스크바에서 장해동의 부녀가 죽음을 겪는 동안 산선리아 장저민의 은신처에서는는 장저민이 얼굴이 희고 손가락이 긴 사내를 마주하고 앉아있다.

“기찬..내가 자네를 부른건 의뢰를 하기 위함이다..”

“알고있습니다 보스 산선리아의 상황이 어렵다는것도 알고있습니다.”

건조한 음성으로 장저민에게 말을 거내는 사내는 황기찬이었다.
장저민은 그런 황기찬을 보며 탁자 밑에서 검은 가방을 꺼내든다

“자 이게 의뢰 금액이다 전액 선불..난 자네의 신의를 믿는다..”

“흐흐흐”

황기찬은 장저민이 내민 가방을 손으로 끌어당기면서 잇새로 웃는다
그리고 바짝 장저민에게 다가 앉아 묻는다

“보스 그럼 정민준이 그놈을 제거하면 됩니까?”

“역시..내 의중을 꿰뚫고 있군..그래 바로 그놈이다..실수없이 제거 할 수 있겠지?”

“워낙 조심성이 많은 놈이라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반듯이 보스의 의뢰를 완수하겠습니다..”

그 시각 산선리아 타운의 폭동은 정점에 도달했다
수많은 타운의 군중들이 삼합회와 화교일맥의 상점을 찾아 다니면서 방화야 약탈을 해댔고 산선의 경비대도 그 많은 폭도들을 어찌 하지 못한 채 그저 타운의 다른 상점들로 불똥이 튀지 않게 하는 소극적인 대응이 전부였다.
하얀 눈이 산선리아의 타운을 덥고있는 설국의 모습과 달리 타운 곳곳에서 불타는 화교들의 상점이 묘한 분위기를 내며 타운의 새벽은 깊어 가고 있었다.

“정사장님 여깁니다..”

정민준은 이른 아침 장기준이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타운의 북한 창광클럽으로 향했다
해동이 부하들을 데리고 민준을 호위하며 기준의 사무실 문을 열자 장기준과 김치성 그리고 낯선 사내 둘이 앉아 있는게 보였다

“아아 정사장님 어서오십시오..”

기준이 자리에 일어나 민준에게 인사를 건낸다
민준은 가볍게 목례를 하고 기준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자 해동은 부하들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유난히 붉게 핏줄이 보이는 커다란 눈을 부릅뜨고 민준의 뒤에 선다

“정사장님 이쪽은 삼합회의 래연찬 보스십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삼합회의 래연찬이라 합니다..”

소개받은 래연찬이 손을 내밀어 민준에게 악수를 청한다
삼합회의 보스라는 말에 해동은 외투를 제껴 어깨에 걸고있는 자동소총을 들어내 보이며 무력을 과시하고 그런 해동에 행동을 제지하지 않은 민준은 래연찬의 손을 잡는다

“본국의 장로회의에서 먼저 정사장님과 다른 분들께 사과를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이번 폭동의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 삼합회에 있으니 부디 너그러히 용서해달란 말씀과 지금 타운의 책임자 대신 절 이리 보내셔서 사태를 수습하라 하셨습니다..”

민준과 장기준은 연찬에게 삼합회 장로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전해들으면 세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긴 회의에 들어갔다

“어떤가 폭동은 가라앉았나?”

장저민은 잠을 못자 핏발이 선 눈을 들어 국방혁에 폭동 소식을 묻는다

“보스 폭동은 날이 밝자 폭도들이 해산하면서 진정국면으로 들어섰답니다..”

“으음..그래 이제 당한 만큼 배 아니 그 이상 갚아주는것만 남았다 정민준이 이놈…”

그때 였다
장저님의 은신처의 문이 열리면서 부하들이 손님의 방문을 알렸고 부하들이 데려 온 사내는 오전 창광클럽에서 민준과 회의를 하던 래연찬이었다.

“아니 연찬 보스 어떻게 이시기에 여길…”

“장로회에서 이번 산선타운의 사태를 심각하게 보시고 날 여기로 가라하셨소..”

“음…..”

장저민과 래연찬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는다
부하들이 가져온 차를 마시며 래연찬은 장저민에게 입을 연다

“장보스..장로회에서는 이번 타운의 폭동은 한사람으로 인해 발생한거라 판단하고 계십니다..”

“맞소..정민준이 그놈 산선의 힘들 등에 엎고 이젠 보이는게 없는 놈이요..그놈을 처리하고 잃어버린 터전을 다시 마련해야 합니다..”

“음…장보스…장로회의 뜻은 그게 아닙니다..”

“네? 아니 그럼 무슨…”

“이번 폭동과 우리 거점의 손실은 한사람 바로 장보스의 실수로 빚어진거라 생각하십니다”

“아니 무슨말씀이요..난 이곳에서 최선을 다한것밖에 없는데..”

“이보시오 장보스..당신의 판단 미스로 얼마나 큰 손해를 입었는지 아시오? 장로회에서는 이번일을 그냥 넘길수없다고 판단하셨소..”

삼합회의 거점을 잃은건 아주 작은걸 잃은것이다
삼합회는 이번 폭동으로 인해 산선리아에 오랫동안 고생하며 마련한 발판을 송두리째 잃을 위기에 처했고 이건 아주 큰 것을 잃는것이었다.

“아니 뭐든 책임을 내게 전가하려고? 그렇다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거요..정민준이 그놈만 해치우면 다시 거점도 확보하고 우리 세력도 탄탄해지는 이시점에 나를 문책하고 내게 책임을 돌릴려고? 그렇게 내가 호락호락 당할것같으냐?”

장저민이 테이블을 치며 분노한채 튕기듯이 일어나자 뒤에 서있던 국방혁은 품에서 권총을 꺼내든다
래연찬은 그둘의 모습을 바라보며 움직임이 없다
그 순간 장저민의 은신처 문이 벌컥 열리면서

[탕 탕]

두발의 총성이 울렸다

“개쌍놈의 새끼 뭐라고 우리 형님을 없애?”

해동이었다
래연찬은 정민준과 장기준을 만나 폭동의 모든 책임을 장저민이 지고 갈것이라 말했고 장저민과 그의 부하들의 처분은 정민준에게 일임하겠노라 약속했다
그래서 해동이 래연찬과 함께 부하들을 데리고 장저민의 은신처로 들이닥쳐 장저민의 부하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방금 두발의 총알로 장저민과 그의 심복 국방혁을 처치한것이다

“선생..이걸로 다 해결됐다고 형님께 말씀드리겠소..”

해동은 무표정한 얼굴로 연찬에게 인사를 하고 부하들을 데리고 장저민의 은신처를 벗어난다

“그래 실수없이 처리했나?”

“네 형님 장저민과 그놈 심복 두놈의 이마에 정확히 총알을 박아주고 오늘길입니다..”

“그래 수고했다..”

“근데 형님..그 새로운놈..중국놈..믿을수있겠습니까?”

“지금은 더 이상 다툼이 일어나면 안된다.. 중국 정부나 러시아 정부에서 움직이면 산선이 곤란해지고 결국 우리 사업도 지장을 받게되..이제 중국하곤 다시 평화를 맺고 사업 확장에 더 힘써야 할때다..”

“그래도..형님…”

헤동은 단순하다 우직하고 충성심이 강하지만 뒷끝이 찜찜한건 딱 질색이다
하지만 민준이 입을 다물자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물러난다.

종로의 한 식당..국가 안보수석 신동민과 비서실장 장국호가 점심상을 마주하고 앉아있다.
그둘은 그저 묵묵히 점심을 먹는듯 하더니 장국호가 먼저 입을 연다

“산선에서 폭동이 일어난거 아시지요?”

“네 보고받았습니다..”

“음 각하께서 걱정이 많으십니다..중국정부에서 이번일로 문제를 삼지 않을까하고요..”

“글쎄요 삼합회는 범죄단체인데 중국정부에서 문제 삼을일은 없겠지요…”

“하지만 화교일맥은 다릅니다..아무튼 산선의 이회장이 문제올씨다..”

“음 그래서 말씀드리는건데요..산선 이회장을 견재할 세력을 산선리아에 보내야 할것같은데..”

“그런 세력이 있소? 산선이 이제 명실공히 세계 1위기업인데 누가 그런 일을…”

“미국측에서 제게 연락이 왔습니다..산선에 터전을 마련할 테니 우리정부가 힘써 달라고요..”

“으음 미국이라..그럼 믿을만 하겠네 그려..”

“이일은 제가 추진하고 각하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럽시다…”

파란이 많은 산선리아를 향한 하나의 검은 음모가 싹트고 있는 중
민준은 자신의 저택에서 뜻밖의 손님을 맞이한다
장경희 그녀와 그의 부하 정서원이었다
장해동이 죽은지 일주일 만이고 장해동을 해치운 조영철의 사무실에 남녀 한쌍이 들이 다쳐 수류탄으로 건물을 박살내고 조영철과 사무실에 있던 부하 7명을 몰살 시킨 사건이 일어난지 삼일만이다.

“오랜만이군요..”

장경희는 어느새 더 묵직해진 민준을 보며 인사를 건낸다.

“아버님 소식은 들었습니다..”

“아..네…”

“결국 직접 복수를 하셨더군요..”

“알고 계셨어요?”

“후후 모스코바뿐 아니라 이곳에서도 그 한쌍의 남녀가 바로 장소좌라는건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요? 근데 저 이제 소좌 아니예요..”

“그렇게되겠군요..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뭐 그냥 경희라고 불러주세요..”

“후후 경희씨라 웬지 낯설군요..그래 이곳에 날 찾아온 이유는?”

“..저….”

경희가 머뭇거린다
그러자 뒤에 있던 서원이 입을 연다

“저희 아가씨는 이제 북에도 러시아에도 어디에도 몸을 담을곳이 없습니다..부디 정사장님의 아량으로 이곳에서 살수있게 배려해주신다면…”

민준은 이미 모스코바에서 조용철의 죽음을 듣는 순간 장경희가 산선리아로 올것이란 예상을 했다
북한 조직엔 갈수없을 테니 결국 자신을 찾아오리란것도..

“음..우리 조직이 하는 일이 자본주의 사회에 물든 썩어빠진 돈벌인데..가능하시겠소?”

민준의 물음에 경희는 이를 지긋히 물고 말을 꺼낸다

“조국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아버지가 배신자들에 의해 처단되셨어요.. 그 배신자는 다름아닌 내가 조국이라 부르던 바로 그곳이예요..전 더 이상 북에 미련이 없는 여자예요..”

민준은 죽은 경옥의 남편 광국으로부터 경희에 대해 많은 것을 전해 들었다
사갈처럼 잔인하고 차갑지만 그 수단이 대단하다는것도..

“좋소..그럼 일단 숙소는 나와 함께 이 저택에서 하시고..차차 익숙해지면 할일을 찾아드리겠소..”

그때 경옥이 쟁반에 차와 마른과실을 내왔다

“아 참 인사하세요..이쪽은 광국의 처.. 경옥씨입니다…”

“아아…네…안녕하세요…”

경희는 놀라운 눈으로 경옥을 바라본다
광국의 처라면 저주받은 탄광에서 죽음만을 기다릴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뽀얀 피부를 갖추고 말쑥한 차림으로 생활하고있다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사장님께서 절 이곳으로 불러 주셨어요..한경옥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경옥은 경희가 북쪽 사람인걸 아는지라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궁금할까봐 간단하게 설명해준다
경희는 경옥과 민준을 번갈아보며 죽은 사람을 위해 신의를 지킨 민준이 새삼 다시 보이게됐다

“경옥씨가 이곳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으니 묵을 방과 다른것들을 알려줄꺼요 오늘은 푹 쉬시고 내일 부하들과 인사를 하십시다…”

경옥을 따라 경희와 서원이 삼층으로 올라가자 방안에서 혼자 놀던 수연이 문을 빼꼼히 열고 민준을 바라본다

“오 수연아..심심했지..이리와..큰아버지랑 놀자..”

수연은 민주의 말에 그리 조은지 쪼르르 달려와 민준의 품에 안긴다.
민준도 수연을 번쩍 들어올려 자신의 무릅에 앉히고 부드러운 수연의 볼을 간지럽히면서 장난을 친다.
경옥은 경희와 서원에게 각각 방을 알여주고 화장실 욕실 식당 등 간단한 내용을 말해주고 이층으로 내려오는데 수연의 까르르르 웃는 소리에 가만히 거실 소파를 바라본다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인간의 한계에 도달하는 고된 작업에 하루 하루 벌레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던 경옥의 모녀를 구해주고 사람답게 살게 해준 민준..더군다나 민준은 자신의 몸뚱아리를 이미 소유한 남자 아니던가..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부끄러운지 경옥은 누가 보는것도 아닌데 혼자 얼굴을 붉힌다

이게 바로 행복일까? 이런 행복이 자신에게 주어질거라곤 상상도 못해봤다
자기보다 더 안타깝던 딸 수연이 행복한 모습을 보면 경옥은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과 수연을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난 광국에겐 미안하지만 경옥은 이미 민준을 의지하고 민준의 모든 것을 받은 여인이니 지금이 행복이 깨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뿐이다..

“수연아 이제 자야지…내일도 공부할려면..”

“네 큰아버지..저 공부가 재미있어요..그럼 저먼저 잘께요 안녕히 주무세요..”

수연은 민준의 볼에 자신의 볼을 비비곤 엄마 경옥에게 쪼르르 달려가 민준에게 손을 흔들고 경옥과 함께 방으로 들어간다
짙은 어둠이 깔린 창밖을 깊은 눈으로 바라보던 민준은 수연의 방문이 열리면서 경옥이 거실로 나오는 인기척을 듣고는 뒤로 돈다

“저 사장님도 주무셔야죠…”

민준은 경옥의 말에 아무말 하지 않고 경옥에게 묵묵히 다가간다
이미 두번이나 민준의 몸을 받은 경옥이다 하지만 민준이 자신에게 다가올때면 늘 두렵고 떨린다
민준은 가만히 경옥의 손을 잡고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문이 닫히자 민준은 경옥을 침대 앞에 세운다
경옥은 민준의 시선이 자신의 몸을 더듬자 얼굴이 달아오르고 몸이 꼬여오며 안절부절 못한다

“뒤로 돌아봐..”

경옥은 민준의 말에 흠칫 놀란다
하지만 이내 민준의 말에 따라 뒤로 돈다

“치마를 들어올려봐..”

설마 이 자세로 치마를 들어올리면 부끄러운 뒷모습이 다 보일텐데..
하지만 경옥의 손은 민준의 말에 자동으로 따르는 기계처럼 치마를 잡아 들어올린다
경옥의 손길에 치마가 올려지자 뽀얀 허벅지가 들어나며 탱탱한 엉덩이와 그 엉덩이를 감싸고있는 순백의 팬티가 눈에 들어온다
민준은 아랫도리가 급격히 묵직해지는걸 느끼며 말을 잇는다

“허리를 숙이고 다리를 벌려봐 활짝..”

아아 경옥은 민준이 요구하는 자세가 얼마나 부끄러운 자세인지 해보지는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알고있다
이번에도 경옥은 순순히 민준의 말에 허리를 숙이고 다리를 벌린다
그러자 민준의 눈에 흰백의 팬티에 감싸여 있는 도톰한 경옥의 보지 둔덕이 눈에 보인다
민준은 침을 꿀꺽 삼키며 경옥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경옥의 팬티위로 보지둔덕을 만져간다

“하악..사장님…거긴….”

민준의 손이 경옥의 부끄러운 곳에 닿자 경옥은 자지러질듯한 신음을 뱉는다
하지만 민준은 경옥의 말에도 아랑곳없이 손가락을 놀리며 경옥의 보지둑덕을 어루만진다

“제수씨 벌써 젖었네…팬티가 축축한걸…”

“하아 사장님 몰라요 부끄러워요..”

“이제 얼굴을 침대에 묻고 자세를 더 낮춰바요..”

민준의 말에 경옥은 상체를 침대에 묻고 엉덩이만 한껏 들어올려 민준의 눈앞에 들어내놓는다
민준은 경옥의 자세를 감상하며 천천히 경옥의 보지두덩에 코를 묻어간다

“흐흠 흐흐흠 보지냄새…”

“하악 몰라요 어떻해 아하악…”

민준은 경옥에 몸부림을 보며 더욱더 경옥의 보지에 코를 들이밀고 냄새를 맡아간다
그런후 민준의 손가락이 경옥의 팬티를 젖히자 분홍속살이 흥건하게 젖어 민준의 눈을 유혹한다
민준은 갈증이 나듯 경옥의 보지에 입술을 대고 흡입해간다

[쭙쭈욱쭙쭙쭙…]

“하악..제발 사장님..나 어떻해…몰라…아아아아학….”

민준의 혀가 경옥의 속살을 건들자 경옥의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리면서 쉴새없이 애액을 흘려내고있다.
민준은 경옥의 보지에 입술을 흡착시키고 한껏 보지물을 빨아들이는중이다

“하악..제발 아아아아..어떻해…나좀…제발…아아아아아아….”

경옥의 신음이 점점 높아간다
이미 민준의 혀놀림에 경옥은 절정에 도달해 숨이 가빠오는 중이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 민준의 입술과 혀는 경옥의 몸을 허공으로 붕 띄워놓은것처럼 멈출수없게 만들어준다

“아항 사장님..미치겠어요…제발…하아악…제발 죽을꺼같아요…제발 어서…날좀…하아아아앙….”

경옥의 숨넘어가는 애원에 민준은 서둘러 바지를 벗는다
경옥의 팬티 ?듯이 벗긴후 경옥의 원피스를 벗기고 민준도 알몸이 되어 경옥의 보지에 민준의 자지를 갖다대고 귀두를 눌러 경옥의 보지속으로 진입시킨다..

“하아아아아앙…사장님…나….아아악….허억….”

이미 민준의 자지를 경험해본 경옥이었지만 처음 삽입할때는 이처럼 온몸이 사시나무떨리듯이 떨리며 마음이 진정이되지 않는다
민준은 엎드린 경옥의 뒤에서 허리를 강하게 튕기며 자지를 박아댄다

[찌걱찌걱찌걱 척척척척]

민준의 자지가 들락거릴때마다 경옥의 보지에선 물소리가 쉴새없이 들려온다
경옥은 자신의 보지에서 들리는 그 음란한 소리에 더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하앙…사장님…나…어떻해요…나.,….죽을꺼같애…아아아아아앙…제발…하악…멈춰지지가…하앙…않아요…”

경옥이 민준의 자지에 보지가 꿰어 숨이 넘어가고잇는 시간 장경희는 목이 말라 삼층에서 이층으로 내려왔다
경옥에게 대충 어디에 무엇이있는지 들은 경희는 물을마시고자 냉장고를 찾아 가는데..
민준의 방문앞을 지나는데 여자의 죽어가는 신음소리를 듣고 그자리에 멈춰선다
그리곤 도둑고양이처럼 발소리를 죽이고 민준의 방문앞으로 다가가니 그 신음소리는 더 크게 들려온다

“하아앙…사장님 나..어떻해..미쳐요…제발…나좀…터질거같아요…하아아아아앙…”

“허억…제수씨 보지…진짜 맛있어…”

“하앙…사장님 그런말…아아아아앙…부끄러워…아아항…나 죽을거같애요..어서…아아아아아앙….”

경희의 귀에 들리는 그소린 민준과 경옥이 질펀한 정사를 벌이는 소리..
경희는 못들을걸 들었다는 표정으로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지만 웬일인지 발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오히려 더 민준의 방문앞으로 다가선다

“하아아앙…사장님…나…어떻해…쌀거같아요..몰라…아아아앙…제발 멈춰주세요…쌀거같아요…’

“제수씨 허윽…뭐가 나올거같은데…”

“하아앙..몰라요…오줌..미치겠어요…하악…살려주세요…제발…아아아아…어떻해…싸요…”

민준의 좆질에 경옥은 속살 깊숙이 지스팟이 자극되고 난생 처음 지스팟에 의한 사정을 경험하는 중이다
민준은 그런 경옥을 보며 멈추기 보단 오히려 더 깊숙히 강하게 피스톤 운동을 한다

“하아아아아앙…사장님…어떻해…엄마…나 몰라…하아아앙…하악…으윽…하아아아악….”

차갑기로 소문난 경희지만 지금 민준의 방에서 둘이 어떤 행위를 하는지 안다
경희도 북에서 훈련을 받을 때 이미 남자의 좆을 받아들이는 교육을 받았었지 않은가
경희는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숨죽이고 서서 은은히 자신의 보지에 퍼지는 열기에 정신이 없어진다
차갑고 냉정한 여인이었지만 경희도 뜨거운 몸을 가진 삼십초반의여인인데 어찌 남자가 그리울때가 없었겟는가
그럴때마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달래며 자위를 통해 풀곤했는데 여기서 경희는 자신의 보지가 흥건하게 젖을정도의 자극을 받을줄 몰랐었다

경희는 방에서 들려오는 남녀의 짐승같은신음소리를 들으며 살며시 자신의 팬티속으로 손을 넣어본다
미끈한 속살들이 아우성치며 경희의 손가락이 들어오자 미친듯이 날뛴다
경희는 그런 속살들을 긁어주며 쑤셔주며 뜨거운 몸을 달래주고있다

그렇게 안에선 한여인이 민준에 의해 죽을듯한 신음을 내며
밖에선 다른 여인이 혼자 스스로 신음을 삼키며 뜨거운 몸을 달래주며 산선리아의 밤은 깊어만 간다

다음날 아침..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민준의 저택은 분주하다
경옥의 지휘를 받아 4명의 일하는 여인들이 아침을 준비하느라 한창 바쁠때다
민준과 경옥의 정사를 벌이는 소리를 들으며 자위를 했던 경희는 자신의 방에서 한번더 보지 속살들을 달래주며 절정에 도달한뒤 오랜만에 깊은 잠에 빠졌다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뜨고 옷과 머리를 만지고 나와본다

민준은 이미 말쑥한 차림에 해동과 영창 순철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무엇인가 얘기를 나누고있다

“어..일어났군…이리오지…”

민준은 경희를 보자 환하게 웃는 얼굴로 손짓을 한다
경희는 간밤에 민준과 경옥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음란한 부끄러운 짓을 한 자신의 비밀이 잇는지라 민준의 모습을 보니 슬그머니 얼굴이 붉어진다
하지만 경희의 속내를 알수없는 민준은 경희를 넌 누구냐 하며 바라보는 해동과 동생들에게 인사를 시킨다

“처음 뵙네요 장경희라고 합니다”

“아..말씀 많이 들었소..반갑소..’

영창과 해동 순철이 차례로 경희에게 인사를 건낸다
장경희 그녀는 모스크바에서 뿐 아니라 이곳 산선타운에서도 사갈 같은 차가운 년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여인이다
해동의 인사를 받으며 경희는 자신의 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창백한 얼굴에 커다란 핏빛 눈동자를 지닌 사내를 한참 바라보다 민준이 안내해준 자리에 앉는다

“자 오늘부터 경희씨는 우리 식구다 다들 한식구처럼 반겨주고 아껴주기 바란다 그리고 순철이 네가 내 편지를 창광클럽의 장기준에게 전해주고 와라”

경희가 민준의 조직에 들어온걸 알면 북쪽 조직이 난리를 칠게 뻔하다
민준은 이미 경희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고 장기준에게 전해줄 편지를 새벽에 써놓은 상태다
해동과 영창도 경희로 인해 북과 사이가 안조아질꺼란걸 알면서도 한마디 내색도 하지 않는다
경희는 그런 모두의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식구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민준은 해동과 영창을 데리고 사무실로 나간뒤 늘 과묵한 순철이 경희와 서원을 데리고 자신들의 사업장을 안내해준다
수단이 좋고 머리회전이 빠른 경희는 순철의 안내를 받으면서 짧은 시간에 이런 사업장을 일궈낸 민준에게 감탄해 마지 않으며 자신도 이곳에서 함께 일을 할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렇게 경희가 민준의 조직에 합류해 경희의 빠른 판단 포용력 그리고 나이로 인해 조직의 큰 누님으로서 자리를 잡아 가던 때 산선에서 이건영회장이 산선리아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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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시대야설 경성백만장자 - 에필로그 08-24   446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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