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9…*…***”
낯 선 아파트… 승철은 망설임 끝에 전자식 도어의 번호판을 눌렀다. ‘ 맞을까? 아니면….” 이런 승철의 의심은 “eldehded” 맑은 소리에 일순간 가셨다.

“딸칵” 아파트 철제 출입문은 아무런 저항없이 열렸다. 문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다만 거실에 밝혀져 있는 스탠드 불 빛 만이 실내 상황은 이미 3일전에 메일로 정해졌던 그대로라는 것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었다.

3일 전 승철은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라는 제목의 낯선 메일을 받았다.
메일의 요지는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채워달라는 것이었다.
아파트 위치와 이름, 동 호수… 그리고 시간과 아파트 출입구의 비밀번호 등이 적혀있었지만 낯선이의 초대에 선뜻 응할 수는 없었다. 확인 메일을 보냈다.
답은 짧았다. 그러나 강렬했다. “내가 당신을 믿듯 당신도 나를 믿으면 됩니다” 오늘 승철을 이 낯선 아파트의 도어 비밀번호를 누르게 한 짧은 답이었다.

승철은 조용히 신을 벗고 가지런하게 정리한 후 아파트로 들어섰다.
서울 외곽의 비교적 큰 평수 아파트 답게 현관이 제법 길었다. 밝지 않은 스탠드 불빛이었지만 실내를 구분하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넓은 거실은 가구가 단촐해 더욱 넓게 느껴졌다. 메일에 적힌 대로라면 베란다에 드리워진 커튼 저 뒤에 사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인은 식당에 있을 것이라 했다.

승철이 거실과 이어진 식당으로 몸을 돌렸다. 거실의 스탠드 불빛이 승철의 몸을 비추어 커다란 그림자를 식당 안으로 드리웠다. 그 그림자는 이내 커지더니 의자에 앉은 여인의 뒷모습에 겹치기 시작했디.
크지 않은 듯한 몸… 나이가 주는 적당한 살집의 몸을 감춘 베지색 슬립은 그 흔한 레이스 장식도 없이 단순한 디자인이었다. 하얀 어깨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오히려 정숙해보일 정도로 … 살짝 웨이브 진 긴 머리 가운데로 빨간 천이 매듭지어져 있었다. 천은 여인의 두 눈을 가리고 있을 터였다.… 여인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렇지만 승철이은 알 수 있었다. 여인은 승철이 온 것도, 그리고 앞으로 닥칠 상황도 이미 알고 있음이 분명했다. 여인의 어깨는 닥쳐올 흥분을 미리 즐기기라도 하듯… 아니면 두려워라도 하듯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음…” 승철은 가볍게 헛기침으로 자신이 온 것을 알렸다.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승철은 천천히 식당으로 한 걸음을 옮겼다. 가벼운 자스민 향이 승철의 긴장을 풀어 준 것도 그 순간이었다.

승철은 여인이 앉은 의자 뒤에 섰다. 승철의 숨결에도 머리카락 몇 가닥이 가볍게 흔들렸다. 두 눈을 가린 천 아래로 내려보이는 여인의 오똑한 콧날은 살짝 빛을 발할 정도로 맑고 깨끗했다. 여인이 침을 넘기는 소리와 크게 오르내리는 어깨.. 무릎 위에 올려 놓은 두 손도 긴장을 감추지 못한 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슬립에 덮인 채로 깊게 골이 패인 여인의 가슴이 승철의 시선을 붙잡았다.

승철은 여인의 어깨 위에 올려 놓은 손을 살짝 옮겨 슬립의 끝을 어깨 아래로 떨구었다. 슬립은 살짝 흘러내리다 여인의 가슴을 붙잡고 버티었다. 승철은 두 손을 모두 여인의 어깨 위에 얹은 채 여인의 긴장된 어깨를 가볍게 주물렀다. 손가락 끝으로 전해오는 여인의 살결은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었다. 몇 살쯤일까?
승철의 두 손이 어깨 위에서 천천히 여인의 목으로 파고 들었다.

“ 아…” 여인은 터지려는 긴장을 감추려고 살짝 입술을 깨물었지만 이미 신음은 입 밖으로 새 나온 다음이었다. 승철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여인의 가슴을 무심히 지나치는 듯 했지만 두 손은 어느새 여인의 가슴을 아래서 위로 받쳐 들었고.. 손가락은 슬립 속에서 오똑 서버린 여인의 젖꼭지를 흐롱하기 시작했다.

여인은 참아 내려는 듯 슬립을 꽉 잡았지만 말려 올라온 슬립은 오히려 자신의 하얀 허벅지를 승철에게 더 노출 시킬 뿐이었다.
“ 아.. 그만… “ 여인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가슴을 희롱하는 승철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을 승철은 놓치지 않았다.
승철의 허리가 굽는가 싶더니 입술이 여인을 텀하기 시작했다. “ 이마로… 코등을.. 그리고 입술을…”
여인은 입을 꼭 다문채 버티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고개를 돌이질 하면서 오히려 승철의 혀가 자신의 입술사이를 더 쉽게 들어오도록 하는 꼴이 돼버렸다. 여전히 이발이 단단한 성처럼 승철의 혀를 거부했지만 승철은 포기하지도 서두르지도 않았다.

여인의 몸은 승철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반응하고 있었다. 승철의 손 가락 하나가 여인의 배꼽 주변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여인은 처음인 듯 했다. 생명의 줄이 이어져 있었던 그 곳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강한 쾌감을 가져다 준다. 그러면서도 승철의 혀는 집요하게 성을 공격했다. 아니 꼭 닫은 성은 버려둔채 성 주변을 집요하고 다양하게 공략했다. 승철이 여인의 입술을 살짝 깨물기 시작할 때 성은 저 스스로 문을 열었다. 더 이상 숨을 곳 없는 혀는 승철이 불러내지 않아도 저 스스로 승철의 혀를 받아 들였다.
달콤했다…

승철은 여인이 蔓?의자를 살짝 기울여 베란다로 향하도록 돌려 놓았다. 커튼 뒤에 숨은 그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