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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魂 無影客! - 1부3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00 850회 0건
황포괴인이 궁단향의 저고리를 움켜쥐고 무자비하게 잡아 벗겼다. 눈같이 하얀 그녀의 속살이 짐승 같은 황포괴인을 욕정을 더 자극했다. 황포괴인은 자신의 입술을 쓰윽! 문질렀다. 아울러........

찌익!

궁 단향의 의복은 이내 황포괴인의 거친 손길에 갈가리 찢겨 나갔고, 삽시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는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아직도 농익은 그녀의 젖가슴과 가녀린 허리, 그리고 탐스런 둔부가 그대로 들어났다.

"으윽....!"

설 무영의 눈앞에서 그의 어머니가 겁탈을 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설 무영의 입에서 울컥! 한 움큼의 피를 쏟아냈다. 백설같이 흰 피부, 나이는 속일 수 없다 해도 농익은 몸매는 황포괴인을 광인으로 만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궁 단향의 조각 같은 젖무덤, 아직도 젊음을 유지한 하복부, 백옥 같은 둔부와 허벅지가 윤기를 발하고 있었다. 황포괴인이 그녀의 둔덕을 감싸고 있는 음모를 손으로 쓰윽! 쓰다듬었다. 설 무영의 시야에 황포괴인의 네 개 뿐인 손가락이 들어왔다. 황포괴인의 왼손 손가락 중 약지가 없었다.

사내의 네 손가락이 다시 그녀의 음부를 더듬었다. 이질감을 느낀 그녀가 희미하게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는 기겁을 하였다. 그녀는 양손으로 젖가슴을 감추며 허벅지를 조아렸다. 그리고 목청을 높여 울부짖었다.

"안 돼~! 아악.......!"

그녀는 젖가슴을 감추었던 두 손으로 허벅지 사이를 가리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여인의 은밀한 비역은 작은 여인의 손으로 가리기에는 너무나 풍요로웠다. 그녀가 허벅지 사이를 감춘 손 밖으로 검은 음모가 일부가 빠져 나와 보였다.

"그렇지! 크크크.....,! 앙탈을 부리니 감칠맛이 더 이 어른을 즐겁게 하는군."

황포괴인이 궁 단향의 두 손을 움켜쥐고 자신의 하의를 벗어 버렸다. 그리고는 그녀의 농익은 젖가슴을 입안에 가득 넣었다. 그녀는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치며 아우성쳤다.

"하 악! 제발~! 차라리 날 죽여........"
"그래 잠시 기다려. 황천으로 보내주마........!"

무공도 없고 혈도를 잡힌 그녀로서 자진할 수도 없었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설 무영을 등지고 서 있는 황포괴인이 그녀의 양 허벅지를 잡아 당겨 벌렸다. 꼼짝할 수 없는 설 무영의 눈앞에 하의를 벗은 황포괴인의 엉덩이가 들어났다. 그리고 괴인의 허벅지 밑으로 발가벗겨진 어머니의 치부! 설 무영은 차마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이 악마들아! 안 돼........!”

부르짖으며 몸부림치지만 설 무영은 꼼짝할 수도 없었다. 황포괴인의 엉덩이 사이에는 발기된 흉물이 덜렁거렸다. 황포괴인이 궁 단향의 양쪽 허벅지를 잡고 당겼다. 설 무영의 시야에 허벅지가 벌어진 어머니의 은밀한 비역이 들어나 보였다. 검은 음모와 은밀한 비역의 진홍빛 살갗이 조갯살처럼 벌어져 있었다.

설 무영이 남녀가 교접하는 음양방중술의 이론을 익혔지만 실제로 여자의 음부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혈도가 잡혀 꼼짝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황포괴인의 육중한 몸이 궁 단향의 육체위로 몸을 실었다. 그리고 그가 어머니의 은밀한 비역 안으로 흉물을 밀어 넣는 모습에 설 무영은 고개를 돌리며 치를 떨었다.

“개 같은 놈들.......”
"안 돼......!"

궁 단향(弓端香)의 입에서 절규가 터지며 사력을 다해 허리를 비틀어 사내를 피하려고 허우적거렸다. 그러나 그녀의 거부하는 목소리는 사내를 더 자극할 뿐이었다. 황포괴인의 육중한 몸이 그녀를 짓눌렀다. 시선을 돌렸던 설 무영의 눈에는 핏발이 섰다. 사내의 흉물이 어머니의 비역 안을 꿰뚫고 들어갔다.

"아 아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그녀의 육체가 작살이라도 맞은 듯이 퍼덕거렸다. 궁 단향의 은밀한 비역 안에 황포괴인의 흉물이 뿌리까지 박혀 있었다. 동시에 엉덩이를 앞뒤로 흔드는 황포괴인의 입에서는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순간 궁 단향의 몸이 반사적으로 흔들렸다. 충격을 견디지 못한 궁 단향은 또 다시 아득히 혼절하고 말았다.

"어…머…니! 으 으흐흑.......!"

어머니가 능욕당하고 혼절하는 광경을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설 무영의 가슴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고 있었다. 그가 차마 눈뜨고는 보지 못할 아수라(阿修羅) 지옥이었다. 황포괴인의 봇물 터지듯이 쾌감에 젖은 신음과 함께 궁 단향의 발가벗겨진 육체는 파도치듯 흔들리고 허벅지와 둔부가 출렁 거렸다.

황포괴인은 욕망으로 눈을 번들거리며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그는 궁 단향이 혼절한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욕정에만 몰두했다. 사내의 몸이 미친 듯이 진퇴하고 그녀의 들어 올려진 다리는 허공에서 힘없이 흔들렸다. 허벅지와 하복부가 잇닿아 마찰하는 소리와 괴인의 거친 숨소리가 어우러졌다.

“헉~! 이 어른을 미치게 하는 군. 허 억~!”

황포괴인이 궁 단향의 허리를 들어 올리며 안간힘을 썼다. 바라보고 있는 설 무영의 시야에 어머니의 비역 안을 꿰뚫고 드나드는 거대한 흉물이 그대로 들어나 보였다. 그녀의 비역 안에서 흉물이 빠져 나올 때마다 뿌연 진액이 흘러 넘쳤다. 혼절한 그녀의 육체는 야수의 발광으로 반사적으로 흔들릴 뿐이었다. 진기가 빠진 설 무영은 머리를 흔들며 괴인들을 저주했다.

“그, 그만.......! 어머니를 살려줘.”
“헉, 헉, 헉, 허 윽~!”

궁 단향의 허리를 들어 올려 연신 비역 안으로 흉물을 진퇴시키는 황포괴인의 숨소리는 점점 더 거칠어졌다. 흑포괴인은 그 광경을 팔짱을 끼고 바라보고만 있었다. 설 무영의 눈동자에서는 피눈물이 쏟아졌다. 그러나 누구도 그를 도와줄 사람은 없고 집안은 황포괴인의 거친 숨소리와 하복부가 부딪는 소리, 분비물이 으깨지는 소리와 습한 열기로 가득했다.

“턱, 턱, 턱, 찌 거덕. 찌걱! 턱, 턱.......”

"헉~! 허 걱!"

이윽고 절정에 도달한 황포괴인이 신음을 토하고 그녀의 몸에서 벗어났다. 황포괴인이 부스스! 일어나서 바지를 추켜 입었다. 황포괴인의 더러운 욕망으로 뿜어낸 액체가 궁 단향의 하복부를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이어서 기다렸다는 듯이 흑포괴인이 쌍장을 휘둘렀다. 쌍장에서 기괴한 적운이 쏟아져 나와 궁 단향을 향해 쏟아졌다.

"스스스~! 파팍........!"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궁 단향의 몸은 하나의 핏덩어리로 변해 뒹굴었다.

"으으윽..쿡!"

설 무영은 충격을 받고 풀썩 쓰러져 정신을 잃고 말았다. 아! 인륜을 무시한 사악한 악귀들에 의해 설 무영의 부모는 원귀(怨鬼)가 되고 말았다. 그들이 원귀가 된 흙담집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참상과 온통 피비린내로 가득 차있다.

처절한 피로 얼룩져 두개의 핏덩이로 변한 시신!
사악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던 흑포괴인은 기이한 웃음을 짓는다.

"아우~! 가세."

흑포괴인이 혼절한 설 무영을 옆구리에 끼고 움막을 나섰다. 황포괴인도 멀리 사라지고 있는 흑포괴인의 뒤를 쫓아 경공을 펼쳐 몸을 날렸다.

설 무영을 옆구리에 낀 흑포괴인과 황포괴인이 지나고 있는 곳은 맥적산 중턱.
맥적산을 넘으면 변황으로 이르는 길로 접어든다. 그들이 가고 있는 소로(小路) 좌측으로는 석산과 숲으로 뒤덮인 절경이 펼쳐진 계곡이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깎아지른 절벽을 끼고 솟아있는 망혼애(忘魂崖)로 향하는 길이다.

망혼애에서 마주 보이는 단애 사이는 그 깊이를 모를 만큼 까마득한 절곡이 있다. 그들은 맥적산을 돌아 변황으로 가는 중이었다. 갈래 길에서 그들은 우측 소로를 따라 빠른 경신술을 발휘하고 있다.

그들이 가고 있는 계곡 우측은 절벽이고, 아득한 절벽 밑으로 흐르는 물살은 서경산(西傾山) 동쪽 기슭에서 발원하여 임배현(臨胚縣)과 영정현(永靖縣)을 지나 황허강(黃河)으로 흐른다. 그 급물살을 바라보고 있는 절벽 위에는 고고(古孤)한 성(城)이 기암괴석(奇巖怪石)과 숲 사이에 가려져 있다.

도화성(桃花城), 봄이면 계곡은 복숭아꽃으로 군락을 이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 옛날 삼국시대에 촉한(蜀漢)을 물리친 사마씨(司馬氏) 일가가 세웠다는 고성(古城)으로 도화성의 주인은 황보전장(黃寶錢莊)의 장주이기도한 금화상군(金貨商君) 금원상(錦圓常)이다. 금원상은 감숙성에 본장과 중원 여러 곳에 분장을 둔 황보전장을 통하여 중원의 자금을 떡 주무르듯 주무르는 중원 제일의 갑부다.

몰락한 사마씨 후손은 금원상에게 거금을 빌려 썼고 상환치 못하니 금원상은 울며 겨자 먹듯 도화성을 상환금(償還金) 대신 받았다. 그러나 너무 오래된 도화성은 금원상에게 불필요하여 지금은 폐성(廢城)이 된 곳이다.

도화성이 바라보이는 작은 분지(盆地), 분지 한 귀퉁이에 인척이 없는 폐가(廢家)가 보인다.

"형님, 갈 길이 먼데, 잠시 쉬었다 가시죠?"

뒤쳐져서 오던 황포괴인이 숨을 몰아쉬며 흑포괴인에게 말했다. 그는 금수(禽獸)만도 못한 짓거리로 욕구를 풀고 배설한 탓인지, 피곤한 것을 느낀 것이다. 앞장서 가던 흑포괴인이 뒤를 힐끗 처다 보고는 폐가(廢家)로 향한다.

"푸드득...!"

폐가에 둥지를 틀고 있던 이름 모를 들새가 그들의 방문에 놀라 날갯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들은 폐가 안으로 들어갔다.

"털썩~!"

옆구리에 끼고 있던 설 무영(渫霧影)을 짚더미에 던지고 그들은 마룻바닥에 주저앉았다. 뚫린 지붕 사이로 햇빛이 강렬하다. 그 지겨운 폭우 뒤의 습기를 동반한 날씨가 후덕 지근하였다.

(아! 어떻게 하든 이들의 손에서 풀어나야 하는데.....)

혼절했든 설 무영은 진작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그는 아직도 죽은 부모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는 가문의 업보를 풀어야 할 막중한 책임뿐만 아니라, 부모의 원수를 갚아야만 했다. 하기에 그는 피눈물도 이미 말라 버린 상태였다.

설 무영의 심장은 오직 원한에 대한 복수로만 가득 끓어오르고 있었다. 그럴수록 그는 냉정을 되찾고 있었고, 눈빛은 상처받은 맹수가 돼 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괴인들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가야 한다.

"아저씨! 나 좀 움직이게 해줘?"

눈을 껌벅이는 설 무영이 찍힌 기혈을 풀어 달라고 하였다.

"무엇하게...?"

그가 기절해 있는 줄 알았던 흑포괴인이 황급히 묻는다.

"싸러 가요..."
"!?........"

흑포괴인이 쓰러져 있는 설 무영을 잠시 내려다보고 생각하더니 찍힌 혈도를 풀어 주었다. 설 무영은 슬그머니 일어나서 구석 진 곳을 향해갔다. 그래도 의심스러운 흑포괴인이 일침을 놓는 말을 뱉었다.

"딴 짓하면 알지...?"
"싸는데 뭔 딴 짓....!"

설 무영은 퉁명지게 쏴 부치며 뒤도 안 돌아보고, 구석의 측간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무데나 싸지 않고…….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게……."

그제야 흑포괴인이 대수롭지 않은 듯 마룻바닥 위에 벌렁 누웠다.

(어떻게 해야 이 자리를 피하지?......)

설 무영은 쪼그리고 앉아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엉기성기 엮어 놓은 나무토막 틈으로 괴인들의 모습이 힐끗 보였다. 사방과 위를 봐도 그들의 눈을 피해 도주할 곳이 안 보인다. 밑을 쳐다봤다. 어둠 컴컴해서 깊이를 모르겠다. 까마득하게 멀리 협곡 밑으로 사납게 격랑의 몸부림치는 물소리가 들렸다.

(저 소리는 급류.... 허지만, 어딘가로 흐른다!. 그렇다면....!)

설 무영의 머리가 빠른 회전을 하고 있다.

스으....윽!

생각을 마친 설 무영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발 디딤 석판 사이 어둠속으로 몸을 던졌다.

".......!?"

디딤판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고 두 괴인이 벌떡 일어났다.

"무슨 소리가 났잖아…….무슨 소리지?"

설 무영이 소리를 죽여 뛰어 내렸지만, 일 갑자 이상의 내공을 지닌 두 괴인이 못 들을 리 만무하다. 흑포괴인이 번개같이 뒷간 문을 열어 젖혔다.

"여우같은 놈이......."

흑포괴인이 두리번거리다가 발판 밑을 처다 보았다. 사납기 그지없는 격랑이 날뛰는 소리 외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 후, 어둠 저편 밑에서 철석! 하고 물속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왔다.

"미련한 놈!. 죽는 줄 모르고....쩝!"

흑포괴인이 입맛을 다시고는 뒤 돌아섰다. 뒤 쫓아 온 황포괴인이 발판 밑을 쳐다봤다.

"그러 길래…….없애 버릴 건데요……."
"아깝기는 하지만, 걱정 마세…….아우님! 그곳은 천길 계곡……. 대라신선(大羅神仙)도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

흑포괴인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변황에 갈 필요도 없잖아 여!? 형님!"
"할 수 없지.......! 남해(南海)로 돌아가 모두 죽인 걸로 보고해야지..."
"네....!"

황포괴인이 음흉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폐가를 나와 오던 길을 되돌아 경공을 펼쳐 사라졌다.

황하(黃河)의 어느 강가.
깎아지른 듯 가파른 절벽, 오랜 세월을 버텨온 고송(古松)들, 한가로이 높나드는 새들, 고요한 풍경. 거센 물줄기가 용솟음치는 소리 외에는 인척이 없다.

그리고 강변에 검은 물체.
반쯤 물에 잠긴 인간의 몸뚱이, 죽었는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따금 굽이치는 물결이 장포자락을 흔든다. 검은 물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 발 그리고 육체가........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으으으......"

검은 물체가 부스스 일어나 앉았다. 측간 밑으로 몸을 던진 그 소년이었다. 부모가 무자비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울분을 견디지 못했던 설 무영(渫霧影).

오! 그가 어떻게 살아날 수 있을까.
그랬다!. 그의 몸은 예삿 몸이 아니지 않는가.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없는 업보를 타고 태어났고 십대를 내려오며 비공으로 단련되어 태어난 몸. 그래서 그는 황하(黃河)의 거센 물줄기에서도 살아 날수 있었다.

몸은 허기져 말랐지만, 오뚝한 콧날, 수려한 용모, 부리부리한 눈동자, 짙은 검미가 꿈틀거렸다. 그의 눈동자가 맞은편 계곡을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 속에서 강렬한 빛을 발한다.

"아! 난…! 난, 살아있다.......!"

설 무영(渫霧影).
윤회역근대승공으로 한 줌의 숨만 붙어있어도 살아나는 지체가 아닌가. 살아남는다는 것에 익숙해졌건만, 그는 살아있다는 것에 새삼스럽게 희열을 느꼈다.

"내가 태어난 목적은.......!? 살아있는 목적이 무엇이냐? 내가 세인들에게 가르쳐 주마!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의 각막 속으로 핏덩이로 변한 부모님의 시신이 떠올랐다.

"아~! 아버지…! 어머니.......!"

그는 야수처럼 포효하건만 목구멍에서 절규로 변하고 만다. 그의 짙은 눈동자에 왕방울만한 눈물이 주르륵 떨어졌다.

"크크크...큭...!"
(내가 약해지면 안 된다! 내 목숨은 내 것이 아니다. 가자~! 가!)

으 직~!

그는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고 일어섰다.

"음......!"

그의 몸이 휘청 거렸다. 벌써 며칠째, 허기진 상태에서 생사의 난관을 뚫고 나왔다.

"가자! 가야한다.......!"

설 무영은 휘적휘적! 황하(黃河)를 벗어나고 있다.

장안성(長安城).

중국 역대 황실의 도읍지였고 멸망한 당(唐)황조의 황실이 있던 성(城).
당금 중원대륙은 사치(奢侈)와 주지육림의 호화로운 생활로 국력을 낭비한 황실의 힘이 약해진 오대십국(五代十國)시대를 맞이하여 환관과 부호들의 득세로 온갖 부정과 부패로 인해 백성은 헐벗고 굶주려야 했다.

황실의 혼란을 틈타 각 지역의 절도사(節度使)들이 새로운 왕조(王朝)를 일으키는 군웅할거시대, 그야말로 무인 통치 시대였다. 그러한 군웅들이 점거하고 싶은 성이 장안성이다. 당대 중원의 최고 대도시이자, 황실의 번영을 상징하던 도시이다.

동서로 열두 개의 성문과 이장 높이의 성벽으로 에워싸여 있다. 북으로는 황제가 주거했던 태극궁, 관청가인 황성, 남북 열한개의 도로, 동서 열네 개의 도로가 있다. 주작대로(朱雀大路)의 폭만도 오십 장이 되고, 왼쪽거리에는 관료들이 사는 서시(西市)이며 낙양으로 가는 길이 있고, 오른쪽은 상인과 서민이 사는 동시(東市)로서 서역으로 가는 길이 있다.

장안성(長安城)은 웅장하고 찬란한 성곽이 대륙제일의 건축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서시(西市)의 주작대로(朱雀大路)에 즐비한 고루거각(高樓巨閣)들. 이곳에는 세인들을 지배하는 왕후장상(王侯將相), 고관들과 황족(皇族)과 모든 세인이 부러워하는 거상(巨商), 대부호(大富豪)들이 거드름 피는 곳이다. 동시(東市)를 벗어난 변두리에는 갖은자들을 부러워하며 서민(庶民), 빈민(貧民)들이 하루를 산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갖은 자(者)와 갖지 못한 자(者), 소유(所有)와 무소유(無所有).
소유한다는 것만이 행복은 아니다. 무소유라는 것은 인간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소유한다는 것은 또 다른 욕망을 낳고, 소유하는 만큼 유지해야하는 경제적, 심적인 고통을 수반한다. 그러나 갖지 못한 자는 천대받고 주눅이 든다.

"휘 이~잉!"

한차례 북풍이 옷깃을 스민다.
겨울이 오려는 모양이다. 갖지 못한 자들에게는 더 더욱 가슴시린 계절이다. 부를 누리는 자들은 장안성내를 호화찬란한 마차를 타고 거들먹거리지만, 그렇지 못한 자들은 장안성을 수호하는 금의위(錦衣衛)의 예리한 눈초리에도 오금을 피지 못하고 걷는다.

"어 그적…! 어 그적…!"

동시(東市)의 반점(飯店)과 주루(酒樓), 상점(商店)들이 즐비한 거리를 태연하게 걷는 소년 걸인이 있다. 너덜너덜 떨어진 회색장포를 몸에 걸친 장발소년! 설 무영(渫霧影)!. 그는 거의 탈진 상태이다. 오직 신념만으로 버티고 있다.

"터 덕…! 터 덕…!"

걷고 있다. 의식이 몽롱한 그는 의지 하나만으로 마냥 걷는다. 비단으로 몸을 감싼 세인들 사이를, 금의위(錦衣衛)의 예리한 눈초리도 무시한 채 걷고 있다.

"저…! 저, 여보세요."

그가 어느 귀공자의 찬연한 청색도포자락을 움켜쥐었다. 귀공자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힐끔 쳐다본다. 눈살이 찌푸린다. 꾀죄죄하게 다 떨어진 옷에 퀴퀴한 냄새와 엉클어진 머리카락의 몰골을 보는 귀공자가 눈살을 찌푸린다.

"이건 뭐야? 거렁뱅이 질을 하려면 잔치 집을 가야지!"
"퍽~!"

귀공자의 발길이 설 무영의 턱에 작렬한다. 설 무영의 입에서 피가 튄다. 그러나 설 무영은 핍박에 익숙한 몸, 다시 달려들어 청색도포를 잡는다.

"저…! 죄송하지만, 불망객(不忘客)님을 찾는데........"
"퍼…퍽~!"

다시 귀공자의 발길이 설 무영의 가슴을 거세게 걷어찼다.

"에이 정말 재수 없네! 퇴~엑!"

설 무영의 몸이 삼장 밖으로 나동그라졌다. 귀공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침을 뱉고 제 갈 길로 휑하니 발걸음을 재빨리 옮겼다.
삼십을 넘어 보이는 중년부인이 지나간다. 비단 옷으로 몸을 휘감았어도 풍만한 몸매가 그대로 들어나 있다. 설 무영은 다시 여인의 앞을 가로 막았다.

"저…! 불망객(不忘客)이라고 아시나요?"
"퍽~!"

(띠그랄! 발로 차고 지랄들이야........내가 동네북인가~!)

보라색 가죽신이 설 무영의 머리통을 걷어찬 것이다. 여인의 뇌쇄적적인 눈초리가 그를 징그럽다는 듯 내려다본다. 표독스럽다.

"금의위(錦衣衛)는 뭐하는 거야? 이런 것들 안 잡아가고........!"

여인은 벌러덩 자빠진 설 무영을 신경질적으로 바라보곤 바뿐 걸음을 옮긴다.

"아......!"

벌써 몇 번째 인가, 설 무영의 가슴에 절망감이 스며든다.

"뚝딱…! 뚝딱......!"

세인들에게 핍박을 받을 때마다 그의 가슴에는 맥박 치는 소리와 아울러 허기진 뱃속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한없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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