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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애루주 - 6부12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02 524회 0건
음애루주-60


완연한 여름에 가까워졌다고 알리는 듯 따가운 햇살 사이로 말을 탄 일단의 무리들이 관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무리의 대부분이 젊은이들인지라 제법 시끄럽지만 지나치는 상인들이나 행인들 누구도 그들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급급하게 대로 가운데를 비워주거나 살짝 고개를 숙이며 예우를 갖춘다.
그리고 무리들은 그런 행인들의 모습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자네 유백이라고 했었지, 아 그렇군, 내가 하대해도 괜찮겠는가?"
"편하게 대하셔도 됩니다. 저보다 나이도 많으시니 부담가지지 마십시오."
"고맙군, 자네에게 말을 놓으면 미녀들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거든."
슬쩍 말머리를 돌려 다가온 남궁 천에게 유백이 부드러운 미소로 응대하자 남군 천 역시 마주 웃으며 농을 꺼냈다.
"음...흑빙선녀 한 낭자와 투화란 손 낭자가 자네를 주군으로 모시고 있다고 하고 맹주님과 어르신들이 허락한 일이니, 내 그리 불만을 가진 것은 아니네만.. 어쩌다 보니 부족하나마 이 몸이 육룡의 수장을 맞고 있지 않은가?"
고개를 끄덕이는 유백의 모습에 남궁 천은 담담하게 말을 잇는다.
"물론 무림맹에서도 알아주는 고수이신 청일검 환 대협께서 같이 하고 있지만 그분이 말씀하시길 우리가 감당치 못할 적이 아니라면 나서지 않고 조언 정도만 하시겠다고 하시는군. 앞으로 정도 무림맹의 미래를 짊어 져야 할 우리들의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서라지만... 덕분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되었네.
그래도 이왕 맡은바 최선을 다 할 생각이지. 그렇기 위해서라도 일행의 무위는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별다른 자부심을 나타내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말 하는 남궁 천의 얼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해서... 다른 육룡은 물론이고 한 낭자나 손 낭자의 무위는 들은 바도 있고 나름 격은 바도 있기에 내 얼추 짐작은 할 수 있네만... 자네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네. 만약 적을 만나거나, 싸움이 벌어진다면 내 나름대로 판단을 내려야 하니, 자네 무위에 대해 좀 알고 싶군."
"글쎄요? 무위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인지 모르겠습니다만....하하하하. 걱정 마십시오,
그래도 육룡 분들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겁니다. 여차 하면 누님들 뒤에 숨을 작정이거든요. 하하하하"
유백과 남궁천의 대화에 은근히 귀를 기울이던 일행들의 눈길에 비웃음이 걸렸다.
다만 유백의 능력에 일부분이나마 보았던 설영과 유하 그리고 제갈 연만이 쓰게 웃을 뿐이다.
"훗...그런 것 치고는 자네는 검과 도를 둘 다 가지고 있지 않은가? 내 부족한 식견이기는 하나 강호에 그런 무공은 드물뿐더러 대부분이 아주 굉장한 위명을 가진 것으로 아는데...."
은근한 남궁 천의 말을 유백은 부드럽게 흘러 넘겼다.
"전에 말씀드렸다 시피 저는 한분에게 시사 받은 게 아니라서 어쩌다 보니 검과 도를 모두 들고
있습니다만...그저 스승님들에게 배운 게 있기에 들고 다닐 뿐, 그런 전설적인 위명을 가진 무공과는 거리가 멉니다."
유백의 말에 설영은 기어코 한숨을 내뱉었다.
[그저 들고 다닐 뿐이시라니...]
설영의 내심에도 남궁 천과 유백의 대화는 여전히 이어졌다.
"그런가? 음.. 그러고 보니 자네의 모습에서 그다지 내공을 익힌 흔적은 보이지 않는군. 태양혈도 그렇고.. 혹, 외공을 익힌 것인가?"
"외공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몇 가지 간단한 권각술은 조금 익히고 있습니다."
까득!
"유하 소저, 무슨 기분 나쁜 일이라도...?"
"닥치고 니 갈길 가!"
멍청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팽욱에게 욕지거리를 내뱉은 유하는 속으로 연신 투덜거리며 유백에게 입술을 삐죽였다.
[그게 간단한 권각술이면 우리 사부가 무덤에서 뛰쳐나오겠다.]
설영과 유하의 모습에서 무엇인가를 착각한 것인지 남궁 천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흐음.... 그것뿐인가? 그래도 자네 또한 무인 아니었나, 스스로의 실력 정도는 알고 있을 텐데?"
"하하하. 아직 경험이 일천하여 스스로 가진바 무위에 대한 평가도 어렵군요. 그저...."
"그저?"
"스승님들께서 말씀하시길, 어디 가서 맞고 다니지는 않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쾌활하게 웃는 유백의 모습을 바라보며 제갈 연은 한숨과 함께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그 누구도 아니고 다름 아닌 십칠광천마 어르신들이 그리 이야기 하셨다니...이 무슨 괴물인가요.]
뚱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세 여인의 눈길에 내심 어깨를 움츠리면서도 유백은
남궁 천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하하하.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경험이 일천하여 스스로의 힘도 잘 모릅니다. 나름 단련하기는 했으나 육룡 사봉 분들에게 비견될 바는 아니겠지요. 혹, 싸움이 벌어지거든 그저 숨어 있을 생각입니다.
누님들이 강하니 제 한 몸이야 지켜 주실 수 있겠지요. 위명 높은 육룡 사봉의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습니까. 하하"
일행들의 비웃음 섞인 눈길에도 아랑곳 않고 크게 웃는 유백의 모습에 설영과 유하가 무어라 입을 열려던 찰나 제갈 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적당히 하세요. 주인님.
제갈 연의 갑작스런 말에 일행들의 얼굴에 커다란 동요가 생겼다.
"주, 주인님?"
"무...무슨 소리입니까. 연 낭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쏟아지는 질문에 평소의 부드러운 눈빛과 미소로 되묻는 제갈 연의 모습에 일행들의 눈길이 유백에게 쏠렸다. 유백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눈길에 아무렇지 않은 듯 평온을 가장하고 여전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지만 내심은 그렇지 않았다.
강호에서 타인에게 목숨을 구원받거나 그에 준하는 은혜를 입었을 경우 때때로 강호인들은 은혜를 갚기 위해 스스로 몸종을 자처하거나 혹은 그의 가신이 되는 일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문파의 경우 장로 직에 준하는 대우를 받기도 한다.
그렇기에 설영과 유하가 남자에게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게 받아 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제갈 연은? 분명히 이틀 전에 제갈 연은 유백을 공자님이라고 불렀다. 고작 이틀 만에 더군다나 무림맹에서 만난 이들 사이에 무슨 은원이 생길 것이며 무슨 심경의 변화란 말인가.
당장에라도 묻고 싶은 것이 있다는 눈으로 자신을 힐끔거리는 일행들의 모습에 내심 한숨을 내쉬는 유백이었다. 앞으로 이들과 함께하는 동안 귀찮은 질문 공세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일부러 그러신 거죠?-
갑작스런 유백의 전음에 앞서나가던 제갈 연이 고개를 돌리며 잔잔한 미소를 소매로 가리며 눈웃음 쳤다.
-무슨 말씀이신가요? 앞으로 공자님을 주인님이라고 부르기로 했잖아요? 그제는 설영 언니와 유하도 공자님을 주인님이라고 부르기도 했었고.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곤란한데요. 주인님에게 머리를 굴리는 책사는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제 주인님이 되시기를 원하셨잖아요? 주인님의 일초 지적도 안 되는 자들의 비웃음을 받는 모습을 아랫사람으로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
내심 앓는 소리를 내던 유백은 장난기 가득한 눈망울로 자신을 바라보는 제갈 연에게 다시금 으름장을 놓았다.
-가장 지저분한 측간을 골라드리죠.-
-지저분하던 깨끗하던 측간은 측간이에요. 책사가 책략을 벌이다 실패하면 당연하게 대가가 따라와요. 전 실패했고 실패 한만큼 또 각오도 되어 있어요. 좋으실 대로 하세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제는 처음 말씀드렸던 대로 진짜 색욕에 타락해볼까 생각하거든요.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여전히 미소를 띈 제갈 연의 얼굴에서 승리감이 감도는 것을 놓치지 않는 유백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좋아요. 이번은 제가 진 걸로 하죠. 나중에 후회 하지 마시길, 그보다..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뜬금없는 유백의 말에도 제갈 연은 당황하지 않고 마주 전음을 보냈다.
-드디어 한번 이겨보네요. 그런데 그다지 기쁘지 않을게 또 슬프네요. 사도연맹은 아닐거에요. 사도연맹은 뒷골목의 종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들의 방식치고는 너무 일처리가 빠르고 정확해요. 더군다나 흔적도 너무 없어요. 사도연맹은 기본적으로 사파들의 연합이라 어떤 일을 행함에 있어서 빠를 수는 있어도 은밀함은 없어요. 은밀하게 하면 또 빠를 수가 없고요. 연합의 단점이랄까요?
또한 그 정도로 약학과 의술에 박식한 존재는 사도연맹에 없어요. 그리고 사도연맹의 맹주인 부방용의 방식도 아니고요.-
-부방용?-
유백의 전음에 제갈 연은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늘어놓았다.
-사파연합, 이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해득실을 따지고 필요에 의해 사파들이 연합한 모임에 불과했던 사파 연합을 일통하다시피 해서 하나의 조직으로 완전한 연맹으로 만든 사람이에요. 고작 삼십대 중반에 말이죠,
용어방이라는 삼류 문파 출신답지 않은 걸출한 무위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닌 인물이라고 하더군요. 만나본 적은 없지만 듣기로는 사파인 답지 않은 호걸이라고 하던데요?-
-그렇군요.. 그럼 마교라고 할수 있는 근거는 있나요?-
-천마신교에는 마의라는 걸출한 의원이 있어요. 또한 교주의 딸인 벽호란은 약의 제조에 뛰어나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하지만?-
-그 의도를 짐작하기 힘드네요. 공자..흠, 실례했어요. 주인님을 노리고 판 함정이라면 그 약은 주인님이 드셨어야 해요. 하지만 약은 건달들이 먹었어요. 주인님은 혹시 남색에 관심 있으셨나요?-
유백이 허옇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흔들자 제갈 연은 쿡쿡거리며 웃었다. 보기 좋은 미소 띤 얼굴을 바라보며 유백은 맹주가 들려준 이야기를 떠올렸다.

"자네가 준 약의 출처를 조사해보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
찾아온 유백에게 차를 권하며 맹주는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상한 점?"
"약의 존재를 알고 있는 자가 하나도 없었어. 첩자를 색출코자 뒷골목에 심어둔 무림맹 아이 들들조차 아는바가 전혀 없더군. 또한 애당초 뒷골목 건달들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약도 아니지 않은가."
"....저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하남 삼웅이라고 자칭하던 녀석들에게서는 무공을 익힌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는데요? 거기다 그건 연기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유백의 반문에 맹주 또한 심각한 표정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남삼웅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네, 허창 길목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거들먹거리는 뒷골목 패거리라 들었지. 가끔 허창 뒷골목패들에게 은자를 헌납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렸다고 하더군. 그런데..."
"그런데?"
"자네는 분명히 그들을 죽이지 않았다고 했지?"
맹주의 질문에 유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쓸데없이 피를 보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약의 부작용으로 이미 폐인이 되어버린 건달들에게 귀찮게 손 쓸 이유조차 없지요."
"문제는 그들이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것이지."
맹주의 말에 유백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무공에 의해서 입니까?"
유백의 반문에 맹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객잔에서 던져지다 시피 쫓겨난 그들이 목이 잘려 나간 채 마을 밖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네, 잘려진 단면이 깨끗한 것을 보아 단칼에 목이 떨어졌다고 추측하더군."
"아무래도 제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은 무림맹뿐만이 아닌 것 같군요. 문제는...무엇을 위한 미끼였느냐 하는 것입니다만..."
유백의 말에 맹주는 인상을 찌푸렸다.
"화혼마녀의 죽음은 강호에 널리 퍼졌네, 십칠광천마 어르신들 중에서도 빼어난 무위를 지니셨고 또한 유일한 홍일점으로 유명했으니 세인들의 관심도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 당연히 마교나 사파에도 소식은 들어갔을 터, 허나... 그 의중은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군."
"만마지옥의 간수들은 전부 무림맹 사람입니까?"
유백의 질문에 맹주는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만마지옥을 만든 것은 정사마 연합이 분명하지만, 죄인을 감옥에 가둬 귀찮음을 감수하기보다는 죽여 버리는 사파나 마교의 생리상 만마지옥을 관리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지, 그래서 명목상이건 실리를 위해서건 만마지옥을 관리하는 것은
우리 무림맹일세, 물론 이따금 그들 중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차마 죽일 수 없었던 자들 몇몇을 우리에게 보네 만마지옥에
가두기는 했지만...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그마저 십 년 전이 마지막 일세,"

-도무지 의중을 파악하기 힘드네요. 공...주인님의 존재를 알고 행한 일이라는 것은 분명한데, 그 의도가 너무 불명확해요.
분명히 치명적인 약이지만, 공...흠, 주인님의 정체를 안다면 그런 약을 주인님이 드시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알 테고, 또 설영언니와 건달들과의 정사도 공..흠,흠, 주인님이 즉흥적으로 허락하신 일이잖아요? 무언가 노리는 것이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 외에는 명확한 게 없네요. 하지만 가설정도는 새워 볼 수 있어요.-
맹주와의 대화를 떠올리던 유백은 제갈 연의 전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익숙하지 않다면 그냥 공자님이라고 해요. 가설이라면?-
-허락하신 거예요? 에...또... 어떤 식으로든 마교에서 공자님의 꿈을 알게 되었고 또 그 꿈이 진심인지 아니면 거짓인지 확인하고 싶었다면? 맹주도 공자님을 시험했다고 하셨죠? 맹주처럼...공자님의 진심을 확인하고 싶었다면 어떨까요?-
-확실히 말은 되는군요. 하지만 그런 귀찮은 방식을 취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게 이 가설을 불분명하게 만드는 문제에요. 어쩌면 다른 노리는 바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현재로선 이 가설 외에는 떠오르는 것은 없네요.-
제갈 연의 전음 끝에 기어코 한숨을 내쉬고 마는 유백이었다.
[세상은 혼자살 수 없다고 하지만.... 이런 은원과 인연은 달갑지 않은데 말이지...]
강호에 나올 무렵부터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던 일이었으나 생각 외로 일이 꼬이고 있었다. 스승들의 위명은 유백이 듣던 것 이상이었고
강호를 대변하는 삼대 단체들도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무림맹과 마교가 나선 이상 조만간 사도연맹에서도 나름대로 손길을 뻗어 올 것이다.
또한 어떤 단체나 개인이 나설지도 모른다. 거기에 역흑천홍교 문제도 있다. 단순히 무력으로 그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았다.
그저 기루를 차려 기녀들, 정확하게는 노예들과 오순도순 즐기며 살고 싶었던 유백으로서는 그리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런 유백의 내심을 헤아렸는지 제갈 연이 다시금 전음을 보내왔다.
-전 공자님이 말도 안 되는 무가지보를 언니들과 저에게 주는 걸로 미루어 보아 천하에서 가장 아름답고 강한 무위를 지닌 여인들로 이루어진
단체를 만들어 천하를 위시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는데요. 아닌 모양이네요?-
웃음기 어린 농담 섞인 전음에 유백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최강의 여인들로 이루어진 기루가 강호를 다스리는 겁니까? 후....재미있을 거 같지만 손님이 안 올 것 같은데요.-
-혹 모르지 않나요? 천하를 다스리는 여인들을 금자 몇 푼에 안을 수 있다면 손님이 몰릴지도 몰라요.-
-넘어가죠, 천하를 다스리며 그 와중에 기녀로 손님을 받으며 틈틈이 기루에 도전하는 단체들과 무인들을 상대하려면 정말 누님들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겠어요.-
-정말로 천하를 위시하며 명성을 떨치시는 일에는 관심이 없으시군요?-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앞의 얼간이들과 저를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아름다운 미녀라면 또 모를까? 천하 따위 저에게 있어선
한 푼 값어치조차 없어요.-
-호색한이세요.-
-네, 아름다운 기녀를 사랑하는 호색한 입니다.-
유백의 꾸밈없는 전음에 쿡쿡거리며 웃던 제갈 연은 설영의 묘한 눈초리와 뚱한 유하의 눈빛에 슬쩍 고개를 돌리며 죄 없는 말갈기를 거머쥐고 딴청을 부렸다.
-애초에 어느 정도 각오 하신일이잖아요? 단순히 미용과 호신을 위해 건네셨다고 보기엔 너무나 뛰어난 무공들과 영약들을
언니와 유하에게 건네신 것 만 봐도 그 정도는 짐작할 수 있어요.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해 설영 언니와 유하에게 무공서를 건네신 거고.
저 또한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몸은 지킬 수 있는 수단을 주시고자 하신 거잖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와 유하는 강해요. 저 또한 무위는 떨어지지만 부족하나마 머리는 있답니다. 그리고 건네주신 술법서도 있죠. 아침에 맹세한 대로 제 지식과 머리는 공자님을 돕기 위해 쓸 거예요.-
위로 섞인 전음에 유백은 여전히 설영과 유하의 눈길을 피해 딴청을 부리는 제갈 연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내심을 정확하게 읽어 내었다. 확실히 정체를 숨기고 싶었지만 완전하게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강호를 삼분하는 세 단체의 수장자리를 단순히 무위와 명성만으로 차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로 순진한 사람일 것이다. 홀로 고고하고자 하는 자신의 스승들이나 진정한 무인이 아니라 단체, 혹은 무리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를 알아야 하고 스스로 더럽힐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야 말로 가장 지저분한 머리싸움의 장이다.
알면서 이용하고 알면서 이용당하고 알기에 배신하고 알기에 숨긴다. 갖가지 모략과 음모의 다툼에서 살아남아야만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자신만큼 군침이 넘어가는 먹잇감이 또 있을까?
단순히 자신만을 노린다면 상관없으나 그들이 자신의 옆에 있는 여인들을 가만히 내버려 둘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혹 모를 위험에 대비해 가진바 무공을 나눠주었다. 이 똑똑한 여인은 그 사실을 지적하고 있었다.
자신이라는 힘과 배경이 생겼기 때문일까. 전에 없던 조용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제갈 연의 전음과 부드럽지만 더 이상 조심스러움이 사라진 미소에 유백의 얼굴에도 부드러운 미소가 어렸다.
[연 누님에게 힘이 있었더라면 정말 힘들었겠는걸, 맹주에게 고마워해야겠군. 맹주가 견제 해 준 덕분에 연 누님을 쉽게 얻을 수 있었으니.]
자신을 귀찮게 할뿐 이었던 맹주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유백은 다시금 전음을 보냈다.
-아무리 그러셔도 측간에서의 첫 경험은 양보 못해요.-
유백의 심술기가 가득한 전음에 제갈 연은 울상을 지었다.
-보통 이럴 땐 아, 착한여자구나. 용서해 줘야지, 이러지 않나요? 아무리 음란지체라지만 저도 여자라고요. 최소한 첫 경험만큼은 분위기 있는 아름다운 침상에서 겪고 싶어요.-
-제가 어디 보통이던가요?-
고개를 돌려 환하게 웃는 유백을 바라보던 제갈연의 어깨가 축 쳐진다. 그런 제갈연을 의뭉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설영과 유하의 얼굴을 뒤에서 바라보며 유백은 여전히 웃는 얼굴 그대로 쭉 뻗은 관도를 향해 말을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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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 .......
다람쥐 : ......
독자 : 에로는?
다람쥐 : ...........아핫~♡
퍽!
"커...커헉!! 허, 허리가...허리가,..."
"지금 석고대죄해도 부족할 판국에 역겨운 애교? 거기에 하트?
아주 그냥 매를 포크레인으로 퍼서 트럭에 담아 주시는구먼? 겨우 야구 빠따인게
다행으로 생각해라, 그래서 이번편에 대한 변명은?"
"에...에.. 그게 말이죠.. 챕터 재목 보시면 아시겠지만 강호거든요...
그래서요.. 나름 똑똑한 여자가 쉽게 넘어오면 그도 좀 아니지 않지
않을까도 생각은 하지만서도....."
"쓰읍~! 한국말로,"
"제갈 연 편 끝입니다!"
"좋아. 그럼 다음편은 에로에로 하겠구만, 넘어가 주지!"
"...........네??"
"........."
".........;;;"
"네? , 네! , 가 아니라 네??? , 야설 작가주제에 벌써 몇 편째 에로가
안 나왔는데.... 그래도 안 죽여 주고 참아 줬는데...
네!가 아니라 네??~~~~ 허허허허.. 티타늄 합금 9번
아이언 골프채가 널 몇 대 때리면 부러질지 오늘 한번 제대로 실험해 보자꾸나."
"꺄아아아악!"

으음... 이런 환청과 환각이 갑작스래 떠오릅니다...
금연의 휴유증이 심각하네요, 뻔뻔함이 갈수록 약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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