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

오늘은 H중학교에 교사로 발령 받은 첫날, 첫 출근일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서둘렀지만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다. 출근길의 지하철은 여느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한 정거장이 지나가자 지하철 안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 없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출근 첫날이어서 더욱 신경을 쓴 원피스와 코트가 만원의 객차 속에서 구겨지고 후줄근해지는 느낌이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문득 어떤 손이 엉덩이를 슬쩍 스쳐 지나갔다. 치한인가. 나는 긴장했지만 그 손길은 더 계속되지는 않았다. 내가 지하철에서 치한을 처음 만난 때는 여고 2학년 때였고 그때의 흥분과 긴장과 수치감을 나는 오랫동안 잊지 못했다. 그 후 나는 여러 번 치한의 손길을 경험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그 야릇한 긴장감과 흥분의 매력에 나도 모르게 내 몸을 열곤 했던 것이다. 치한의 손길들은 엉덩이나 허벅지, 가슴을 가볍게 만지고 지나가기도 했고 팬티 속이나 브래지어 속까지 손을 넣고 진하게 애무하기도 했다. 나는 그런 경험을 당하고 나면 오랫동안 그 느낌을 되살리면서 몇 주일동안 격렬한 자위에 빠져들곤 했다.
낯선 손길이 엉덩이에 다시 닿았다. 치한이구나. 나는 그 손길이 치한의 가벼운 입질임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몸이 경직되면서 숨이 가빠왔다. 그 손길은 나의 반응을 노련하게 파악해낸 것 같았다. 손길은 엉덩이에서 머물지 않고 코트를 조금씩 밀어 올리다가 내가 반항하지 않음을 확인하자 대담하게 치마 밑으로 손길을 밀어 넣었다.
안돼 오늘은 안돼 적어도 오늘은. 30분 뒷면 학교에 도착하는데.
옷이 구겨질까 난 걱정이 되었다. 다른 교사들이나 학생들을 처음 보는 자리에 다 구겨진 옷을 입고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손길은 멈춰지지 않았다. 손길은 능숙하게 내 팬티 위를 애무했다. 그는 여자의 성감대가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했다. 손길이 클리토리스를 부드럽게 애무해오자 난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자릿자릿한 흥분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 손길은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팬티를 밑으로 끌어내리고 있었다. 나는 그 손길을 거부하지 못하고 흥분상태에 빠져 엉덩이와 다리를 옆으로 약간 틀어서 팬티가 잘 내려가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 어느새 내 몸은 그 손길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었던 것이다. 팬티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그 손길은 내 몸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흥건히 젖어버린 내 몸은 손길의 주인에게 낱낱이 열리고 있었다. 뒤에서부터 그의 왼손이 다가오더니 내 왼손을 뒤로 당기기 시작했다. 어느새 그의 바지의 앞 부분은 열려있었고 그는 내 손길을 그의 바지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의 커다랗게 발기한 성기가 손 안에 들어왔다.
이제는 누가 치한인가. 남들이 본다면 내가 치한을 당했다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의 성기를 손안에 넣은 채 어쩔 줄을 모르고 그대로 있자, 그는 내 손을 나무라듯이 툭 치면서 손을 성기 위로 꾹 눌렀다. 그의 성기를 애무하라는 것이다. 나는 그의 성기를 부드럽게 잡고는 애무하기 시작했다.
남자의 성기는 언제 만져도 손 안에 가득 차는 즐거움을 준다. 대학시절 나와 섹스를 같이 한 여러 남자 중에서 한 남자만 빼고는 모두 커다란 성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들 남자들에게 유혹 받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성기에 유혹 받았고 나는 그 성기들에게 굴복했다. 그 그득한 성기가 내 몸을 뚫고 들어오면 나는 온몸이 그 성기에 꿰여 버리는 느낌이었고 나는 그들의 성적인 힘에 쉽게 눌려버리곤 했던 것이다.
뒤에 선 남자의 숨이 가빠왔다. 어느새 내 손바닥은 남자의 성기에서 흘러나오는 분비물로 끈적끈적해졌으며 그 남자의 손길아래 내 보지에서도 애액이 흘러나왔다. 서로의 숨소리가 점점 가빠졌다. 문득 그 남자의 성기가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자가 사정하려는 순간이라는 것을 난 순간 깨닫고 손을 빼내고 싶었지만 그 남자의 정액이 내 옷을 더럽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내 손바닥 안에서 그의 정액을 받기로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도 같이 오르가즘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그의 정액이 내 손바닥에 울컥거리면서 뿜어 나오는 것을 느낀 순간 그의 격렬한 애무 밑에서
나도 오르가즘에 오르기 시작했다.
오르가즘으로 아득해지는 바로 그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1미터쯤 떨어진 의자에 앉아있는 한 여자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안돼. 보는 사람이 있어.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난 오르가즘에 막 도달하고 있었고 멈출 수는 없는 것이었다. 난 눈을 감았다.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순간의 얼굴과 표정을 저 여자에게 낱낱이 보여주는 것이 수치스러웠지만 난 나 자신을 어찌할 수 없었다. 난 오르가즘에 몸서리치면서 눈을 조금 떴다. 여자는 조용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난 그녀의 조용한 눈길이 더욱 당황스러웠다. 나는 얼른 몸을 옆으로 돌리면서 내릴 준비를 했다. 다행히 남자는 사정한 후이어서 그런지 더 추근거리지는 않았다. 지하철이 서서히 역내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난 손바닥에서 흘러내리는 정액을 손수건으로 닦아 내면서 복도를 걸었다. 정액의 양은 많았다. 손수건 하나를 전부 사용해도 깨끗이 닦아낼 수 없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어느새 나는 지하철 역사를 빠져나와 멀리 보이는 학교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출근 첫날, 팬티 없는 치마 속으로 차가운 바람이 스며들었지만 아침에 만난 짜릿한 성적 흥분이 추운 느낌마저 밀어내고 있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