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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1 23:57 1,214회 0건
제 2부를 시작하면서 :

제가 8월 6일에 처음 두 편을 올려놓고 조마조마 했는데, 8월 20일에 모두 23편으로 1부를 엉성하게나마 막을 내렸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도 공부한답시고 소라넷 고수님들의 글들을 읽었습니다. 회색시대, 해뜰무렵, 뜨락에, 기러기 아빠, 등등.
또 네이버 웹소설에서 고결의 고결한 그대 등을 읽는 중입니다.

이러다 보니까 글을 쓰는 데 보다는 오히려 읽고 고민하는 데에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립니다.
제가 글을 잘 쓰지도 못하고, 또 글 쓰는 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인지 제 글은 자극적이지 않아서 급딸용으로 쓸 수도 없고, 문장도 매끄럽지 못하고, 형편없이 허접합니다.

그런데도 1부에서 보여주신 관심과 성원에 저는 몸둘 바를 모를 정도입니다.
조회수나 추천을 보면 한마디로 입이 쩍 벌어집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제 2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역시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계속해서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십시오.


* * *


남주 김태현은 과학고를 졸업하고 대한대학에 입학하여 한수정과 캠퍼스커플이 됩니다.
2학년 마치면서 한수정과 헤어지고 군에 입대합니다. 한수정은 캐나다로 유학을 가버립니다.
사람들은 남주가 한수정에게 차였다고 소문이 납니다.


이 글 제 1부는 남주 김태현이 제대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어렵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최수희와 육체적인 관계를 갖습니다.
PC방 사장 아이린(정혜영)의 아들과 딸에게 과외수업을 하는데, 아이린과도 육체관계를 맺습니다.
여고생 서지혜는 시시각각 태현에게 위험요소로 작용합니다.
학교에서는 윤기숙이 남들에게 보일 목적으로 태현과 사귀는 것으로 합니다.
남주는 과거에 CC였던 한수정과는 정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한수정의 귀국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2부를 시작합니다.


=*=*=*=*=*=*=



24. 방효은 & 여름 휴가 준비




5월 마지막 금요일이었다. 내가 퇴근 준비를 하려고 총무과 사무실로 들어서는데, 방효은이 뒤따라 들어온다. 방효은은 우리 <매장 감사팀>에서 일하는 알바생이고, 한남여대 컴퓨터 공학과 3학년이다.

방효은은 처음에 들어올 때부터 결코 쉽지 않았다. 방효은을 뽑을 때, 알바 구인 광고에 같이 지원해 온 학생들이 8명 정도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결정을 할 때 나와 최수희는 의견이 달랐다.

방효은 머리에는 빗질도 하지않은 푸석푸석한 모습으로 면접에 나타났다. 면접관이었던 나와 최수희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보였다.

물빠진 청바지는 허벅지 군데군데가 찢어져있고, 헐렁한 티셔츠차림이었다. 그리고 얼굴에는 강은영 과장처럼 검은색의 두꺼운 뿔테 안경을 걸치고 있었다. 그런데 내게는 방효은이 일부러 꾸미지 않은 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비록 옷과 머리에서는 약간 지저분한 느낌까지도 받았지만, 방효은의 미모는 그렇게 해서 숨길 수 없었다.

나는 방효은에게 물었다.



"몸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은데, 감기몸살이세요?"
"죄송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쌩쌩했는데, 오늘 아침부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매장 감사팀의 팀장인 최수희는 내 옆자리에 앉아서 방효은의 이력서만 들여다보고 있다. 그녀는 방효은에게는 눈길 한번을 주지 않는다. 나는 방효은이 지난번에 알바 했던 몇 가지를 물어보고 면접을 얼렁뚱땅 끝냈다. 나중에 나는 최수희에게 말했다.


"누나, 방효은으로 결정합시다."
"왜 방효은? 나한테는 별론데? 차라리 어제 왔던 구예선이 어때?"

"방효은이 컴퓨터공학과에 다닌다고 했거든요."
"웃겨. .. 막내 너 방효은 얼굴이랑 몸매 때문에 그러는 것 다 알거든요."

"누나도 참. .. 지금 미모 얘기가 왜 나와요? 미모보고 일 시킬래요?"

"야아아. 하루 종일을 같이 다니면서 일할껀데,
너야 당연히 예쁜 여자애겠지?
과장님도 너를 면접하고 나서 결국 마지막 결정을 너로 틀었잖아?"



최수희도 방효은의 미모를 눈치챈 것이 틀림없다. 최수희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나는 가슴이 뜨끔할 정도이다. 그렇지만 최수희는 투덜거리면서도 내 결정을 밀어주었다.

최수희는 방효은에게 합격통보를 했다. 방효은은 총무과로 출근해서 일을 몇 가지 배운 후에 나와 최수희에게로 왔다.

우리는 하루에 매장 한개씩을 감시한다. 그 후로 다른 과에서 두명이 더 지원을 오고, 알바생도 한명을 더 뽑았다. 우리가 하는 일에도 점차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다.

나는 나중에 방효은에게 물었다.



"면접때 왜 그렇게 꾸진 차림으로 왔었어?"
"오빠, 아무리 그렇게 해도 도저히 숨길 수가 없나봐. 하하."

"숨기긴 뭘 숨겨?"
"아이 참. .. 다 알면서?"



우리는 그 때까지 스마트폰에 내장되어있는 카메라를 사용했었는데, 앞으로는 몰카에 쓰이는 소형카메라를 쓰기로 했다. 나는 주말에 방효은과 만나서 전자상가에 가보기로 했다. 최수희는 이것도 불만이었다.



"전자상가에서 카메라 사는 일은 한 시간이면 충분할텐데, 그 후에는 뭐할꺼야?"
"두 시간 정도는 걸릴껄? 일일이 테스트도 해야 하는데."

"무슨 테스트를 해?"

"우리가 사려는 카메라는 무선 CCTV랑 비슷해요.
촬영하면서 저장도 하지만, 바로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살 때 미리 테스트를 해보고 우리한테 맞는 것으로 해야죠."

"그럼 잘 하면 하루 종일 걸릴 수도 있다는 말이네."
"그렇게 오래는 안 걸려요. 그런데 누나는 왜 신경과민인데?"

"신경과민이라니? 그야 뭐 .. 뻔하니까. .."
"뭐가 뻔해?"

"참새는 방앗간을 절대로 그냥 안 지나갈꺼거든요.
막내는 효은이랑 밥먹고, 신촌 가서 와인 마시고, 영화보고, 등등 .. 뻔하지. 안그래?"

"나, 주말 알바 때문에 그렇게까지는 시간이 많이 없는데요."

"시간? 시간이 없으면, 아마도 만들어내기라도 할껄?"
"그렇게 마음이 안 놓이면, 누나도 같이 가요."

"싫어. 내가 왜 너네 둘 사이에 껴서 눈치 먹냐?"
"그런 것 전혀 아니라니까. 누가 누나한테 눈치하는데?"



방효은과 나는 미리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두었다. 우리는 10가지 종류로 정하고, 전자상가의 매장으로 갔다. 내 노트북에 매장에서 권하는 카메라의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한 후에 10가지 기종을 모두 테스트 했다. 그 중에서 우리는 세가지 종류를 구입했다.

그런데 최수희의 걱정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토요일에 나는 일단 과외 수업을 오후 2시에 끝냈다. 방효은과 오후 4시에 만나서 전자상가에서 일을 본 후에, 강남으로 가서 영화를 보고, 같이 저녁을 먹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신촌으로 넘어가서 와인을 마시는 일은 하지 않았다. 이유는 권혜주가 알면 119에 신고할 것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농담이고, 권혜주를 통해서 윤기숙이나 오하영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세상이 조용할 것 같지 않아서이다.

이 날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진 이유는 전적으로 방효은에게 있다. 방효은은 일하러 나올 때에 주로 청바지와 헐렁한 티셔츠차림이었다. 그런데 그 날은 무지 짧고, 엄청 달라붙는 핫팬츠에 어깨끈이 매우 얇은 민소매를 입고 나온 것이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Y라인? 보고만 있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모습이다. 내가 예상하고 있던대로 가슴도 제법 큰 편이었다. 방효은의 몸은 옷이 가린 부분보다 옷 밖으로 드러난 부분이 훨씬 많다. 유리처럼은 아니지만, 그 정도로 맑고 투명한 피부를 보고 있으면 내 손끝이 달달 떨릴 정도이다.

이런 방효은의 몸에서 피어나는 향기마저 엄청 자극적이다. 방효은이 나를 따라다니면서 나에게 오빠 오빠 하면서 내게 팔짱을 꼈다. 그럴 때마다 내 팔은 일부러 뒤로 밀려가서 방효은의 가슴을 지긋이 누른다. 방효은도 분명 알고 있을 텐데,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 팔을 살짝 당겨간다. 딱 한번 나를 흘겨본 적은 있는데, 결코 싫어서 그러는 것 같지 않다. 방효은은 나를 보고



"이제 보니까 완전 나쁜 오빠네."



라고 말하고 살짝 웃는다. 보조개가 패이는 뺨이 발그레해지는 것이 너무 깜찍하다.

매장의 테이블에서 프로그램 테스트를 하면서도 방효은은 내 옆에 팔짱을 끼고, 나에게 찰싹 붙어 앉아 있었다. 방효은은 내 팔을 당겨간다. 우리가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을 때 방효은의 머리는 내 머리와 거의 닿아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내 쪽을 향하고 있어서 그녀의 숨결은 바로 내 귀로 쏟아진다. 도대체 날더러 어쩌라고? 나도 가끔씩 정신이 아찔 하며 숨이 막혀올 때가 있었다. 맑고 하얀 방효은의 얼굴에는 또다시 붉은 기운이 감돈다.

방효은과 나는 진짜 잘 어울리는 한쌍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를 힐끔거릴 정도이다. 나도 엄연히 건강한 남자인데, 이런 방효은을 일이 끝났다 고해서 어떻게 바로 집에 보내는가? 더구나 영화를 보고 나와서 방효은은 내게 말했다.



"원래는 친구 만나기로 했었는데, ... 걍 오빠랑 쭉 같이 있을래."



방효은은 휴대전화기를 꺼내더니 종료버튼을 눌러버렸다. 나는 감격해서 나도 방효은을 따라서 했다. 이날 저녁에 윤기숙의 3인방과 스터디 약속이 있는 날이다. 내일은 아마 한바탕 난리가 날 것 같다.

극장에서 나와서 저녁을 먹고 식당을 나선 시간은 밤 9시쯤이었다. 그런데 택시를 타고 내가 방효은을 그녀의 아파트 입구에 내려주고 내 오피스텔에 도착한 것은 새벽 3시가 다돼서였다. 우리가 푹 쉬고 다음날 아침에 집에 가는 것보다는, 오늘은 이 정도에서 그냥 헤어지기로 했기 때문이다.

집에 오면서 택시 안에서 나는 계속 방효은의 생각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팝콘을 내 입에 넣어주면서 벙효은은 손가락까지 같이 넣어주었다. 그럴 때마다 방효은은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내 생각에 그것은 분명 방효은이 일부러 그런 것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방효은이 전혀 놀라지도 않고 ,또 내 입에 들어있는 자기 손가락을 빨리 빼지 않고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팝콘 두개를 입안의 한쪽으로 몰고, 그녀의 손가락을 혀로 감아서 더듬으며 빨아버렸다.



"효은아, 미안해."
"아니야. 내 실수로 그런거야."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방효은은 젓가락을 쪽쪽 빤 후에, 고등어에서 가시를 발라냈다. 그 젓가락을 다시 입에 물고 쪽쪽 빤 후에, 고등어 조각을 내 입에 넣어주었다. 내 입에 들어온 그 젓가락을 나도 입술로 물고 쪽쪽 발았다. 방효은은 그 젓가락을 다시 자기 입에 넣고 쪽쪽 빤다. 내가 생선을 먹는 것을 바라보다가 나에게 물었다.


"오빠, 내가 주니까 맛있어?"
"황홀해. 미칠 정도야."


내가 한 이 말이 어떻게 거짓말일 수 있는가?

방효은이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일 때에는 민소매의 앞자락이 아래로 늘어지면서 벌어진다. 그러면 그 안에 들어있는 두개의 봉우리와 뽀얀 경치가 내 눈에 훤히 들어오면서 내 숨을 막히게 했다. 어쩌다가 한쪽 어깨끈이 어깨에서 팔로 미끄러져 내려가기라도 할 때의 아찔함이란, 아휴 ...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우리는 둘이서 소주 한병을 비웠다. 식당을 나와서 나는 방효은에게 물었다.



"소주 마신 것 괜찮니?"

"그게 뭐 어때서?
난 전혀야. 그거 한 병으로 우리 둘이 나눠 마셨는데."

"효은이는 술이 쎈가봐?"

"나, 그런 소리 쫌 들어.
그런데 오빠가 위험한데?
걸음을 똑바로 걷지 못하고, 자꾸 내 쪽으로 부딪혀오잖아."



나는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 내가 방효은 쪽으로 비틀거린 것은 결코 술 때문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뱉지 않았다. 방효은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나를 부축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가 가야 할 곳으로 갔다. 또 우리는 치뤄야 할 거사도 당당하게 치뤘다.

택시가 오피스텔에 와서, 내가 내렸을 때, 술은 이미 다 깼는데도 나는 약간 휘청거렸다. 내 오피스텔로 들어갔는데 지혜가 공부하다가 내 소파에서 자고 있다. 원피스는 아래자락이 위로 말려 올라가서 이미 티셔츠가 되어있다. 배꼽까지도 가리지 못하고 있다. 지혜가 자면서 몸부림을 친 것 같다. 하얗게 드러난 지혜의 몸에는 손바닥보다도 훨씬 작은 하얀 삼각 팬티가 지혜의 그 부분을 감싸고 있다. 그것도 좌악 벌린 허벅지 사이에서... 나는 요염한 지혜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두 눈을 꼭 감고 머리를 흔들었다.



"얘는 아직 고딩이야. 정신 차리자."



나는 지혜의 원피스자락을 끌어내려서 바로 해주었다. 지혜는 끔틀거리면서 신음을 쏟는다. 내 손이 가지 않아야 할 곳에 간 모양이다.


나는 샤워를 하고 침대에 들어가서 잤다. 다음날 아침에 아이린이 나를 깨웠다. 그녀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나를 보고 말했다.



"지혜가 어제 밤에 소파에서 잔 것을 알고 있어요?"
"내가 너무 늦게 들어와서 깨우지 않고 그냥 뒀어요. 걔 아직 거기서 자요?"

"내가 깨워서 내려보냈어요.
그런데 … 둘 사이에 아무 일 없던 것 맞죠?"

"누나! 내가 지혜를 어떻게 하기라도 했단 말이야?"

"아니, 그게... 그게 아니고 .."



그 날 낮에는 애들과 공부하고, 저녁에는 스터디에 나갔다. 어제 일에 대해서 나는 3인방에게 손바닥이 발바닥이 되도록 빌어야 했다.



"다 좋은데, 왜 전화기를 꺼놓는데요?"
"배터리가 ..."

"오빠가 배터리를 챙기지 않았다고?
그 거짓말을 지금 우리보고 믿으라고? 너희들 이거 믿어져?"

"절대 아니지.
커플링을 낀 여친은 챙기지 않아도, 충전기나 예비배터리는 목숨 걸고 챙기던데?"



나중에 공부하면서 나는 윤기숙의 눈치를 계속 살폈는데, 윤기숙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끝까지 공부만 했다. 나중에 우리는 신촌으로 권혜주에게 갔고, 나는 바가지를 썼다. 그런데 왠지 결코 싫거나, 불만이 생기지 않았다.


* * *


그 다음 주에는 방효은이 다른 직원들에게도 카메라의 사용법을 가르쳐주었다. 그 후로는 우리 멤버들이 매장에 들어갈 때 이 카메라를 목걸이처럼 목에 걸기도 하고,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우리는 각 매장들이 잘 못하고 있는 것들을 점차로 고쳐나갔다. 이것은 나라마트가 경쟁력을 갖고, 다른 대형 마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나에게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했다. 그렇지만 이 일을 하면서 최수희로부터 나라마트 본부가 정하는 매장을 운영하는 방법과 원칙을 배우고, 또 각 매장들은 왜 이것을 지키지 않는가도 배웠다.


* * *


이제 8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음 주 일주일만 지나면 학교 방학도 끝이다. 그래서 우리 팀 6명은 다음 주를 휴가기간으로 정했다. 우리는 <매장 감사팀> 새로 팀을 꾸려서 일을 하느라고 아직 아무도 여름 휴가를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혜와 경식이는 여름 방학 내내 공부한다고 책과 씨름하고 있다. 내가 낮에 일하러 가있는 동안에 애들은 내 방에서 공부하고, 나는 퇴근하고 나서 매일매일 공부한 것을 체크했다. 1학기에 미처 하지 못한 것을 해결하고, 또 2학기를 준비하는 데에 한달이라는 방학은 턱없이 부족했다.

두 남매는 바닷가에라도 가고 싶어 하는 눈치이다. 내가 보기에도 딱하고 애처로운 마음이 든다. 나는 아이린에게 이런 상황을 모두 말했다.


"방학 마지막 주인데, 애들 기분을 생각해서 몇일만 놀러가요.
일주일이 안되면 2박3일 이라도."

"그럼 가게는 어떻해? 알바생들한테만 맡겨둘 수는 없거든."

"이번에는 성적이 좋아져서 애들 공부하는 분위기도 엄청 좋았는데 .."

"가게 때문에 하루도 몸을 뺄 수가 없어.
저 PC 방을 하면서는 어디에 놀러 간다는 것을 아예 생각도 못해."

"누나는 괜찮은데, 애들 생각을 합시다."

"날더러 어떻게 하라고?"

"2,3일 만이라도 가게 문을 닫고 쉬는 거지."

"그냥 태현씨가 애들이랑 가서 놀고 오면 안될까?"

"애들은 엄마랑 놀러 가고 싶어해요.
엄마 없이 내가 데리고 가면, 내가 엄마 역할을 다 해줄 수 없잖아요?"



나는 아이린에게 여러 번 얘기했다. 그런데 결국 아이린은 동의했다. 다음 주에 3박 4일간 휴가를 가기로 한 것이다. 이 기간은 나도 휴가이다. 우리는 부산으로 가기로 했다.

PC방 입구에는 큼직하게 휴가 동안에는 문을 닫는다는 알림판이 나붙었다. 지혜와 경식이는 날아갈 듯이 좋아하면서, 날더러 엄마의 마음을 바꾸게 한 일등공신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형.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해요?"

"아무 것도 할 필요 없어.
부산도 서울이랑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야.
여행 가방에 여행용품만 간단하게 챙기세요."

"오빠, 그런데 왜 하필 부산이래?
기왕 가는 것이니까 아예 제주도나 일본으로 가지."

"그런 데는 나중에 학교에서 수학여행으로 가거든요."



아이린은 PC방을 월요일 아침 9시가 넘어서야 닫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월요일 아침에 가게 문을 닫으면 부산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차는 아이린의 차 한대만 가고, 운전은 아이린과 내가 둘이 교대로 하는 것으로 했다.




=*=*=*=*=*=*=




제2부 1장이었습니다.
전개하는 과정이므로 별로 재미있지도, 야하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아직 구상이 제대로 끝나지도 않았는데, 일단 질렀거든요.
사고친 심정입니다.

재미있게 쓰려고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부족한 점은 애교로 봐주시면 안돼요? ㅋㅋ


- Ja"d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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