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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0:07 709회 0건
- 첫 번째 투표 방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첫 번째 게임의 투표가 시작이 되려고 하였다. 치킨 박의 투표 방식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려고 할 때, 참여자들 주위에 있던 컴퍼니 직원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덧 참여자들 기준으로 우측으로 10미터 떨어진 곳에 파란 천막이 쳐지며, 일종의 기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 우리 직원들 잽싸죠? 하하하. 파란 천막에 들어가시면 1번부터 6번까지 쓰여 진 종이가 하나씩 있습니다. 자신의 번호에 맞는 종이에 추행범이라 생각되는 팀의 번호를 볼펜으로 쓰시면 됩니다. 그리고 앞에 작은 투표함이 있을 테니, 그곳에 종이를 넣으시면 되겠습니다. 하하하. 참 간단하지요. 부부가 함께 하셔도 좋고, 한 분이 대표로 가셔서 투표해도 됩니다. 이번 투표에서는 당연히 피해자 팀인 1번 최민혁님과 김서영님 부부는 투표권이 없습니다. 그러면 2번 김영수님과 박은희님부터 시작해 볼까요?

치킨 박이 투표의 시작을 알렸다. 먼저 투표하게 된, 영수가 아내 은희에게 눈짓을 했다. 은희가 고개를 끄덕거렸고, 영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투표함이 있는 천막 안으로 혼자 가려는 것 같았다.

“후...”

영수가 숨을 내쉬고 천막을 향해 걸어갔다. 약 10미터의 거리를 걸으면서도 영수는 머릿속으로 깊은 고민을 해야했다.

‘정말 4번을 찍어야 하나. 3번을 찍으면 탈락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4번 부부는 분명 3번을 찍을 것이란 말이야. 아닌가? 그년 때문에 추행범으로 지목된 나를 선택할 것인가... 아 침착하자. 다시 정리해 볼까.’

천막 안으로 들어간 영수는 2번 종이를 손으로 집었다. 그리고 오른 손으로 볼펜을 들었지만, 어떤 팀에게 표를 던져야 할지, 고심하고 있었다.

‘3번은 4번에게 투표, 6번도 4번에게 투표, 그러면 4번은 2표가 확정이란 말이야. 내가 4번을 선택하면 4번은 3표를 받아서 반드시 탈락하게 될 것인데... 만약 내가 3번을 선택하면... 4번이나 5번 부부 중 한 팀이 3번에게 투표하면 동반 탈락도 가능할 텐데... 그년이 추행범 후보로 나를 지목했으니... 4번이 나를 선택할 가능성이 생겨버렸어... 아... 그리고 그년 말로는 5번 부부도 한 팀이라고 했으니... 젠장. 결국 4번인가. 괜히 다른 팀에 투표했다가... 6번 그 자식 눈 밖에 나면... 두 번째 게임부터 힘들어 질 것 같고... 아 씨발.’

영수는 고민을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서영의 말에 자신과 연합한 6번 부부, 특히 영호의 마음이 흔들려 버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역시... 그년... 반드시 죽여야 했는데... 그런 꼼수를 부리다니... 젠장.’

영수는 다 된 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영의 꼼수로 다 된 밥상을 뒤엎게 되자, 짜증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영수는 자신의 선택권이 없음을 인정해야 했다. 할 수 없니 자신의 투표 용지에 4라는 숫자를 쓰고, 투표함에 넣었다.

- 하하하. 2번 김영수님이 투표를 하셨나 봅니다. 천막에서 나오시네요. 자, 이번에는 3번 부부인 한명진님, 이수영님 부부입니다. 투표 하십시오.

투표를 마친 영수가 똥을 씹은 표정으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다름 투표 차례인 명진과 수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함께 투표를 하려는 듯, 천막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맞지?”

천막 안으로 들어간 수영이 명진에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손가락 네 개를 펼쳐 보였다. 명진이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수영은 고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2라운드에서 희자 부부에게 얼마나 굴욕을 당했던가. 더구나 서영의 말에 따르면 4번 부부가 추행범이라고 하였다.

“됐어.”

수영이 투표용지에 4라는 숫자를 적고, 투표함에 넣었다. 그리고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명진과 천막에서 나왔다.

- 하하하. 다음 차례는 4번 조영철님, 김희자님 차례입니다. 투표하십시오.

투표를 마친 명진과 수영이 돌아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영철과 희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희자가 모든 참여자들을 한 번 노려보고, 투표를 위해서 천막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영철이 그 뒤를 따랐다.

얼마 시간이 지난 후, 희자 부부가 투표를 끝냈고, 다음은 민석과 지민 부부였는데, 이들 부부는 투표를 하기 전에도 기도를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두 손을 맞잡은 채, 기도를 했는데, 민석가 지민은 시간이 지체되는 것이 짜증났던 희자에게 욕설을 한 바가지나 먹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우리 차례군요.”

민석과 지민이 투표를 마치고 돌아오자, 치킨 박이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영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서영의 한 번 쳐다보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서영은 왜 영호가 그런 표정을 짓는지 알 수 없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투표 하고 오겠습니다.”

누구에게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영호가 투표한다는 말을 남기고 천막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천막 안으로 들어간 지, 채 30초도 지나지 않아서 투표를 마치고 천막 밖으로 나왔다. 모든 참여자가 첫 번째 투표를 끝냈다. 이제는 결과만 기다려야 했다.

- 하하하. 그러면 저희 컴퍼니가 개표를 해서 누가 탈락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5분 뒤에 돌아오죠.

스크린에서 치킨 박이 사라지고, 천막 안에 있던 투표함을 든 컴퍼니 직원이 밖으로 나와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너희들 정말 우리를 선택한 것 아니지? 진짜 아니지?”

희자가 일어나 참여자들을 향해 말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대꾸해주지는 않았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희자는 열을 내기 시작했다. 내심 자신이 탈락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한몫 했다.

“진짜 우리를 찍은 거야? 진짜? 씨발... 개 잡놈년들... 우리가 탈락만 해봐. 너희들 다 죽여 버릴 거야.”

역시나 그 어떤 부부도 희자의 욕설에 반응하지 않았다. 자신이 무시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희자는 더욱 더 열을 내며 치킨 박이 등장하는 시간까지 욕을 내뱉고 있었다.

- 하하하. 우리 큰 언니가 화가 많이 나셨나 봅니다. 자, 집중하세요. 결과 나왔습니다.

정확히 5분이 지나고 치킨 박이 스크린에 등장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난리를 쳤던 희자도 자리에 앉고 치킨 박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한 팀이 탈락했군요. 하하하. 그 팀이 추행범 팀일까요? 추행범 팀을 잡은 것이라면 이대로 3라운드가 종료가 될 텐데요. 하하하. 일단 탈락 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참여자가 긴장을 하고 있었다. 오로지 참여자들의 24개의 눈은 대형 스크린의 치킨 박을 향해 있었고,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 루저 제도의 희생양은..... 안타깝습니다. 4번 조영철, 김희자님 부부입니다.

치킨 박의 입을 통해 4번 부부가 탈락했음이 확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서영을 노려보며 달려들었다.

“내가 아니라고 했잖아! 씨발년아!”

민혁이 재빨리 서영의 앞을 막아섰다. 눈이 뒤집힌 희자가 민혁에게 폭력을 가하려고 했으나, 여자의 몸으로 쉽지가 않았다. 더구나 주위에 있던 컴퍼니 직원 몇이 달려들어 희자의 신체를 구속하기 시작했다.

“우리... 아니었는데... 추행범이 아니었는데...”

아내 희자의 몸이 컴퍼니 직원들에게 붙잡히는 모습을 보며, 남편인 영철이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싸울 의지도, 반항할 힘도 없어 보였다.

- 시간들 드리죠. 김희자님, 조영철님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세요.

치킨 박이 희자와 영철에게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주었지만, 그들 부부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영철은 정신줄을 놓은 듯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에서 ‘아니야’라는 말만 중얼거리고 있었고, 희자는 컴퍼니 직원들에 붙잡힌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이건 무효야. 우리 아니라고! 씨발년놈들아... 아니야!”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치킨 박이 입을 열었다.

- 더 이상 시간은 드릴 수 없으니... 섹스 게임 규정대로 김희자님, 조영철님의 신체는 저희 컴퍼니에서 인수하겠습니다.

치킨 박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위에 있던 컴퍼니 직원들이 몇 명이 더 다가왔다. 그리고 준비한 검은 두건을 희자와 영철의 얼굴에 씌웠다. 희자가 발버둥을 성인 남성 몇 명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

- 처리해.

치킨 박의 간단한 지시였지만, 모든 참여자는 등골이 오싹할 만큼 무서웠다. 치킨 박의 말 한 마디에 검은 두건이 씌어 진 영철과 희자는 통로 끝의 출입구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출구를 통해서 밖으로 끌려 간, 영철과 희자는 영영 섹스게임에서 추방이 되었다. 섹스게임에서의 추방은 곧 루저를 뜻했고, 루저의 미래는 어떤 것인지 이곳 참여자들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 하하하. 분위기가 가라앉았군요. 남은 분들은 힘을 내셔야지요. 경쟁자가 사라졌는데.... 자 그러면 4번 부부가 추행범이었는지 알려드려야겠지요?

4번 부부가 추행범이었다면 3라운드 게임이 종료가 되었다. 그러나 서영과 영수만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첫 번째 게임의 실질적 당사자들이었으니, 당연히 두 번째 게임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아쉽지만... 두 번째 게임을 하셔야 합니다. 4번 부부는 추행범이 아니었답니다. 하하하.

치킨 박의 입에서 4번 부부가 추행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자, 영수가 영호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영호는 영수의 원망스런 눈빛을 받고도 크게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 그렇다면 김서영님이 지목하신 팀 중, 또 다른 용의자였던 2번 김영수님이 추행범이었을까요? 하하하. 그건 확인해드릴 수 없습니다. 추행범이 누구인지 알면, 다음 게임이 재미가 없지요.

치킨 박은 추행범이 누구였는지, 공식적으로 밝힐 생각이 없었다. 첫 번째 게임의 추행범은 참여자들끼리 해결할 문제였다. 알아서 놔두면 서로 의심을 하고 또 배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치킨 박의 의도가 담겨 있었다.

- 하하하. 대신에 투표 결과는 말씀드리겠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표를 던졌을까요? 하하하.

모든 참여자가 궁금해 하는 것이었다. 특히, 영수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각 팀의 투표성향을 알아야 두 번째 게임을 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 4번 부부는 총 3표를 받으셨습니다. 하하. 2번, 3번, 6번 부부가 표를 던지셨지요. 그리고 5번 부부는 기권을 했습니다. 그리고 탈락하신 4번 부부는 3번에게 투표를 했습니다. 하하하.

기도만 하는 5번 부부가 기권을 했다는 말에 두 사람이 크게 놀랐다. 먼저 놀란 사람은 서영이었다. 수영에게 듣긴 했지만, 실제로 5번 부부가 기권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진짜로 기권을 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마지막 도박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수영 부부가 반드시 탈락했을 것이었다.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껴야 하는 서영이었다.

두 번째로 놀란 사람은 영수였다. 서영은 5번 부부가 자신의 연합팀이라고 했다. 그런데 5번 부부는 투표를 기권했다. 그렇다면 서영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그때서야 영수는 서영에게 완벽히 당했음을 알 수 있었다. 다 이겨놓은 게임을 서영의 거짓말과 꼼수에 버려야 했다.

‘씨발 좆같은 년.’

영수는 서영 부부를 반드시 탈락시킬 것임을 다짐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루저를 만들어야 했다.

- 그렇다면 두 번째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데... 시간이 애매하군요. 하하하. 휴식도 취하면서 저녁 식사도 즐기십시오. 저녁 7시에 이 자리에 모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치킨 박은 일부러 참여자들에게 많은 시간을 주고 있었다. 참여자들에게 시간을 주면 알아서 서로를 배신할 궁리를 하였다. 그들의 대화와 행동은 모두 영상으로 찍히고 있었는데, 제 3자로서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그냥 연속해서 하면 안 됩니까?”

영호가 치킨 박에게 질문을 했다.

- 하하하. 게임을 너무 빠르게 진행하더라도 재미가 없지요. 더구나 피해자가 나오는 게임... 피해자의 정신적 안정도 보장을 해드려야지요. 하하하. 이런 것이 게임에 대한 복지... 저희 컴퍼니가 추구하는 이념이죠. 하하하. 쉬면서 또 드시면서 게임을 준비하세요. 최적의 몸 상태, 최적의 정신... 그래야 멋진 게임이 나오겠지요. 그럼 전 이만... 저녁 7시에 뵙겠습니다.

대형 스크린에서 치킨 박이 사라졌다. 그리고 참여자들에게는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족히 3시간은 되었으니...

“아함... 쉬어야겠다.”

영호가 말을 하고 아내인 효진과 함께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영수와 은희도 뒤를 따랐다. 민석과 지민은 첫 번째 게임이 끝나자마자 또 다시 감사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쉬어야겠어.”

심신이 지친 서영이 민혁에게 말을 했다. 민혁은 서영이 1시간동안 무슨 짓을 당했고, 또 그 추행범이 설마 영수였는지 묻고 싶었지만,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서영이 너무나 지쳐보였기 때문이었다.

“응.”

서영이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통로의 우측 1번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 방으로 갈 거야? 이리 와.”

민혁이 서영에게 좌측 1번방으로 함께 들어가자고 제안을 했다. 그러나 서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미안한데... 잠시만... 혼자 있고 싶어...”

말을 마친 서영이 우측 1번방으로 들어갔다. 민혁은 서영의 그런 모습이 참 낯설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서영의 모습이 이렇게 변했을까. 한동안 서영이 들어간 우측 1번방을 지켜보던 민혁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인 채, 좌측 1번방으로 들어갔다.

***

“해냈어... 우리가 해냈어...”

통로의 좌측 3번방에 명진과 들어 온 수영이 말을 했다. 2라운드에서 엄청난 굴욕과 멸시를 주었던 영철과 희자를 탈락시킨 것이었다. 그런데 수영의 목소리는 딱히 기쁨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슬픔이 한 가득이었다.

“자기도... 기쁘지?”

수영이 질문을 했고, 명진이 고개를 살며시 끄덕거렸다.

“나도... 너무 기뻐... 기뻐서... 막 눈물이 흐르네...”

수영은 2라운드 게임을 할 때를 떠올렸다. 다른 것은 다 참을 수 있었지만, 말 못하고 듣지 못하는 명진을 향해 병신이라고 말하는 희자가 너무나 죽이고 싶을 만큼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그 당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참는 것 밖 엔...

“울지....말라고?... 안 울게... 진짜 안 울 거야...”

명진이 촉촉이 젖은 수영의 눈 주위를 닦아 주었다.

“나 정말... 바보인가 봐... 이렇게 기쁜데... 눈물이나 흘리고... 아직 멀었나 봐... 우리 아기 생각하면.... 더 강해져야 하는데... 아직 엄마가 아닌 가봐...”

연신 눈물을 닦아 내지만, 수영의 말은 점점 떨리고 있었다. 그런 수영의 바라보며 명진이 다가갔다. 그리고 두 팔을 벌려 수영을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고마워... 내 옆에 있어줘서... ”

수영의 말에 명진이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조금만 더 참... 으면 되겠지?... 이번 라운드만 통과하면... 되겠지?”

대답을 못하는 명진이 자신의 볼을 수영의 볼에 비비기 시작했다. 수영은 자신의 볼에서 따뜻한 감촉을 느끼며, 더욱 더 명진의 품으로 파고 들어갔다.

“이겨 낼... 거야... 이번처럼...지지 않을 거야... 강한 엄마가 될 거야...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 거야... 그리고 언제나 사랑스런... 아내가 될 거야...”

수영의 말에 명진이 조금씩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지만, 명진의 품에 있는 수영은 그것을 알 수가 없었다.

‘수영아... 아니, 자기야... 나도 강한 아빠... 부끄럽지 않은 아빠... 그리고 믿음직한 남편이 될 거야... 사랑해.’

명진이 마음속으로 수영에게 대답했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수영의 두 팔이 명진의 몸을 더욱 강하게 껴안기 시작했다.




@ 34부에서 이어집니다.

- 취한 상태에서 써서 -_-

- 요새는 이 글을 왜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진짜 일하고 글쓰고의 반복적인 삶이네요.
여유를 두고 쓰다가는... 중단할 것 같아서... 못하겠고... 그냥 미친듯이 달리는 수 밖엔...

- 나와의 싸움입니다. 끝장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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