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일어난 그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번쩍 나를 안고는 욕실로 향했다 적당한 온도의 샤워 물줄기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와 지낸 시간은 정말 달콤했다
아마 내 생애의 이런 행복한 시간이 있었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그의 열정 속에 나는 푹
빠져들고 있었다
그의 팔에 매달려 오피스텔을 나서는 나는 예전의 수줍은 여자가 아니었다.
철민 이라는 이 남자가 날 이렇게 바꿔 놓은 것이다

밤새 내린 눈으로 은백색으로 변해버린 밖의 날씨는 생각보다 포근했다
{"오늘은 민주씨를 위해서 무엇이던지 해주고 싶은데...어디 가고 싶은데 없어요?"}
나의 볼을 어루만지며 그가 내게 물었다
난 정말 마치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며 그를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음~! 정말 그럼 우리 인사동으로 가요]
{"인사동?"} 난 예전부터 그곳에 가고 싶었다.
그곳은 현재와 과거가 함께 공존하는 곳으로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모범택시에 오른 우린 그야말로 한 쌍의 신혼부부였다
그의 손이 가볍게 터치 할 때마다 난 그의 몸에 더욱 밀착하며 매달렸다 차안에서도 그는
나를 어루만지기에 여념이 없었고 난 그의 그런 행동에서 더욱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가 있
었다. 인사동은 휴일을 맞은 사람들로 인하여 북적거렸다
그 숲에 우리는 한가롭게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호주머니속의 있는 손을 어루만지는 그의 손에서 땀이 나고 있었고 난 그런 그의 체온을 느
끼며 한없는 행복한 시간 속 탐험을 하고 있었다.
정말 처음으로 느끼는 행복함속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와 난 마치 옛날로 돌아온 청춘
처럼 인사동을 누비고 다녔다
以熱治熱이라고 하면서 냉면집으로 날 강제로 끌고 가는 그의 뒷모습이 너무나 정겹게만 보
였다. 음식을 앞에 두고 난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차를 마시는 전통 한방 찻집에서는 내손을 잡고 놔주지 않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
웠다. 어느새 주변이 어두워지며 가로등이 하나 둘씩 켜질 때 그가 네게 속삭였다
{"여보!! 정말 당신과 헤어지기 싫다"}
나도 사실 그랬다. 집에 가봐야 아무도 없는 아파트에서 오늘도 혼자 지낸다는 생각이 들자
이 남자와 헤어지기 싫었다.
그러나 내가 먼저 그와 헤어지기 싫다는 말은 하기 싫었다.
그런 내 맘을 먼저 알기나 한 듯이 그가 내게 자신의 맘을 털어 놓은 것이다.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는데 갑자기 그가 내 입술을 덮쳐왔다
[읍~음···철민씨! 사람들이 보고 있잖아요~]
{"누가 보면 어때요...내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너무나 당당한 그의 모습에서 웃음이 픽 나왔지만 전혀 싫지가 않았다
그러나 내 자신이 유부녀라는 사실 때문에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나
로서 이 순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잠시 잊고 있었던 현실에 가슴이 아파왔다
내 얼굴에 비친 그늘을 눈치라도 챈 듯이 그가 활짝 웃으며 나를 포옹하며 말했다
{"민주씨!~ 빨리 가요!! 우리!!"}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데라고 밖으로 나왔다
거리의 가로등과 네온사인이 밤의 어둠을 환하게 밝히고 길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은 행복해
보였다. 그 사람들 사이에 우리가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었다

난 이제 아무 거리낌 없이 그의 팔에 매달려 재잘거리며 현실의 나를 잊고 있었다
우린 인사동에서 오늘 하루는 한 쌍의 부부였다
그는 자연스럽게 모든 상황을 리드하며 사람을 포근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커피와 전통차도 마시고 떡복이도 먹고 영화도 보고 ....하루가 금 새 지나갔다.
내 손을 잡은 그가 말했다
{"이제 우리 그만 호텔에서 쉴까?“}
난 그를 빤히 쳐다보며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싫어!! 호텔은!! 당신 집에 갈래]
나는 어느새 그에게서 연상이 아닌 연하의 여자처럼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다
그는 그런 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내 손을 꼭 잡고 가볍게 이마에 키스로 답했다

조회수에 비하여 댓글이 영 시원치 않는 것을 보니 이제 끝내야 할 것 같다....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