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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0:14 956회 0건
동네 여자들은 모두가 나의 여자들




50부


김연아의 일로 요즘 들어 철민이는 부쩍 바쁜 나날을 보냈다.

정미홍 변호사와 약속을 해 버린 철민이는 김연아가 체육훈장을 받도록 해 주기 위해서 국회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러다보니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가고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자기가 이번에 하는 일에 협조를 구하다보니 여러 가지로 복잡하고 힘들었다.

그러나 철민이가 이번 일을 그만 둘 수가 없는 이유는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가 철민이를 틈만 나면 찾아와서 이번 일을 꼭 성사시켜 달라며 졸라댔다. 무엇이든지 철민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 테니 꼭 자기 딸 김연아가 체육훈장을 받게 해 달라고 철민이에게 애원하며 매달렸다.

그리하여 국회의원 회관에서 법사위원장인 박신혜를 만나서 사정을 하며 어떻게 하든지 힘을 써서 김연아 선수가 체육훈장을 받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며 말했다.

“아니? 철민씨는 요즘 너무 이상해요? 갑자기 김연아 선수에게 체육훈장을 주자면서 여야 모든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다닌다고 하더니 혹시? 김연아 선수하고 무슨 일이 있어요? 그렇게 만사를 제쳐놓고 뛰어다니니 말이에요”

“네? 아닙니다. 제가 김연아 선수하고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그저 김연아 선수가 세계대회에 나가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크게 높이고 금메달을 딴 것을 생각하면 정말 이런 훌륭한 선수에게 체육훈장을 주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에 제가 자원해서 이렇게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어마나! 그래요? 제가 들은 바로는 철민씨가 김연아 선수의 삼촌이라고 하면서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하던데 정말 김연아 선수의 삼촌이 맞아요?”

“아니? 그게 아니고 정미홍 변호사가 신문기자들이나 방송기자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 별로 좋은 일이 없다고 해서 그냥 김연아 선수의 삼촌이라고 하라고 해서 그런 것인데 제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니? 정미홍 변호사가 철민씨를 보고 그렇게 시켜요? 네 그럴 줄 알았다니까 그 여자는 왜 우리 철민씨에게 그런 일을 시켜요?”

철민이가 자기도 모르게 박신혜에게 사실을 그대로 다 말하자 그녀는 그만 화를 내면서 정미홍 변호사를 향해 원망을 하기 시작했다.

“정미홍 변호사가 꼭 부탁을 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고 제가 생각을 해 보아도 우리 김연아 선수가 너무나 훌륭해서 당연히 체육훈장을 받도록 해 주고 싶어서 그러는 겁니다.”

“응? 철민씨가 혹시? 정미홍 변호사하고 둘이 자주 만나요?”

“아닙니다. 제가 바빠서 그녀를 자주 만나지 못합니다.”

무언가 예리한 추리로 철민이와 정미홍 변호사와의 관계를 의심을 하면서 박신혜가 물어오자 철민이는 얼른 아니라고 그녀의 물음에 강하게 부정했다.

“철민씨의 곁에는 똑똑한 박영선 변호사가 있는데 정미홍 변호사는 무엇 때문에 만나요? 그 여자가 보통이 아닌데 그래요 그리고 옛날부터 철민씨를 좋아했다고 아주 떠벌리고 다니는 것이 싫어서 우리 회사에 업무를 자기가 맡겼다고 했을 때 내가 거절을 한 거예요”

박신혜는 예전과 다름이 없이 정미홍 변호사를 탐탁하지 않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신혜씨! 사람이 모든 것이 다 완벽할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정미홍 변호사도 나름대로 살펴보면 좋은 점이 있을 겁니다.”

“철민씨는 참 정미홍 변호사가 뭐가 좋은 점이 있어요? 얼굴만 반반해 가지고 늘 당신 곁에 맴돌면서 떠나지 않는 것이 나는 정말 싫어요!”

“그래도 정미홍 변호사가 우리에게 무슨 해를 끼친 일도 없고”

“아이 참! 당신 혹시? 정미홍 변호사와 깊은 관계를 맺었어요?”

“아닙니다. 절대로 그런 일이”

“그러면 왜 사사건건 정미홍이를 감싸고 그래요?”

“나는 그저 아무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 한 말인데”

“당신의 그런 마음이 정말 좋아보이다가도 정미홍이 말이 나오면 나는 정말 싫어요! 그러니 그 여자하고는 앞으로 가까이 하지를 말아요!”

행하니 찬바람이 일어나는 소리로 박신혜가 이 말을 하고는 자기 자리로 가버린다.

이런 깊은 사실을 모르고 국회의장은 철민이 곁에 오더니 귓속말로 조용하게 말했다.

“야당 총무만 이번 일에 협조를 하게 하면 잘 될 같은데”

“아 그래요 그러면 제가 힘을 써 보겠습니다.”

극회의장의 말에 철민이는 가능성이 있어보이자 자신감을 가지며 말했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정미홍 변호사가 물었다.

“국회법사위원장인 박신혜 의원이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지요?”

“아 네 그런데 미홍씨가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당연히 알지요 박신혜 의원은 제가 조금이라도 철민씨 곁에 가까이 갈까 봐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본다니까요”

역시 박신혜와 정미홍이는 개와 고양이처럼 서로 앙숙의 관계가 되어 있었다.

“그럼 제가 한 번 그 박신혜 의원님을 만나 보면 안 될까요?”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글쎄요? 하긴 같은 박씨니까 어쩌면 만나 줄 수도 있겠네요.”

박미희의 말에 정미홍 변호사는 별로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다는 듯이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

“변호사님! 제가 그 분을 만나 보면 안 될까요?”

이번에는 김연아 선수가 직접 나서며 말했다.

“그래요 오히려 우리 김연아 선수가 나서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김연아 선수의 말에 정미홍 변호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레스토랑카페로 들어서니 저만치 앉아서 기다리던 손연재가 생긋 미소를 지으며 철민이에게로 다가왔다.

둘이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차를 시키고는 그 동안 하지 못한 말들을 서로 주고받았다.

“그 동안 우리 오빠 엄청나게 바쁜 것 같아요 이 연재를 찾지 않는 것을 보니까 말이에요”

“응? 그럴 리가? 내가 왜 공주님을 외면을 할까요? 사실 요즘 김연아 선수의 일로 분주히 다니는 바람에 좀 시간이 없어서 그랬는데”

“아니? 김연아는 왜 오빠가 일을 봐 주어요?”

“응 김연아 선수가 세계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서 우리나라 위상을 크게 높여 주었잖아? 그래서 국회의원들을 설득을 해서 이번에 체육훈장을 받게 해 주려고 그래”

“아이 참! 오빠는? 정말 이상해? 나는 그냥 버려두고 내가 세계대회에 우승을 할 때는 그냥 연재야! 정말 장하다! 그 말만 하더니 웬 김연아는 체육훈장을 받게 해 주겠다고 오빠가 왜 힘을 쓰고 그래요?”

철민이의 무심코 사실대로 하는 말을 듣고는 손연재가 화를 빨끈 내면서 토라져 버린다.

“연재야! 그래도 연아는 너 보다 4살이나 많은 언니인데 뭘 그리 질투를 하고 그러냐?”

토라져서 화를 내는 손연재를 철민이가 달래며 말하자 그녀는 더욱 화를 낸다.

“언니는 무슨? 금메달 따면 다 체육훈장을 줘요? 오빠도 참”

“아니? 연재 너도 그렇지 둘이서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지 서로 그러면 안 되지 저번에 내가 물어 보니까 김연아 선수는 연재 너를 아주 친 동생처럼 아끼고 좋아 한다던데”

하도 토라진 손연재를 철민이는 애써 달래고 있었다.

“여우같은 김연아가 오빠는 그렇게 좋아?”

“엥? 김연아가 여우라면 연재 너는 귀여운 구미호다”

“아이 몰라요?”

“연재야! 언제 연아하고 만나서 좋은 마음으로 서로가 위로해 주고 그래라 이 오빠의 바램이다”

“그건 오빠 생각이고 난 여우같은 김연아가 정말 싫어”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는 손연재였다.


오랜만에 집으로 들어서니 처녀귀신 혜진이가 철민이 앞에 휙 나타나 반긴다.

“철민씨! 정말 오랜만에 보네”

“아니?”

갑자기 휙 나타나 철민이를 맞는 처녀귀신 혜진이를 보면서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물었다.

“그런데 혜진씨! 갑자기 왜?”

“철민씨! 우리가 무슨 남인가요?”

“그건 그렇지만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있어요?”

“아니요 그냥 좋아서 한 말인데 너무 오랜만에 집에 들어왔잖아요?”

“그렇기는 하지만”

“그런데 철민씨! 또 일 났다!”

“응? 무슨 일이?”

“뭐 철민씨는 좋은 일이니까 걱정을 안 해도 돼요”

두 사람이 마당에서 서로 이런 말을 주고받고 있는데 나비선녀인 소연이가 나오며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모두 잘 계시지요?”

“아 네 잘 계십니다. 참 그리고 소연씨에게 잘 있다는 안부를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요 밤도 깊었는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세요”

언제 들어도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운 자기의 아내 소연이다. 마치 소연이의 목소리는 하얀 눈이 내린 숲속에 맑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같다. 그리고 그윽한 그 자태는 아무도 없는 깊은 산속에 아름답게 피어서 향기를 내는 한 송이 백합화 같이 아름답다.

응접실로 들어서자 장모님이 소파에 기대어 앉아서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반긴다.

“김서방! 오랜만에 보네”

“죄송합니다. 자주 어머님을 돌보아 드리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아니 자네가 어디 한가한 사람인가? 무척이나 바쁜 사람인데 내가 다 이해를 하고 있으니 마음 편하게 생각을 하고 그래요”

그냥 애간장을 살살 녹이는 장모님의 말이다.

“이제 많이 컸는데 철민씨의 아들!”

처녀귀신 혜진이가 소연이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그래요”

철민이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자기 아내 소연이 방으로 들어가니 자기 동생을 돌보고 있던 예진이가 반가움에 철민이에게 와락 안기며 입에 뽀뽀를 해 댄다.

모처럼 집에 왔으나 이제는 왜 그런지 몸이 부자연스러워짐을 철민이는 느꼈다. 아름다운 아내에 처녀귀신 혜진이 그리고 다정스러운 장모님! 눈에 넣어도 따갑지 않을 자기 딸 예진이 그리고 사랑스런 자기 아들! 이런 행복한 분위기에서 어찌 음탕한 성적인 관계를 할 수가 있겠는가?

서재에서 혼자 책상 앞에 앉아서 깊은 생각에 빠져서 있는데 처녀귀신 혜진이가 들어와 귀에다 대고 조용하게 속삭였다.

“철민씨는 그렇게 고민을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그래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먼저 여자의 유혹을 물리쳐야 해요”

“여자의 유혹? 누구?”

“괜히 내 앞에서 폼을 잡지 말고 사실대로 다 말해 봐요”

“참 그렇지! 혜진씨는 다 알고 있을 텐데 그럼 연재하고는 어떻게 됩니까?”

“아니 그것은 저번에 다 말해 주었는데 그런 것이 아니고 김연아 선수하고 어떻게 되는지 무척이나 궁금해 하고 있으면서”

“그래요 그럼 앞으로 나하고 김연아 선수하고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떻게 되기는 요? 김연아 선수가 철민씨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겠지요.”

“나는 정말 김연아 선수의 삼촌처럼 그렇게 돌보아 주고 싶은데”

“삼촌은 무슨? 앞으로 둘이 서로 좋아하면서 연애를 할 텐데 그래요”

철민이의 말에 처녀귀신 혜진이는 이 말만 하고는 방을 나갔다.

좀 더 물어보려고 하는데 처녀귀신 혜진이는 무슨 이유인지 그냥 방을 나가 버렸다.


천수보살님을 만나 뵈려고 찾아가니 마당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혜영이가 철민이를 보고 깜짝 놀란다.

“어머! 오빠가 오늘 어쩐 일이에요?”

“응? 혜영이?”

혜영이만 놀란 것이 아니라 철민이는 너무나 놀랐다.

세상에 웬 예쁜 아가씨가 천수보살님의 집 마당에서 그림을 그리나 했는데 그 아가씨는 다름이 아닌 혜영이였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다더니 자기 엄마 이숙희를 닮아서 늘씬한 키에 예쁜 얼굴은 너무나 매력이 흘러넘친다.

완전 폭풍 성장을 한 혜영이는 어릴 적 모습은 간데없고 이제는 성숙한 아가씨로 자라있었다.

캔버스에 그려진 혜영이가 그린 그림을 보니 완전히 화가의 그림이었다.

“우리 혜영이 완전 화가네”

“그 동안 최영숙 화가에게 그림 지도를 받았어요. 천수보살님이 그랬어요. 제가 그림으로 성공한다고 그래서 화가의 길을 가기로 했어요.”

“그랬어? 정말 잘 그린다.”

“오빠는 오늘 어쩐 일로 오셨어요?”

“응 혜영이 너 만나러 왔지”

갑자기 찾아온 목표가 바뀌었다.

이렇게 예쁘게 폭풍 성장을 한 혜영이를 보니 다른 목표는 사라지고 오늘은 오로지 혜영이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어졌다.

“혜영아! 너 나하고 잠시 밖에 좀 나가자”

“안돼요? 좀 있으면 천수보살님이 오실 텐데 오빠 문안인사를 꼭 드려요”

어릴 때는 그저 철민이의 말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따르더니 이제 폭풍성장을 하여 키 큰 아가씨가 되니 호락호락 남자의 말을 듣는 혜영이가 아니었다.

“아 그렇지! 먼저 천수보살님께 인사를 드려야지”

비로소 빗나간 목표를 바로 잡으며 혜영이의 말에 철민이는 따랐다.

어린 소녀시절 긴 머리를 날리며 “오빠! 오빠!” 하고 따르던 혜영이는 사라지고 늘씬한 큰 키에 치렁치렁한 파마머리를 어깨위로 늘어뜨린 혜영이는 탐이 나도록 예뻤다.

어떻게 함부로 못하고 그림을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는 혜영이를 바라보면서 가슴을 두근거리며 애를 태우고 있는데 천수보살님이 마당으로 나오시면서 말했다.

“그래 오늘은 무슨 일로 왔느냐?”

늘 들어도 어머니 목소리처럼 다정다감하신 천수보살님의 목소리였다.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갑자기 천수보살님이 생각이 나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래? 그럼 좀 있다가 같이 점심이나 먹으면서 이야기를 해보자구나”

“네 기다리겠습니다.”

아주 공손하게 천수보살님께 머리를 숙여 두 손을 모으고 인사를 드린 철민이는 천수보살님의 말에 그저 순종이었다.

혜영이와 함께 푸짐한 점심상이 차려진 식당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으니 무심코 들어서던 이숙희가 철민이가 자기 딸 혜영이와 나란히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

“어머! 언제 오셨어요?”

“한 두 시간 전에 와서 혜영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있다가 점심시간이 되어서 함께 들어왔습니다.”

“어머! 그래요? 천수장에 들리시지 않고요?”

약간은 서운한 듯 이숙희는 철민이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천수보살님만 잠깐 뵈려고 왔는데 점심을 함께 먹자고 하셔서 혜영이가 그림을 그리는 옆에 서 있다가 이제 들어왔습니다.”

고운 이숙희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철민이는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이러는 동안 천수보살님과 자기 아내 나비선녀 그리고 천궁신녀님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우리 혜영이가 정말 많이 컸구나!”

철민이와 함께 앉아있는 혜영이를 보면서 감개가 무량한 듯이 천수보살님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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